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우리 종목의 미래이자 어린 선수들의 꿈이 걸린 일입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8일(한국시간) 한국에 첫 메달을 안긴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의 김상겸(하이원)은 경기 후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준우승 소감보다 종목의 존폐 여부를 먼저 꺼냈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은 알파인 스노보드의 한 종목이다. 두 선수가 나란히 게이트를 통과하며 타임레이스를 벌이기에 이름 앞에 '평행'이라는 말이 붙었다. 동계올림픽 무대에 알파인 스노보드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8년 나가노 대회. 그때는 각자 타임만 쟀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에서부터 평행 종목이 정식 편성됐다. 2014년 소치에선 평행대회전과 평행회전 두 종목이 동시에 치러졌지만, 이후 평행대회전만 살아남았다.
이 종목은 한국 스노보드에겐 더 각별하다. 2018 평창에서 이상호가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8년 뒤 밀라노·코르티나에서 김상겸 역시 평행대회전 은메달로 뒤를 이었다. 한국 스키·스노보드가 지금까지 딴 올림픽 메달 2개가 모두 평행대회전에서 나왔다.
하지만 평행대회전은 이제 올림픽 잔류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의 미래'를 논하며 프로그램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평행대회전은 빠질 가능성이 있는 종목 가운데 하나로 거론돼 왔다. 젊은 층의 눈길을 끄는 종목을 더 넣고, 기후 변화로 천연 눈과 얼음 확보가 어려워지는 시대에 어떤 종목을 줄일지 따져보는 흐름 속에서다. 설원에서 열리는 종목이라는 점, 다른 종목에 비해 고령의 선수 비중이 높다는 점 등이 존폐 논의의 이유로 꼽힌다.

알파인 스노보드는 0.01초를 다투는 세계다. 상대와 코스, 설질이 시시각각 바뀌는 가운데 라인을 읽고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그만큼 경험과 노련미의 가치가 크다. 이번 대회 남자부 금메달리스트 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은 40세, 월드컵 랭킹 1위 롤란드 피슈날러(이탈리아)는 45세다. "마흔은 돼야 전성기"라는 농담이 이 종목에선 통한다.
평행대회전은 당장에 2030년 프랑스 알프스에서 열릴 다음 동계올림픽 프로그램에 포함될지 걱정해야 한다. 위기감을 느낀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keepPGSolympic' 해시태그를 달기 시작했다. 평행대회전을 올림픽에 남겨 달라는 공개 청원이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