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시공능력 13위인 쌍용건설이 기업 정상화를 위해 26일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매각이 번번이 실패한 데다 회사 운영을 위한 자금마련도 쉽지 않아 사실상 마지막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매물로 나온 쌍용건설 입찰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 기업은 쌍용건설 채권단은 부채의 출자전환을 필수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채권단이 워크아웃 신청을 받아들인 이후 보유한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을 실행하면 매각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결국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고 부족한 자금을 추가로 마련하기 위한 기업매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워크아웃을 택한 셈이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 이날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자금줄이 막혀 워크아웃으로 회생을 노린 것이다.
여기에다 오는 28일 600억원 규모의 금융이자가 도래하지만 상환능력이 없다. 워크아웃을 빠르게 진행하는 또 다른 이유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 상황이 최악의 상태로 빠져들면서 기업 정상화를 위해 워크아웃이 최선의 선택으로 보여진다”며 “새 정부 출범 시기에 굴지의 대형건설사가 무너지면 사회적 파장이 크다는 점에서 채권단으로써도 거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그동안 고강도 자구노력을 했다. 미분양 아파트를 지난 2007년 3098가구에서 지난해에는 180가구로 줄였다. 또 민간 PF(프로젝트 파이낸싱)보증 금액도 2008년 1조9000원에서 지난해 5400억원으로 낮췄다.
하지만 대규모 할인 매각으로 손실이 발생했고 2008년 이후 4차례 연속 매각에 실패하며 기업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이는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져 회사채 만기 연장과 신규 대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쌍용건설은 자본완전잠식에 빠진 현 위기상황에서 벗어나면 기업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익으로 연결될 공사가 많고 향후 추가 공사수주도 가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쌍용건설은 현재 8개국 17개 현장에서 3조원 규모의 공사를 하고 있다. 건설공사는 공사 진척 정도에 따라 매출에 해당하는 공사대금을 받는다. 때문에 앞으로 매출이 확보돼 있는 셈이다.
또 입찰사전심사 (PQ)를 통과하고 입찰 진행중인 공사만 19조원(178억 달러)에 달한다. 해외 경쟁력이 있고 내부 부실이 줄어 채권단이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자금만 지원해주면 빠른시일 내 체질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임원 50% 감원 및 임금 50% 삭감으로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시행하고 있다”며 “출자전환과 유상증자(M&A형 워크아웃) 등이 조속히 이뤄지면 위기 극복 뿐 아니라 매각작업에도 속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쌍용건설은 한 장짜리 워크아웃 신청서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제출했다. 우리은행을 포함한 채권단 20여곳은 이사회를 열어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여기서 75% 이상 동의를 얻으면 이번 사안은 통과된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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