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부당이익, 계열사 차입금 상환, 매각 지연 등 여기저기서 정황들이 쏟아지고 있어 의혹은 갈수폭 증폭되고 있다.
우선 의혹은 MBK파트너스가 지난달 28일 웅진코웨이 매각대금 1조2000억원을 지급하려 했으나 웅진 측이 일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행했다는 것. 금융권 일각에선 법정관리에 등어가면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악용했다는 지적했다.
웅진홀딩스 법정관리 신청 직적인 8월 24~25일 윤회장의 부인인 김향숙 씨가 웅진 관련 주식을 무더기로 처분한 것도 논란이다. 일부 임원들 역시 웅진코웨이 주식을 26일 모두 팔아치웠다.
여기에 법정관리 신청 전에 웅진홀딩스는 웅진씽크빅과 웅진어너지에서 빌렸던 530억원을 다 갚았다. 극동건설 150억원을 막지 못해 부도를 내고 법정관리 하겠다는 지주사 웅진홀딩스가 계열사 빚먼저 갚은 셈이다. 특히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살리겠다는 계획도 매각 지연했다는 점도 채권단이 거론하는 대목이다.
채권단 측은 "도덕적해이 논란이 있는 윤 회장은 관리인으로서 부적격"이라는 지적했다. 오는 5일 열리는 법원 심문에서 윤 회장을 관리인에서 배제해달라고 이같은 내용을 법원에 건의할 예정이다.
윤 회장이 관리인으로 선임되더라도 최소한 공동관리인 선임을 통해 윤 회장의 경영권 행사를 무력화한다는 계획이다.
웅진그룹은 채권단과 워크아웃 여부를 논의하던 지난달 26일 기습적으로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것.
이는 윤 회장이 웅진그룹 경영권을 유지하고, 우량 계열사인 웅진코웨이 매각을 무산시키려는 전략으로 채권단을 파악하고 있다.
특히 웅진그룹 채권단은 그룹의 회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룹의 지주회사이며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홀딩스의 청산을 법원에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채권단에서는 우리ㆍ신한은행의 담당 임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법원의 요청에 따라 채권액 1~10위 금융기관으로 이미 채권자협의회를 구성했다.
채권단은 웅진홀딩스가 페이퍼컴퍼니로서 독립된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작은 만큼 청산하자는 주장이다.
그룹의 계열사들은 정수기·태양광·식품·출판 등 사업 분야가 전혀 다른 만큼 개별로 매각하더라도 문제 될게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의 시각도 윤 회장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기업이 회생보다는 경영권 유지와 채무감면을 노려 법정관리로 '도피'하는 사례가 많다"며 법무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5일 윤 회장과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 김정훈 극동건설 대표를 소환해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10여일 내 채권단과 회계법인의 의견을 청취한 뒤 법정관리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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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