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기자가 23일 싱가포르 방문하며 1인당 GDP 10만달러에 위기감 느꼈다.
- 한국 1분기 GDP 1.7% 성장했으나 지니계수 0.325로 빈부격차 악화됐다.
- 구 부총리 26일 성장률 반등 약속했으나 분배 고려 부족 지적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잠재성장률 반등만으론 부족해… 성장의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깨끗한 거리와 고층 빌딩이 하늘을 뒤덮은 도시. 지난 23일 기자가 싱가포르에 도착해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에 한국이 제일 뒤쳐질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었다. 지난해 기준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약 10만달러에 근접한다. 우리나라(약 4만달러)의 세 배 수준이다. 1965년만 해도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도시였다. 당시 말레이시아 정부는 싱가포르를 연방에서 분리하는 '강제 독립'을 결정했다. 리콴유 전 총리가 이러한 내용을 대중 앞에서 발표하며 눈물을 보인 이른바 '리콴유의 눈물'은 지금까지 회자된다. 하지만 60여년이 지난 현재 싱가포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지금 싱가포르는 고소득 국가에서 흔히 나타나는 소득 불평등 문제를 겪고 있다. 싱가포르는 다민족 국가로 중국계가 다수를 차지하고, 말레이계와 인도계 등이 뒤를 잇는다. 여기에 이민자까지 더해지며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구조다. 경제 구조상 외국인 노동자 비중이 높은 점도 특징이다. 건설·서비스·가사노동 분야에서 저임금 근로자 의존도가 높다. 이들 노동자는 임금은 물론 사회적 권리 측면에서도 시민이나 영주권자와 격차가 크다. 그래서일까. 싱가포르는 '중위소득의 절반 이하 인구 비율' 등 일부 빈곤 지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최고 수준의 1인당 GDP 이면에 저소득층 규모를 의도적으로 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직전 분기 대비 1.7% 성장했다. 이 수치는 한국은행의 전망치(0.9%)를 두 배 웃도는 수준으로, 1분기 기준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 6개월만에 가장 높다. 그동안 분기별 GDP 성장률은 2024년 2분기에 -0.2%를 찍은 뒤 작년 1분기에 다시 -0.2%를 기록하면서 저성장 국면을 보였다. 다만 올해부터 반도체 사이클에 힘입어 기업 실적이 점차 개선되더니 1분기 1.7%라는 깜짝 성장이 가능해졌다. 그런데, 이쯤에서 이런 의문이 든다. 국가의 경제 규모는 커져가는데, 그 성장의 과실이 모든 국민에게 돌아갈까?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소득분배지표 중 하나인 지니계수(빈부격차와 계층간 소득의 불균형을 나타내는 수치)는 2023년 0.323에서 2024년 0.325로 악화됐다. 지니계수 수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크다는 의미다. 2023년 기준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0.307)보다도 높다. 같은 기간 소득 5분위배율도 5.72배에서 5.78배로 나빠졌다. 상대적 빈곤율은 14.9%에서 15.3%로 더욱 커졌다. 특히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순자산 지니계수는 0.625를 기록했는데,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상위 10%의 자산가가 전체 순자산의 46.1%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을 뜻하는 Korea의 머리글자 'K'는 K-팝, K-푸드, K-컬처 등으로 확장되며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 급부상하는 단어는 'K자형 성장'이다.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자산, 소득,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반도체 사이클 흐름 속에서 IT와 비(非)IT 부문 GDP 격차(2020년=100)는 2005년 1.5배에서 2024년 4.1배까지 벌어졌다. 기업 규모별 시간당 임금 격차를 보자. 2024년 6월 기준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임금은 41.5%(대기업·정규직=100)로 대기업과 정규직 절반에도 못미쳤다. 이런 상황 속에서 경제 사령탑이라고 불리는 구윤철 부총리는 지난 26일 SNS인 X(엑스)에 '정부는 적극적 정책 대응을 통해 반드시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겠다'고 게시했다. OECD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하향했다는 것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안을 설명한 것이다.
특히 구 부총리는 "AI 대전환, 녹색대전환(K-GX) 등 초혁신경제 구현을 더욱 가속화하고, 방산·바이오·K-컬처 등 제2, 제3의 반도체와 같은 초혁신산업을 육성하겠다"며 "성과중심의 적극적·전략적 재정정책으로 이를 뒷받침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를 반드시 잠재성장률 반등의 원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성장률 제고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 전반을 총괄하는 부총리라면 성장과 분배를 함께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 정책이 성장률 반등에만 집중될수록, 그 성장의 과실이 특정 산업에 편중되는 구조를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요한 것은 성장의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노력과 함께, 그 성과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분배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병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싱가포르의 사례처럼 우리 사회 양극화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