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의영 기자]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임박설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 디폴트가 발생해도 2008년 리먼사태 당시처럼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대우증권 고유선 글로벌경제팀장은 14일 보고서에서 "그리스 디폴트 발생으로 리먼사태 당시처럼 은행의 위기가 재현돼 신용경색과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경제적 충격 여파는 리먼 파산 당시보다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년 금융위기 발생 당시에는 은행들과 경제 주체들이 과도한 신용창출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은행 신용 위축이 경제 활동에 직격탄이 됐지만, 지금은 실물경제와 시중 유동성, 자산시장에 미치는 은행들의 영향력이 약하다는 이유에서다.
고 팀장은 각 국가의 금융기관에 대한 긴급자금 지원 정책과 국가간 통화 스왑 등 신용경색 확산을 막을 장치들이 마련된 점도 우려감을 덜어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리먼파산 이후의 충격이 너무 컸던 점을 감안하면 유럽 각 국가나 유럽중앙은행(ECB)은 은행 구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며 "은행 지원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이 곱진 않지만 다른 나라 지원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보다 자국 은행 지원이 훨씬 수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금융시장 역시 그리스 디폴트로 유럽 은행들의 위험이 확산된다 해도 2008년 당시처럼 은행 건전성 문제 부각과 자금이탈, 원화 가치 급락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고 팀장은 "한국 경상수지 악화와 성장 둔화 등이 외국인들의 채권 순매수 기조를 약화시킬 수 있으나 중장기적인 국채 상환 능력에 대한 믿음은 유지될 것"이라며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유럽계 자금 이탈이 발생하고 있지만 채권에 대한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자본수지도 균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이 낮고, 선진국의 통화정책이 극단적인 팽창적인 기조가 이어져 원화가치 하락 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1100원 이상의 환율로 올라선다고 하더라도 일시적으로 유지되는 정도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은행의 기능을 대신해서 정부가 부족한 소득과 신용을 보완해 줬는데, 그리스 디폴트는 기타 재정위험국들의 재정개선에 대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고 선진국 정부의 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어 성장 둔화와 장기 저성장 구도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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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황의영 기자 (apex@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