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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도 건축가가 만들면 이렇게 다른 법!'…국내 대표건축가 26인의 '오브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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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온라인매체 '컬처램프' 3주년기념
'건축가의 오브제: 소우주' 2월 23일 개막
건축가 26명의 가구, 토포하우스에서 전시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모더니즘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위스 태생의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1887~1965)와 바우하우스 교장을 역임한 미스 반 데어 로에(1886~1969)가 만든 의자는 근 100년이 지난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간결하면서도 독특한 미감을 자랑하는 이들의 의자는 스테디셀러가 된지 오래다. 건축가들이 만든 다양하고 독특한 가구들은 시공을 초월해 뜨거운 호응이 이어진다.

이는 건축가들이 공간에 대한 남다른 감각과 혜안을 바탕으로 쓸모 있으면서도 유려한 가구를 디자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간과 가구는 서로를 완성해준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또 '건축가 가구'라는 장르도 생겨났다. '건축가 가구'란 건축가가 공간(건축)과 작은 스케일의 오브제를 연결해 상호유기적 예술성을 탐구하는 작업을 가리킨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유명 건축가 유현준이 디자인한 소파 '데이 드림'. 간단한 조작으로 편하게 누울 수 있는 침대로 변신하는 소파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박군희와 공동으로 개발해 디자인및 상표 출원도 마쳤다. [이미지 제공=컬처램프, 토포하우스] 2026.02.10 art29@newspim.com

국내에서도 간간이 건축가들의 가구및 오브제 전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26명의 건축가들이 뭉쳤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토포하우스(대표 오현금)는 건축가들이 디자인한 가구와 조형물을 통해 창의성과 철학을 조명하는 전시 '건축가의 오브제: 소우주'를 오는 23일 개막한다. 건축가의 사유와 감각이 응축된 오브제를 통해 설계도를 넘어선 창작방식과 조형언어를 보여주는 이 전시는 문화예술 온라인매체 '컬처램프'(대표기자 함혜리)가 창간 3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26명의 건축가들은 직접 디자인한 의자와 테이블, 수납장과 조명 등 일상 오브제와 실험적 조형물 40여 점을 선보인다. 출품작들은 독창적인 조형언어와 창의적 에너지로 만들어진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어서 관객에게 색다른 건축적 경험과 예술적 영감을 전해준다.

이를테면 유명 건축가 유현준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박군희와 공동개발한 소파 '데이드림'(DAYDREAM)을 출품한다. 소파에 편하게 앉아 책을 읽다가 잠시 오수에 빠져 들어도 좋음직한 가구다. 간단한 조작만으로 침대로 변신하는 이 가구는 구조적이면서도 색채라든가 형태에서 독특함이 느껴진다. 소파·베드도 건축가가 만들면 이렇게 다르구나 하고 감탄하게 만드는 범상치 않은 디자인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건축가의 오브제: 소우주'전에 출품되는 임형남의 람체어(왼쪽)과 장영철의 의자. [이미지 제공=컬처램프, 토포하우스] 2026.02.10 art29@newspim.com

문화예술 웹진 컬처램프는 문화예술 온라인 미디어로서 국내외 문화예술계의 다양한 뉴스와 기획보도, 심층분석을 대중에게 전해왔다. 컬처램프는 매년 초 건축가들의 창의적 에너지와 사유방식을 보여주는 기획전을 특별이벤트로 개최하고 있다. 이번 기획 전시는 3번째로 2024년에는 '드로잉전', 2025년에는 '사진전'을 열었고, 올해는 '건축가의 오브제'전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우리 삶을 이루는 공간을 디자인하는 건축가들의 예술적 섬세함과 감각, 그리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제작한 다양한 작품을 통해 그들의 메이커 감각을 확인할 수 있다.

참가 작가는 고재협+오나예(미션오브젝트), 구승민(건축스튜디오 꾸씨노), 김건철(스마트건축), 김동일(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김동희(KDDH Architects), 김성우(건축사사무소 공유), 김성률(리을도랑건축사사무소), 김윤수(바운더리스 건축사사무소), 김재경(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류인근(요앞건축사사무소), 박희찬(스튜디오히치), 심유진(geo.Logic Lab), 유이화(ITM유이화건축사사무소), 유현준(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 이원재(행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이훈길(종합건축사사무소 천산건축), 임형남(가온건축), 장영철(WISE 건축), 전이서(전 아키텍츠), 정웅식(온건축사사무소), 정의엽(AND건축사사무소), 정재헌(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최정인(일상건축사사무소), 한지영+황수용(라이프아키텍츠) 등이다.

출품된 작품들은 건축가의 아이디어에서 빚어진만큼 건축가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조형언어를 품고 있다. 건축가들이 어떻게 자신만의 철학을 오브제에 구현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들은 재료 측면에서도 일반적인 조형물과 달리 콘크리트, 폐자재, 스테인리스, 우레탄 등 건축현장에서 친숙하게 다루는 소재들이 다양하게 사용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건축가들은 컴퓨터의 도움을 받거나 인공지능(AI)을 새로운 도구로 사용해 실험적인 오브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건축가 김성률의 간결하면서도 쓸모있는 의자 디자인 '리을스트럭처 체어'. [이미지 제공=컬처램프, 토포하우스] 2026.02.18 art29@newspim.com

여러 오브제 중에서도 의자는 심미성과 실용성, 공학적 측면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이번 출품작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전시에서는 스테인리스 파이프로 만들어진 의자(정의엽), 하나의 유려한 선으로 만들어진 의자(구승민), 기하학적 요소만으로 구성된 의자(전이서), 투명성이 돋보이는 의자(장영철), 원초적인 재료와 공법으로 만들어진 의자(김동희), H빔과 모듈을 사용해 만든 의자(김성률) 등이 출품된다.

또 독특한 조형성을 지닌 로봇청소기를 위한 수납장(고재협+오나예), 조선시대 목가구 사방탁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유이화)도 만날 수 있다. 가온건축 임형남 소장은 한지를 사용한 등잔과 사방탁자에서 영감을 얻은 조명과 옛 사람들이 벽에 서예작품을 보관하던 서재용품인 고비와 붓걸이에 조명을 가미한 '람체어' 시리즈를 출품한다.

다양한 디자인의 테이블도 다수 공개된다. 목조 구조물의 원리를 이용해 디자인한 에일리언 모양의 테이블(김재경), 건축자재 샘플 등 재료를 재활용한 사이드 테이블(심유진), 이야기가 있는 테이블(한지용+황수용), 자연석 덩어리로 지탱하는 스테인레스 탁자(정웅식) 등이 관객과 만난다.

건축가 정재헌은 기본적인 구조만으로 이루어진 미니멀한 디자인의 티테이블과 함께 체리목으로 된 강연대를 출품한다. 못 없이 끼워맞춤 방식으로 만들어진 강연대의 제작은 박종선 목조형가구 디자이너가 맡았다.

이번 전시에는 컴퓨터와 인공지능을 접목해 디자인하고 제작한 실험성 강한 오브제도 공개된다. AI 기반의 컴퓨테이셔널 디자인과 디지털 제작방식으로 만든 지속가능한 재료의 조형물(김동일), 로보틱스의 도움을 받아 스티로폼과 폴리우레탄폼, 합판 등 건축 자재를 재사용해 만든 실험적인 가구(이원재)가 그 예다.

건축가적 감성이 돋보이는 오브제들도 관심을 모은다. 아크릴과 알루미늄으로 만든 오거나이저(이훈길), 구조적 미학을 매개로 건축모형을 예술적 오브제로서의 건축모형의 가능성을 탐구한 작품(류인근), 업사이클링 재료를 이용해 서울이라는 도시를 구성하는 재료와 질감, 움직임을 게임장치로 번역한 건축적 놀이기구 '핀볼게임기'(박희찬)도 선보인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건축가 김윤수의 조명 오브제 작품 'llumination of Boundaries'. [이미지 제공=컬처램프, 토포하우스] 2026.02.18 art29@newspim.com

이번 기획전은 토포하우스의 2, 3전시실에서 진행된다. 2전시실(1층)에는 조형물의 성격이 강한 작품들이 설치되고 3전시실(2층)에서는 개성 넘치는 디자인의 가구들이 자리한다. 두 개의 전시 공간은 참여 건축가 개개인의 개성 넘치는 조형세계가 오버랩되면서 창의성이 넘치는 소우주로 변모한다.

특기할 점은 단순한 작품 관람을 넘어 건축가들의 아이디어와 손끝에서 탄생한 오브제를 통해 '일상 속의 건축'을 직접 경험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전공자 외에 일반 관람객들도 갤러리 공간에서 건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실물 작품들과 함께 작품의 개념도와 설계도면, 스케치를 함께 보여줌으로써 건축가들의 아이디어가 어떤 과정으로 구체화되는지 살필 수 있게 했다.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는 건축가의 세심한 도전이 담긴 오브제들은 관람객들에게 건축이 우리 곁의 친숙하고 즐거운 예술임을 깨닫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전시기간 중 젊은 건축가그룹 '나인아키텍터스'가 건축가의 감성을 담아 특별히 블렌딩한 커피 시음코너가 마련돼 관람객들은 은은한 커피향을 맡으며 오감으로 건축가들의 오브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일간지 문화부 기자및 문화부장 출신으로 컬처램프를 창간해 이끌고 있는 함혜리 대표기자는 "이번 전시는 건축가들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며 일상 속 건축을 즐길 수 있는 건축문화 축제"라며 "건축가들의 탁월한 디자인과 아이디어가 어떻게 오브제에 녹아드는지 직접 확인하며, 건축이 가진 즐거운 활력을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2026 건축가의 오브제: 소우주'전은 한국건축가협회, 새건축사협의회, 대한건축사협회, 한국여성건축가협회,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가 후원한다. 전시는 3월 9일까지. 무료 관람.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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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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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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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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