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전자, 1년새 영업익 30% '껑충'...매출도 성장
제품군 확장 성공...OEM 구조에 품질 저하 우려도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소형가전업계가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간 쿠쿠와 신일전자는 각각 전기밥솥과 선풍기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았으나, 지난해 청소기·난방가전·세탁기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특정 품목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계절성과 품목 편중 리스크를 완화했다는 평가다.
다만 외형 확대의 상당 부분이 자체 기술 개발이 아닌 주문자위탁생산(OEM)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은 과제로 지적된다. 단기간에 라인업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품질 관리에 실패할 경우 브랜드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쿠쿠·신일, 전년 比 매출 10%가량 증가..."포트폴리오 다각화 성공"
11일 업계에 따르면 쿠쿠와 신일전자 등 소형가전업계 주요 기업의 실적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정 제품군에 국한된 매출 구조를 히터, 세탁기, 가습기 등으로 확장하면서 수익성을 높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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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홀딩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942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직전 연도(8338억원) 대비 12.9%(1082억원)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032억원에서 1160억원으로 12.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일전자 역시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회사 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194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실적이 확정될 경우 전년(1783억원) 대비 9.0% 성장하게 된다. 특히 영업이익은 403억원에서 523억원으로 약 30%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소형가전업계를 대표하는 두 기업이 나란히 성장세를 기록한 배경으로는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꼽힌다. 2024년 기준 쿠쿠 매출에서 전기밥솥이 차지하는 비중은 72.77%에 달했고, 신일전자 역시 선풍기 매출 비중이 절반에 이를 정도로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았다.
이에 두 회사는 지난해 단일 제품 중심의 매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신제품 확대에 속도를 냈다. 쿠쿠는 통워시형 세탁기와 매트리스, 가습기 등을 선보이며 생활가전 전반으로 영역을 넓혔고, 신일전자도 가열식 가습기와 음식물처리기 등 신규 품목을 잇따라 출시하며 사계절형 제품군 강화에 나섰다.
신제품 출시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쿠쿠의 지난해 11월, 12월 동절기 가전 판매량은 직전 두 달 대비 200% 이상 급증했다. 이승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에서 쿠쿠홀딩스는 제품 다각화 노력으로 전기밥솥 이외 기타 제품의 매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자체 기술 없이는 한계"...OEM 방식 따른 품질 저하 우려 여전
일각에서는 쿠쿠와 신일전자의 외형 확대가 자칫 품질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체 기술 개발 없이 신제품 출시 속도에 치중할 경우 제품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 쿠쿠는 전기밥솥·정수기 등 주력 품목을 제외한 상당수 소형가전을 주문자위탁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신일전자 역시 사업보고서를 통해 "OEM 도입 제품의 판매 추이를 검토해 일정 규모 이상 판매가 가능한 경우 자체 생산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OEM 방식은 연구개발(R&D) 투자 부담을 줄이고 출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조 공정에 대한 직접 통제가 제한적인 만큼 품질 관리와 내부 통제 측면에서 취약점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신일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텀블러 믹서 전량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다. 안전컵과 본체 결합 불량으로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조치로, 해당 제품은 전량 수거 및 환불이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제품군 확장 과정에서 품질 관리 체계 고도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외형 확장, 사업 다각화에만 몰두하다 보니 이러한 내부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한 업계 관계자도 "제대로 된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자체 기술력과 개발 역량을 키우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tpoems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