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네거티브 규제 전환을 공식화했다.
- 법조계는 방향에 공감하나 적용 범위와 사후 책임 구조에 이견을 보인다.
- 사후 관리 강화와 비범죄화 병행이 과제로 부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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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규제 완화 땐 사후 통제 부각…민·형사 책임 연결은 신중론
기업 내부통제·비범죄화 병행 과제…정교한 제도 설계 필요
[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금지된 것만 제한하고 나머지는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경직된 규제 체계를 개선하려는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는 전환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적용 범위와 '사후 책임' 구조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규제합리화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며 "지금은 공공이 민간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첨단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 시스템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말해놓고도 불안하지만 믿어야 한다. 과감하지만 신중하게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원칙과 예외 뒤집힌다"…전환 방향 공감 속 적용 범위는 이견
현행 포지티브 규제는 허용된 행위만 가능한 구조인 반면, 네거티브 규제는 금지된 사항 외에는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이다. 규제의 기본 틀을 '사전 제한'에서 '사후 관리'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신산업과 기술 변화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방향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법무법인 세종 이창훈 변호사는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은 방향 자체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한다. 원칙적으로 일단 폭넓게 허용한 뒤 그 다음에 사후적으로 위법한 행위들에 대해서만 규제하는 게 전체 법체계상으로도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법무법인 율촌 황윤환 변호사도 "기업들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못 하게 하면 더 어렵다. 사전 규제가 훨씬 무서운 것"이라며 "포지티브 방식은 허용 행위만 열거돼 있고 나머지는 금지해 네거티브로 바뀌면 원칙과 예외가 바뀌는 것이고, 규제는 사실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네거티브 규제 시대'가 열리더라도 전면적 규제 해제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법무법인 광장 곽재우 변호사는 "기존 인허가 체계가 일괄 폐지되는 것은 아니고, 생명·환경·금융 등 고위험 분야에서는 개별 법률에 따른 허가 및 안전 규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 전문 대학원 교수도 "네거티브 규제는 새로운 행위가 등장하면 우선 허용하고 이후 문제가 생기면 규제하는 방식일 뿐, 형사·민사상 책임 구조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개념은 아니다"라며 규제 방식과 책임 문제는 별개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사전 규제 완화 땐 사후 통제 부각…책임 구조 해석은 '온도 차'
네거티브 규제 전환 시, 기업 자율성이 확대되는 대신 사후 관리·감독과 행위 규제가 중요해질 수 있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된다.
곽 변호사는 "사전 규제가 완화되면 기업의 자율성은 확대되는 반면, 사고 발생 시에는 안전 조치, 내부 통제, 정보 제공 의무 위반 여부를 중심으로 민사·형사·행정상 책임이 보다 직접적으로 문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가 역시 법령상 감독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못했고 그 과실과 손해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 국가 배상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며 "결국 네거티브 규제 전환은 사전 규제 중심 구조에서 사후 책임 중심 구조로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후 규제의 실질적 집행 수단으로 공정거래법이 꼽혔다. 이 변호사는 "담합·불공정거래행위·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등 공정거래법상 사후적 행위 규제들이 잘 작동해야 설계된 대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미리 되는 것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보다는 문제 행위들을 사후에 잡아내는 게 중요해지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규제 완화 이후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국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곽 변호사는 "국가가 감독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못하고 과실과 손해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 국가 배상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 변호사는 "사후 규제를 택했다고 해서 국가 배상 책임으로 곧장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사후 규제 방식을 따를 때 국가가 잘못된 행동에 대해 개입을 안 한다거나 하면, 손해 배상이 아니더라도 국가가 비판을 받을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 "비범죄화 병행해야"…기업 내부 통제·정부 일관성 '과제'
전문가들은 사전 규제가 완화될 경우, 사후 관리와 책임 체계의 정교한 설계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의 자율성이 확대되는 대신, 내부 통제와 안전 관리 책임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등 사후 규제 수단의 실효적 작동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아울러 형사 처벌 중심의 규제를 완화하고 과징금·과태료 등 행정 제재로 전환하는 '비범죄화' 논의 역시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기업 활동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혁신을 촉진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권 교수는 "형사 처벌보다는 과태료나 과징금 등 행정적 제재로 전환하는 비범죄화 노력이 중요하다. 과도한 형벌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규제 방식이 바뀐다고 해서 책임 자체가 완화되는 것은 아니고, 정부가 어느 정도까지 책임 부담을 조정해 주느냐가 핵심"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정책 설계에 대해 "정부 부처 간 협업을 통해 보다 일관된 정책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네거티브 규제 전환과 책임 문제는 별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네거티브 규제 전환은 단순한 규제 완화를 넘어,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맞춰 제도를 재설계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향후 정책 효과는 사후 규제를 얼마나 정밀하게 설계하고 일관되게 집행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법적 리스크 등에 중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pmk145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