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본 기업이 값싼 달러화 대출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어 주목된다.
정부로부터 달러화 대출을 받아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자산 인수에 잰걸음을 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이를 달러화 대비 엔화 평가절하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전술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지난해 11월 일본 정부가 대출 프로그램을 실시한 이후 일본 기업은 총 39억2000만달러의 달러화 대출을 받았다. 일본 정부는 대출 요건을 해외 자산이나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로 못 박았다.
초저금리에 환율도 유리한 상황인 만큼 기업의 해외 인수를 적극 유도해 엔화 상승을 차단하는 데 목적을 둔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거대한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정부의 시장개입이나 정치적인 전술로는 엔화 상승 압력을 제거하는 것이 역부족이기 때문에 기업 대출을 통해 간접적인 개입에 나선 것이라는 얘기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은 일본 기업의 M&A 활동에서 비롯된 자금 유출이 점진적이긴 하지만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엔화 약세의 배경 중 하나라고 전했다.
지난해 일본 기업이 해외 M&A에 투입한 자금은 800억엔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정부의 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극히 낮다. 하지만 향후 몇 달 동안 대출 규모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일본 정부 측은 밝혔다.
한편 2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1% 이상 랠리했다. 이날 달러/엔은 82.52엔으로 1.08% 하락했고, 유로/엔 역시 1.26% 떨어진 108.84엔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