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혁신·책임경영 체제 구축…오너 체제와 선 긋기
백미당 확장·단백질 음료 강화…포트폴리오 다변화 가속
영업이익률 0.5%대·매출 감소…외형 성장 과제 남아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남양유업이 5년간 이어진 적자 고리를 끊고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60년 오너 체제를 마무리하고 최대주주 한앤컴퍼니 체제가 출범한 지 3년 만에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턴어라운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만큼 향후 남양유업의 수익성 개선과 성장 궤도 진입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98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71억원으로 전년(2억5000만원) 대비 개선됐다.

◆ 60년 체제 끊고 아래서부터 변화 이뤄내
2024년은 남양유업 실적 부진이 두드러진 시기로 평가된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 정리와 포트폴리오 재편, 외형 축소 영향이 겹치면서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매출 역시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25년 흑자 전환은 전년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성격도 일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이번 실적 개선은 한앤컴퍼니 인수 이후 수익성이 낮은 사업과 외식 부문을 정리하고 비용 구조를 재편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한앤코는 인수 직후 내부 지배구조 개편부터 착수했다. 오너 중심 의사결정 체계를 이사회와 집행부로 분리하고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책임경영 체제로 재정비했다. 조직 운영 방식 역시 성과와 보상이 직결되는 구조로 전환했으며, 직급 체계를 슬림화하고 승진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인재 성장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준법 전담 조직도 신설하고 외부 위원회를 운영해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정비했으며, 공정거래와 대리점 리스크 관리 교육도 강화했다.
이 같은 조치는 과거 오너 리스크로 훼손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근본적 변화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홍원식 전 회장의 1심 선고가 이뤄진 후에도 남양유업은 현 경영 체제가 과거 경영진과 명확히 구분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 측은 "그동안 부담으로 작용해 온 오너 리스크가 제도적으로 정리되는 계기"라며 "지배구조 개선과 책임경영 체제를 기반으로 신뢰 회복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오너 일가 전원은 관련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 내부 정비 끝마치자 제품 정비도 속전속결
경영권 변경 이후 남양유업은 내부 정비와 함께 사업 구조 재편에도 속도를 냈다. 신규 이사회 구성과 조직 체계 재정렬을 기반으로 경영 정상화 로드맵을 가동했고, 수익성이 낮은 외식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일식당 등 외식 브랜드는 정리한 반면 우유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백미당'은 별도 법인으로 분사해 매장을 확대했다. 지난해에만 10여 개 매장을 추가하며 약 60개 수준으로 늘렸고 서울을 중심으로 베이커리 특화 매장도 선보이며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제품 포트폴리오 역시 흰 우유 중심에서 단백질 음료, 가공유, 커피, 저당·제로 제품 등으로 확대됐다. '맛있는 우유 GT 슈퍼제로 락토프리', '초코에몽 미니 무가당', '말차에몽' 등 기능성·저당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됐고, 발효유 브랜드 '불가리스'에서도 유당 제로·설탕 무첨가 제품을 선보였다. 단백질 음료 브랜드 '테이크핏'은 편의점 채널을 중심으로 존재감을 키웠으며, 단백질 함량을 강화한 '테이크핏 맥스'와 '테이크핏 몬스터' 등 고단백 라인업을 세분화했다. 건강기능식품 영역에서도 '이너케어 뼈관절 프로텍트'를 출시하며 헬시플레저 트렌드 대응에 나섰다.

◆ 수익성은 여전히 과제
다만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불구하고 수익성과 외형 성장 측면에서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지난해 남양유업의 영업이익률은 0.5%대에 그쳤고 매출은 9141억원으로 감소하며 1조원 회복이 숙제로 지적되는 상황이다. 여전히 매출의 절반 이상이 '맛있는 우유' 등 우유류에서 발생하는 구조가 유지되는 점과 단백질 음료 시장 역시 일동후디스 '하이뮨'과 매일유업 '셀렉스' 중심의 양강 구도가 이어지며 점유율 확대 속도는 제한적인 상황인 것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내부 정비를 기반으로 한 제품 다변화가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매출 반등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남양유업은 연구개발(R&D) 강화를 통해 기능성·RTD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배구조와 운영, 제품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인 혁신을 추진하며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라며 "이번 흑자 전환을 계기로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