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가 내달 1일부터 중국산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판매 및 사용을 금지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 업계는 이번 조치가 차별적인 조치라며 반발했다.
인도 이코노믹 타임스(ET) 등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하이크비전(Hikvision), 다화(Dahua), 티피링크(TP-Link) 등 중국 제조업체들이 생산하는 CCTV 카메라 및 기타 영상 감시 제품의 인도 판매가 내달 1일부터 금지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도 정부가 이들 기업의 제품과 중국산 칩셋을 사용한 제품에 대한 인증을 명시적으로 거부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상 이들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조치라고 ET에 전했다.
인도 전자정보기술부(MeitY)는 2024년 4월 CCTV에 대한 '필수 요구사항(Essential Requirements)' 규정을 발표하고, 2년의 유예 기간 동안 STQC(표준화 테스트 및 품질 인증) 체계에 따른 제품 인증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제조사는 핵심 부품(SoC)의 원산지를 공개하고 승인되지 않은 원격 접속 등 보안 취약성에 대한 테스트를 통과해야 했고, 현재까지 507개 모델의 CCTV 카메라가 인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인도 정부의 이번 조치가 사이버 보안을 명분으로 한 차별적인 무역 조치라며, 국제 무역 규정을 위반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인도 시장 이익에도 해를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베이징 첨단기술연구소의 장샤오룽 소장은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의 새로운 규정은 합리적은 근거가 부족하고 표적 무역 차별에 해당한다"며 "인도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업과 칩셋을 거부하며 실질적인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명백히 공정 무역 원칙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중국 보안 제품은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널리 인정받고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며 "인도의 일방적인 제한 조치는 객관적인 안전 기준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기술 인증이라는 명목으로 위장한 무역 장벽이며, 매우 배타적이고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인도 CCTV) 시장 점유율의 급격한 변화는 인도 정부의 개입과 중국 기업의 강제적인 배제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 업체들이 인도 CCTV 시장의 3분의 1, 인도 업체들이 3분의 1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국적 브랜드가 약 10%의 점유율을 확보했고, 나머지 20%는 소규모 업체들이 차지했다.
다만 올해 2월 현재, 인도 업체들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보쉬와 허니웰등 미국 브랜드들이 고급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업계 관계자들은 "많은 중국 제조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합작 투자를 통해 중국 공급망에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고 ET에 전했다.
장 소장은 이번 조치가 인도의 자체 공급망에도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인도 국내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세계적인 선진 공급망에서 벗어나는 것은 기술 발전을 늦출 것"이라며 "고가 제품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게 되어 산업의 자급률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이는 궁극적으로 인도의 전반적인 경쟁력과 안보 시스템의 신뢰성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인도의 중국산 CCTV 사용 금지 조치는 인도와 중국이 관계 개선을 추진 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인도 정부는 자본 경색을 완화하고, 6년간의 마찰 이후 경제 관계 재정립을 위해 이달 10일 일부 분야에 대한 중국 투자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승인했다"며 분석가들은 이러한 결정이 인도 정부가 반도체·인공지능(AI)·신에너지 자동차 등 핵심 산업 분야 육성을 위해 노력 중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짚었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