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 시장화 개혁의 산증인
[뉴스핌=조윤선 기자] 지난 10년간 중국 국유상업은행인 중국은행장을 역임해 온 샤오강(肖剛)이 궈수칭(郭樹清)에 이어 17일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에 임명되자 중국 증권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몰고 올지 관심이 집중 되고 있다.
샤오강(肖剛) 신임 중국 증감회주석 |
특히 중국 증시 관계자들은 샤오강 신임 증감회 주석이 새로운 중국 '자본시장의 감시자'로서 전임자인 궈수칭이 임기 동안 시행했던 시장관련 개혁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임자인 궈수칭 주석은 중국 자본시장이 침체 국면에 빠졌을 당시 줄곧 여러 개혁 조치를 단행해 '자본시장의 개혁파'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14~16일 증감회는 '증권사의 자산 증권화 업무 관리규정'을 발표, 증권사의 자산 증권화 업무를 개방했다.
이에 따라 샤오강은 심화된 금융 개혁을 언급하면서 증권화 시장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고 증권화 시장 발전을 촉진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는 상업은행이 보유한 신용 자산의 증권화를 통해 은행 내부의 자금을 늘리고자 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그는 또 3월 3일~17일까지 열린 양회(정협·전인대)기간 "지역 및 기관별로 '그림자 금융(당국 규제 밖의 유사 금융기관)'의 상환리스크가 수면위에 떠올랐다. 정부는 보다 강력한 감독조치를 전개해야 한다"며 그림자 금융 리스크 관리감독 강화를 역설하기도 했다.
샤오 주석의 취임과 함께 중국 증시에서는 오는 4월 1일 홍콩과 마카오, 대만 주민에 대한 A주 시장 개방을 시작으로 올해 중국 A주 시장에 대한 일련의 개방 정책이 시행될 전망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A주 시장의 기업공개(IPO)에 대한 개방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작년 10월 이후 IPO가 잠정 중단된지 5개월이 경과함에 따라, IPO개방은 샤오강이 증감회 주석을 맡은 후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후임자인 샤오강은 이밖에 궈수칭이 지난 18개월 동안 중소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식 발행 속도와 시장 가격 결정, 유통 시장 거래에 개입해 온 것과 관련해 일관된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과 시장감시자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샤오강은 전임자 궈수칭이 실시했던 정책을 기반으로 자본 시장의 장기 발전을 위한 양호한 외부 환경 조성에 힘쓰고 기타 금융관리감독 부문 및 정부 부처와 협력과 조율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샤오강은 1981년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입사하면서 중국 금융계에 몸담아 왔다. 1989년부터는 중국인민은행 정책연구실 부주임과 주임을 3년간 역임했으며, 2003년에는 20년간 일해 온 중앙은행을 떠나 중국은행 경영을 맡으며 전략투자자 유치, H주와 A주 상장 등을 포함한 수많은 개혁을 주도해왔다. 그는 중국의 금융 분야 지도자로서 금리와 환율의 시장화 개혁을 부단히 강조해왔다.
샤오강이 이끌었던 중국은행은 지난 2012년 말 현재 홍콩과 마카오, 대만 및 35개 국가에 총 613개의 해외 지사를 두고 있으며, 180여개 국가와 지역의 1600여개 은행과 대리은행 관계를 수립했다.
작년 말에는 중국 은행의 대만 지점이 위안화 결제 은행 자격을 획득해 올해 2월부터 대만에서 정식으로 위안화 업무를 개시하는 등 샤오강의 지휘아래 중국 은행은 끊임없는 발전을 거듭했다.
중국은행의 총 자산도 작년 6월 기준 12조8000억 위안(약 2299조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샤오강이 지난 2003년 중국은행 이사장에 취임했을 당시보다 3.3배나 증가한 수치다.
중국 증감회의 새로운 수장이 된 샤오강은 "현재 세계경제. 특히 금융 통화분야가 유래없는 격동의 시기를 맞이한 가운데 중국 경제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한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며 "이는 중국에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