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한국 등 16개 경제 주체에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의 2월 관세 수입이 전월 대비 10억 달러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괄 관세 정책 대부분에 제동을 건 여파가 반영된 결과다.
11일(현지시각) 미 재무부가 발표한 2월 월간 재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관세 수입은 265억 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월에 기록한 277억 4,000만 달러에서 확연히 감소한 수치다.
미국의 월간 관세 수입은 지난해 10월 313억 5,0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11월 일부 관세 완화 조치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수치에는 지난달 20일 미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된 보편 관세를 무효화한 판결의 타격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식료품 등 물가 상승 우려가 큰 품목에 대한 관세를 완화한 조치 역시 10월 고점 대비 수입이 15% 이상 줄어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
◆ 대법원 제동에 우회로 모색…'무역법 301조' 한국 정조준
대법원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1974년 무역법 122조를 새로운 근거로 삼아 150일 동안 전 세계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즉각적인 우회 조치를 발표했다.
향후 이 관세를 15%까지 인상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아직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현재 백악관은 122조에 따른 임시 조치가 종료된 이후에도 다른 법적 권한을 동원해 새로운 영구 관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당장 이날 미 무역대표부(USTR)는 우회로가 될 수 있는 즉각적인 추가 법적 대응을 발표했다.
이날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국, 중국, EU 등 16개국에 대한 제조 분야 과잉 생산 조사를 전격 개시했다.
특히 USTR은 한국을 조사 대상에 포함한 핵심 근거로 '만성적인 대미 무역 흑자'를 지목했다. 2024년 560억 달러에 달한 한국의 대미 흑자와 자동차·전자장비·철강 등 주력 산업의 생산 관행을 정조준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대법원이 무효화한 IEEPA 기반 관세를 대체하기 위한 정교한 포석으로 읽힌다.
◆ 재정 및 무역 적자 축소는 역부족
관세 수입이 줄어드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는 여전히 막대한 규모를 보이고 있다. 이번 회계연도 첫 5개월(10월~2월) 동안 미국의 누적 재정 적자는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2월 한 달 적자 규모만 3,080억 달러에 달해, 이번 회계연도 누적 관세 수입인 약 1,440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관세 확대로 재정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과 대조되는 결과다.
강력한 관세 정책은 당초 목표였던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에도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2025년 상품 및 서비스 무역 적자는 9,015억 달러로,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24년(9,035억 달러)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1월 무역수지 데이터는 오는 12일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이 같은 수입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2월 관세 규모는 전임 행정부 시절과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바이든 전 대통령 임기 마지막 달인 2024년 12월 관세 수입은 68억 1,000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올해 2월 수치는 이보다 4배 넘게 많은 수준이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