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독일과 프랑스의 야심찬 차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인 미래공중전투체계(FCAS)가 좌초 위기에 빠진 가운데 톰 엔더스 전 에어버스(Airbus) 최고경영자(CEO)가 25일(현지 시간) "독일이 9년 전 프랑스와 함께 전투기를 개발하기로 한 결정은 '전략적 실수'였다"고 말했다.
FCAS 프로젝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017년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참여 기업은 프랑스에서 다소항공이, 독일에서는 에어버스가 주축이 됐다.
2019년 6월 스페인이 합류하면서 3국 공동 프로젝트로 발전했다. 사업 규모는 1000억 유로(약 170조원)에 달한다.
엔더스는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에어버스 CEO를 역임했다. 현재는 독일외교협의회 회장과 프랑스·독일 합작 전차 제조사 KNDS 이사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FT는 "엔더스 회장은 여전히 독일 방산 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FT와 인터뷰에서 2017년 당시 독일이 프랑스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결정은 "주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정치적 실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독일 방산은 50년 넘게 영국과 전투기를 공동 개발해 온 성공적인 역사를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와 손을 잡았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영국의 BAE 시스템즈와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켰어야 했다"며 "만약 FCAS가 유지되지 못한다면 영국 및 BAE 시스템즈와의 협력이 타당하고 검증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버스는 BAE 시스템즈,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등과 함께 현재 유럽의 주력 전투기인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공동 개발했다.
그는 최근 일각에서 프랑스와 독일이 FCAS 틀 안에서 각각 독자적인 전투기를 개발하는 방안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독일의 전투기 단독 개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엔더스 회장은 "독자 전투기 개발은 독일 공군의 전투력 향상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는 산업적 오만의 표현이자 막대한 자원의 잘못된 배분"이라고 말했다.
"결국 수십 년 동안 국방 예산을 쓰면서도 중기적으로도 공군의 전투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국가적 체면 프로젝트로 끝날 것"이라고 했다.
한편 FCAS 프로젝트를 둘러싼 회의론은 독일과 프량스 양측 모두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난 18일 "FCAS가 더 이상 독일의 군사적 필요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FCAS의 핵심인 차세대 전투기가 독일 연방군보다는 프랑스 군의 요구에 맞춰져 있다고 했다.
프랑스 측의 사업 주체인 다소항공은 전투기 설계와 제작의 모든 과정을 단독으로 수행할 수 있다며 독자 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