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올해 말까지 최대 1200억 달러 부도 가능성.
MS "소프트웨어 대출 절반이 저신용 등급... 만기 장벽도 높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인공지능(AI)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하는 이른바 'AI 디스럽션'의 공포가 주식 시장을 넘어 신용 시장으로 전이되고 있다. 최근 AI 경쟁에서 뒤처진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한 데 이어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이 잇따라 이들 기업의 부채 부실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UBS는 향후 1년간 수백억 달러 규모의 기업 대출이 채무 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UBS의 매슈 미시 애널리스트는 앤스로픽과 오픈AI의 최신 모델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AI 디스럽션의 도래 시점을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은 AI 위협이 2027년이나 2028년의 문제라고 생각했기에 천천히 반응했지만 우리는 이미 빠르고 공격적인 디스럽션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UBS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레버리지 론과 사모 신용 차입자들의 신규 부도가 올해 말까지 총 750억~1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시 애널리스트는 특히 부도 규모가 기본 추정치보다 두 배 이상 급증하여 자금 조달이 끊기는 '신용 경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꼬리 위험(발생 확률은 낮으나 충격이 큰 위험)도 경고했다.
미시 애널리스트는 "아직 꼬리 위험 시나리오를 확정적으로 예고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은 분명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레버리지 신용에 대한 광범위한 가격 재조정과 시스템 충격 가능성에 대비해 신용 평가 안목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간스탠리(MS)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소프트웨어 산업의 신용 리스크가 구조적으로 취약함을 지적했다. MS에 따르면 약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대출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6%(2350억 달러)에 달한다. 문제는 이들 부채의 질이다. 보고서는 소프트웨어 섹터 대출의 50%가 'B-' 이하의 신용 등급을 보유하고 있으며 26%는 파산 위험이 매우 높은 'CCC' 등급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더 높은 등급인 'BB'를 보유한 비율은 7%에 불과했다.
또한 주식 시장과 달리 소프트웨어 대출의 80% 이상이 비상장 민간 기업에 의해 발행되었고 약 78%가 사모펀드(PE)의 후원을 받고 있어 AI 디스럽션 노출도를 평가할 수 있는 재무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MS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직면한 '만기 장벽'이 전체 시장보다 더 가파르다는 점도 경고했다. 소프트웨어 부문은 전체 대출의 약 30%가 2028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데, 이는 전체 시장 평균인 22%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향후 4년 내에 갚아야 할 부채 비중이 전체 시장 평균인 35%보다 높은 46%에 달해 AI로 인한 우려가 빠르게 현실화될 경우 기업들이 재융자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다만 MS는 "소프트웨어 섹터 전반의 대규모 시스템 붕괴 위험은 단기적으로는 제한적"이라면서도 "대출 가격의 변동성은 지속될 것이며 당분간 디폴트 급증보다는 가격 불안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