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만 보고 기소는 위험"…소추권에 내재된 권한이라는 반론도
10월 검찰청 폐지…공소청 보완수사 허용 여부 개혁 '뇌관'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둘러싸고 법조계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수사·기소 분리 이후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공소청 체제에서도 기소 정확성을 위해 일정 범위 권한은 불가피하다는 반론이 동시에 제기됐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16일 서울 광화문 HJ비즈니스센터에서 '국민의 관점에서 보는 보완수사와 보완수사요구' 토론회를 열고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존폐를 두고 의견을 나눴다. 앞서 추진단은 지난 3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형사소송법 개정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첫 발제자인 강동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실질적 통계의 부재를 지적하며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검찰이 이른바 '진범 검거' 등의 성과를 내세우면서도 구체적인 보완수사 내역이 담긴 통계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변호사는 "검찰은 진범을 가려냈다는 등의 보완수사 성과를 홍보하지만, 정작 대검찰청조차 구체적인 보완수사 내용이 담긴 통계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실질적으로 검사의 보완수사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보기 어렵고, 보완수사 요구만을 통해 거의 대부분 경찰이 수행하는 걸로 실무적으로 통일이 돼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보완수사권이라는 용어 자체가 법적 근거가 없는 부정확한 네이밍(명칭)"이라며, 이를 '송치 이후 원점 수사권'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보완수사'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제한 없는 직접 수사권을 행사하며 별건 수사의 관문으로 악용해 왔다는 취지다. 강 변호사는 "(검사) 본인이 원하는 방향대로 다시 수사를 해 얼마든지 본인이 원하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수사권"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상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공소청 체제에서 검사가 사건 기록만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경우 사건의 실체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고, 재판 단계에서 새로운 사실·증거가 뒤늦게 드러나는 형사사건의 특성상 일정 범위의 보완수사권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판사는 공판중심주의에 따라 피고인을 직접 대면하는데, 왜 검사에게는 귀를 닫고 눈으로 기록만 보라고 강요하는가"라고 반문하며 "(보완수사권 없이 검사가) 기록만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직접 심증 형성을 저해하고 소추권 행사의 정확성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완수사권은 소추권에 내재된 것으로, 소추권이 있으면 이를 정상적으로 행사하기 위한 부수적 권한은 당연히 인정돼야 한다"며 "영국·핀란드·캐나다 등 수사·기소가 분리된 나라들도 관행이나 가이드라인에 근거해 검사의 보완수사를 허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보완수사는 사건 동일성 범위 내로 제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는 오는 10월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중수청을 신설하는 정부 조직 개편을 앞두고, 수사·기소 분리 이후 보완수사 제도의 방향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재명 정부 검찰개혁안에 따라 중수청은 수사,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유지를 전담하게 되며, 공소청 검사에게 어떤 형태의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가 향후 형사사법 개편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윤창렬 검찰개혁추진단장은 "보완수사권에 대해 다양한 관점과 의견이 존재하고 있다"며 "토론회가 국민께 더 나은 형사사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민의 과정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진단은 이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3~4월 보완수사 존폐 논의를 집중적으로 이어간 뒤, 공소청·중수청 설치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yek10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