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이행안 없어 지자체 간 관리 책임 불분명
전문가 "쓰레기를 줄이는 조치부터 선행해야"
[세종=뉴스핌] 신수용 기자 =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가 올해부터 전격 시행됐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할 온실가스 감축 이행 체계는 '공백'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매립을 막으니 소각량이 늘어 탄소 배출이 증가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지만, 지자체의 감축 계획은 빨라야 내년에나 나올 예정이라 '기후 정책 엇박자'라는 비판이 나온다.
◆ 매립지 막자 소각장으로... 감축 계획 없는 '쓰레기 풍선효과'
9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최근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61% 감축하는 상향안을 유엔(UN)에 제출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이를 수행해야 할 지방자치단체의 준비는 걸음마 단계다.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은 내년 상반기에나 폐기물 분야 감축 이행안을 담은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기초자치단체(시·군·구)의 세부 계획은 광역지자체 안이 나온 뒤인 내년 하반기에나 마련된다. 제도는 이미 시작됐는데, 탄소 관리 매뉴얼은 1년 이상 비어있는 셈이다.

이러한 시차는 현장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자체 소각 시설이 부족한 수도권 지자체들이 민간 소각장이나 타지역으로 폐기물을 보내면서 '책임 떠넘기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탄소를 비수도권이 떠안는 구조지만, 지자체별 감축 할당량이 명확하지 않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타지역으로 반출된 쓰레기 소각분의 NDC 관리 여부에 대해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지자체별 확인과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 "태우는 게 능사 아니다"... '처리'에서 '감량'으로 패러다임 바꿔야
전문가들은 직매립 금지가 되레 온실가스 배출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매립되던 쓰레기가 소각장으로 향하면서 이산화탄소(CO₂) 발생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수열 자원순환경제연구소장은 "수도권 직매립 금지로 소각량이 늘어나는 것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지점"이라며 "단순히 매립을 줄이는 것을 넘어 소각 과정의 탄소 관리 대책이 없으면 목표 달성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정책의 초점을 '시설 확충(소각)'에서 '발생 억제(감량)'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 재활용 선별 고도화 등 쓰레기 총량을 줄이는 노력이 선행되지 않으면 '소각장 증설→주민 반발→탄소 증가'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홍 소장은 "직매립 금지의 대안을 소각장 건설로만 풀 것이 아니라, 종량제 봉투 속 재활용품을 한 번 더 걸러내는 전처리 시설을 확충해 태워지는 쓰레기 자체를 줄였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세종환경운동연합 관계자 역시 "단순히 묻지 말라고 강제할 것이 아니라, 지자체가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명확한 책임을 부여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교한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aa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