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김주형이 13일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슬럼프를 딛고 우승했다.
- 10대부터 아시아 각국을 휩쓴 골프 천재였지만 최근 2년간 심각한 부진과 완벽주의 강박에 시달렸다.
- 완벽주의를 내려놓고 심리와 스윙을 재정비한 끝에 링크스 코스에서 보기 없는 64타로 선두를 지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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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때 'PGA 블루칩'으로 각광 받던 김주형이 긴 부진의 터널를 벗어나 마침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는 13일(한국시간)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을 마치고 "인터뷰가 없었으면 숙소로 돌아가 더 펑펑 울었을 것"이라며 "과거에는 너무 어려서 우승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이 순간이 얼마나 감사한지 진심으로 깨달았다"고 전했다. 이어 "힘들었던 커리어의 순간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이제 확실히 경험을 통해 배웠다"라며 "이 기억을 가슴 깊이 새겨두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13세 필리핀 주니어 무대 평정하고 15세 프로 전향 후 태국 무대를 휩슬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입성 전부터 아시안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를 누비며 전 세계에서 6승을 쓸어 담았던 골프 천재로 불렸다. PGA 투어에 데뷔해 세 번째 대회였던 2022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고 두 달 뒤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마저 제패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이후 21세 이전에 투어 2승을 올린 최초의 선수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 팀의 상징이자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슈퍼스타로 우뚝 섰다.

하지만 그것은 꽤 오래전 이야기다.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메인 대회 대신 추가 이벤트 대회를 전전해야 했다. 김주형은 24세의 젊은 나이에 투어 5년 차를 맞았지만 생애 처음으로 깊고 긴 지독한 슬럼프를 겪었다. 그렇기에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로리 매킬로이, 맷 피츠패트릭, 로버트 매킨타이어 같은 쟁쟁한 톱랭커들을 따돌리고 거둔 우승은 남달랐다. 김주형은 경기 후 "골프는 참 굴곡이 심한 스포츠라는 것을 뼈저리게 배웠다"며 길게 숨을 몰아쉬었다.
노력파인 김주형에게 '노력이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건 받아들이기 힘든 고통이었다. 지난 2년간 연습장에서 수많은 날을 지새웠지만 스코어카드는 응답하지 않았다. 실패를 경험해 본 적 없던 천재에게 닥친 슬럼프는 혼란이자 충격 그 자체였다. 스윙 코치와 캐디를 바꾸고 지난 여름에는 아예 코치 없이 홀로서기를 시도하며 시행착오를 겪었다. 특히 댈러스에서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와 매일 함께 훈련하며 목격한 '매 순간의 완벽함'은 오히려 김주형에게 "나 역시 모든 샷을 완벽하게 쳐야 한다"는 강박관념까지 심어줬다.

반전의 실마리는 기술과 심리의 '내려놓음'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디오픈을 기점으로 완벽주의의 덫에서 조금씩 벗어났다. 올해 초 친구의 권유로 세계적인 티칭프로 션 폴리 코치와 손을 잡으며 스윙의 메커니즘을 바로잡았다. 마음가짐과 기술이 갖춰졌음에도 결과는 곧장 따라오지 않았지만 김주형은 인내했다. 김주형은 "지난 몇 년간 아무리 잘해도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저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것이 곧 시간과 성장이 주는 성숙함인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 깨달음의 결실을 본 무대가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링크스 코스'였다는 점은 우연이 아니다. 13일 최종 라운드 4번홀에서 김주형의 티샷은 잔디가 파인 디봇 자리에 빠지는 불운을 맞았다. 예전 같으면 흔들렸을 위기였지만 김주형은 담담히 전략을 수정해 샷을 성공시키며 버디를 낚았고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후 단 한 번도 선두를 뺏기지 않은 채 보기 없는 64타의 완벽한 스코어카드를 완성했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