AI 서버 수요 대응 D램 캐파 18% 확대 노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글로벌 인공지능(AI) 서버 확산으로 메모리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는 가운데,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시장 개화를 앞두고 삼성전자가 생산 기반 확충에 나선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구조적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향후 수요 폭증 국면을 대비해 평택캠퍼스 4공장(P4)에 최선단 D램 신규 라인 구축을 추진하는 모습이다.
◆ HBM4 핵심인 1c D램…성능·전력 효율 동시 개선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4공장(P4)에 10나노 6세대(1c) D램 기반 신규 생산 라인을 구축해 내년 1분기까지 가동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해당 라인은 월 10만~12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전해지며, 업계에서는 투자 금액이 수십조원에 이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HBM4 수요 확대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양산 국면을 앞두고 생산 여력을 먼저 확보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1c 공정은 선폭을 극한까지 줄인 최신 D램 기술로, 이전 세대인 1b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이 모두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고속 동작과 저전력 구현이 가능해지는 만큼, AI 서버용 메모리에서 요구되는 기술적 조건을 충족시키는 공정으로 평가된다.
HBM4는 이러한 1c D램을 총 12단 적층하는 구조로, 단위 패키지당 집적도와 대역폭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전력 소모가 운영 비용과 직결되는 AI 서버 특성상, 1c 기반 HBM4가 차세대 AI 가속기에서 사실상 표준 사양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D램 캐파 18% 확대 효과…공급 병목 대응 포석
현재 삼성전자는 월 기준 약 66만장의 D램 웨이퍼 생산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P4 신규 라인이 본격 가동될 경우 전체 D램 캐파는 단기간에 최대 18%가량 늘어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본다. 선단 공정인 1c D램 비중을 함께 확대함으로써, 향후 HBM과 AI 서버용 메모리 중심의 생산 구조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메모리 시장은 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HBM을 포함한 고부가 메모리는 고객사들이 장기 물량을 선점하려는 움직임까지 겹치며 공급 병목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신규 라인을 통해 선단 D램 물량을 빠르게 늘리려는 것도 이러한 수급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HBM4 양산 국면 진입…빅테크 수요 대응 가속
삼성전자는 올해 엔비디아와 AMD 등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HBM4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중 HBM4 제품의 양산 출하가 예정돼 있으며, 주요 고객사들의 차세대 AI 가속기 일정에 맞춰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4는 차별화한 성능을 확보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며 "고객 요청에 따라 2월부터 HBM4 물량의 양산 출하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P4 증설은 이러한 양산 계획을 중장기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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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HBM4 경쟁의 핵심 변수가 성능 격차보다 공급 안정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반도체 수요가 단기간에 폭증하면서, 고객사 입장에서는 소폭의 성능 차이보다 대규모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주요 고객사를 중심으로 주도권을 확보해 왔지만, 현재와 같은 공급 부족 국면에서는 대규모 생산 인프라와 선단 공정 전환 경험을 동시에 갖춘 삼성전자의 강점이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평택캠퍼스를 중심으로 한 대형 생산 기지와 클린룸 선투자 전략이 HBM4 국면에서 본격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HBM4로 넘어오면서 성능 차이는 생각보다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며 "지금처럼 수요가 공급을 훨씬 웃도는 상황에서는 어느 회사 제품이 조금 더 빠르냐보다, 누가 일정에 맞춰 물량을 끊김 없이 공급할 수 있느냐가 훨씬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