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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조의 마이스터④] "국내1호 FICC, 핵심은 리스크 앤 리턴"

기사입력 : 2011년10월31일 14:56

최종수정 : 2011년10월31일 15:59

우리투자증권 성철현 상무 - ①

[뉴스핌=채애리 기자] "리스크 앤 리턴 (Risk & Return)."   

지난 2006년 국내 증권사로는 최초로 FICC(Fixed income, Currencies and Commodities)팀을 론칭한 우리투자증권 트레이딩사업부 캐피탈 마켓 담당 성철현 상무가 운용원칙으로 첫손에 꼽고 인터뷰  내내 수차례 언급한 단어다.

다소 교과서적일 수 있는 답변이지만 이 안에는 그동안 성 상무가 FICC팀을 이끌어오면서 몸소 깨달은 경험과 철학이 담겨 있다.

우리투자증권 성철현 상무                [사진=김학선 기자]
성 상무는 "지난 2008년 리먼사태를 경험하면서 무엇을 하면 되는지 안되는지를 분명히 알았다"며 "제일 중요한 것이 리스크 앤 리턴"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수익이 난다고 해서 딜을 하면 화를 좌초할 수 있고 딜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리스크 앤 리턴을 보는 거라는 것이다.

성 상무는 "파생상품의 경우 계약기간 만기 동안 계약 상대방으로 남아 있는 게임"이라며 "일부 외국계는 독소조항이 많은데 그것을 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서 안에 들어있는 조항들을 잘 해석하고 그 안에서의 계약 체결 관계를 중요하게 본다"며 "아무리 수익이 많이 나는 딜(Deal)이라고 해도 계약서 상에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딜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성 상무는 초기 FICC팀이 시장에서 안착하는 과정을 회상하면서 당시 경영진의 결단과 '우리식'의 상품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성 상무는 "처음에 (FICC팀을 구축)할 때 외국계은행과 1년 반동안 업무제휴를 맺었는데 제휴가 1년 반만에 깨졌다"면서 "처음에 시스템, 리스크관리, 비니지스 영역은 그쪽을 통해 많이 했지만 우리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고객은 국내 투자자들이니까 우리식의 상품은 우리식으로 상품화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시장도 많이 도와줬다"고 회상했다.

초기 FICC팀을 론칭하고 안착시키는 데 있어 경영진의 비지니스에 대한 이해인데 당시 경영진이 글로벌 IB가 되기 위해서는 FICC가 없으면 안된다는 입장을 정리한 상태였다.

그는 "(한국에 없었던) 하나의 시장을 열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투자증권 FICC 파생팀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가지는 의미에 대해 자부심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떨어지는 칼날을 잡으면 안된다"는 말로 최근 시장 상황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성 상무는 "과거에는 절대 금리가 높았었는데 지금은 절대 금리가 낮으니까 예전보다 선보일 수 있는 상품이 제한적"이라며 "변동성이 커지면 고객에게 줄 수 있는 스프레드가 많아지니까 다시 한번 활성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 상무는 우리투자증권에서 10조원에 달하는 '고객 자산(client book)'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 1989년 LG투자증권에 입사한 이후 2006년 3월엔 우리투자증권 FICC파생팀장, 2009년 1월에는 우리투자증권 FICC그룹장을 거쳐 2009년 7월부턴 우리투자증권 Capital Market을 담당하고 있다.

다음은 질의응답.

▲ FICC 자체가 아직까지 국내에서 낯설 수 있다. FICC 란?

- FICC는 세일즈 앤 트레이딩(Sales & Trading)이고 클라이언트 돈을 운영하는 부서다. 고객에게 이자율을 지급하고 플러스 알파를 내는 것이다.

▲ 우리투자증권은 FICC를 처음 만들었다. 초기 단계겠지만 어떻게 안착시킬 수 있었나?

- 경영진의 뜻이 중요했다. 경영진은 글로벌 IB가 되기 위해서는 FICC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해본 경험이 없었다. 그래서 외국계 은행인 ABN암로와 1년반 제휴를 맺었었고 그쪽에서 세분이 와서 함께 일했다. 같이 일하면서 공조가 잘 됐다. 처음에 시스템을 어떻게 해야 하고 리스크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배웠다. 하지만 (제휴를 통해) 느낀 것은 우리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식의 상품을 우리식으로 마케팅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시장도 많이 도와줬다. 파생은 변동성이 커야 (수익성을 내기) 좋은데 리먼사태로 변동성이 커졌다. 리먼사태로 고객들의 자체 운용기준도 바뀌면서 운용이 더욱 쉬워졌다. 우리가 시장 하나를 열었다고 생각한다.

▲ 파생은 변동성 시장이다. 최근 변동성이 커졌는데 어떻게 평가 하는가? 

- 이제 (변동성이) 시작을 했으니까 떨어지는 칼날을 잡으면 안 된다. 과거에는 절대 금리가 높았었는데 지금은 절대금리가 낮으니까 예전보다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이 제한적이다. 스프레드를 많이 제공하지 못했는데 또 변동성이 커지면 고객에게 드리는 스프레드는 더 커지는 것이니까 좋은 면이 있다.

▲ 운용 원칙은?

- 리먼사태를 맞이하면서 볼 것을 다 봤다. 무엇을 하면 되고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안다. ‘교과서에 저게 왜 써있지?’를 리먼 사태때 모두 경험했다.
리스크 앤 리턴(Risk & Return)이 중요하다. 채권 중계는 중계하면 끝이지만 파생 상품의 경우 계약 상대방으로 남아있어서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존재한다. 당장 수익이 난다고 해도 딜을 하면 큰일 난다. 가장 큰 리스크를 담보로 하는 것이다. 리먼이 손실 많이 나서 어려워진 것이 아니라 한 번에 담보를 해야 해서 리먼사태가 온 것이다. 계약서 관계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특히 외국계와 계약을 하면 일부 계약서에는 독소조항이 많다. 아무리 수익이 많이 나는 딜이라고 해도 계약서 내에 통제할 수 없는 조항이 있으면 딜을 하지 않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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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채애리 기자 (chaer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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