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재개 밝혔는데도 결정적 기회 놓쳐"
뒤늦게 "北에 유감 표명한 것" 어설픈 해명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정동영 장관과 통일부가 10일 개성공단 재가동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을 내면서 사실상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일부는 이날 '개성공단 중단 10년 계기 통일부 입장'을 통해 "2016년 2월 우리가 일방적으로 공단을 전면 중단한 것은 남북 간 상호 신뢰 및 공동성장의 토대를 스스로 훼손하는 자해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개성공단이 남북 공동성장을 위한 대표적 실천공간이자 가장 모범적인 '통일의 실험장' 이었음에도 이를 중단한 건 문제라는 취지다.
통일부는 이 과정에서 "2019년 1월 김정은 위원장이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을 재개할 용의'가 있음을 직접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측이 아무런 상응 조치를 취하지 못하여 공단 재가동의 결정적 기회를 놓친 바 있다"며 "이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2019년 당시는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고 있던 시점이다.
이 때문에 정 장관과 통일부가 문 전 대통령과 당시 정부의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저격' 한 것이란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이 '입장문에 나와있는 유감표명 대상이 어디냐'고 묻자 "북측이라 보시면 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유감표명 이유가 2019년 재개 기회를 놓친 것 아닌가'라는 추가 질문에 "제일 그 부분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이번 입장 발표는 평소 스스로를 '개성 동영'이라 칭하면서 공단 재개에 강한 집착을 보여온 정동영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첫 장관 재임 때인 2005년 12월 공단 시범가동을 일궈냈으며, 이를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워왔다.
이런 사정 때문에 2019년 김정은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재개를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데 대해 정 장관이 상당한 불만을 가져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통일부 간부는 "통상 개성공단 문제를 다룰 때 박근혜 정부 당시의 중단 조치를 비난하는 입장을 취해왔는데, 갑자기 문재인 정부 때의 일을 거론해 '깊은 유감' 운운하는 입장까지 낸 건 이해할 수 없다"며 "뒤늦게 논란이 되자 어설픈 해명으로 오락가락하는 건 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릴 수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햔편 통일부는 이날 입장문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 공단 근무 한국 측 인력에 대한 신변위협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뤄진 공단 철수 조치를 '자해행위' 등으로 평가하면서 마치 책임이 우리 측에 있는 것이란 인식을 드러내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일부는 또 "장기간 단절된 남북 간 연락채널을 복원하여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와 무너진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다방면의 소통과 대화가 재개되길 기대한다"며 "내부적으로는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2024년 해산된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을 빠른시일 내에 복원시킴으로써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제도적 준비를 체계적으로 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yj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