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은행들 위챗 등 IT업계와 협력 강화 움직임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에서 인터넷금융이 활기를 띠면서 전통 은행권이 IT 인터넷 회사들과 영업분야의 '밀월' 관계를 구축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16일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의 보도에 따르면, 이미 10개의 중국 은행이 중국 대표 IT기업인 텐센트(騰訊 텅쉰)의 위챗을 통한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전통 은행권의 IT 시장 진출열기가 뜨겁다.
최근 공상(工商)은행, 교통(交通)은행, 초상(招商)은행, 중신(中信)은행 등은 실시간 채팅플랫폼인 위챗과 연계한 서비스를 마련했다. 이중 공상은행과 초상은행 등 다수는 위챗서비스를 '위챗은행'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기도 했다.
중국의 모바일 금융은 소비자가 개별은행의 모바일앱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는 우리와 달리, 위챗이라는 채팅플랫폼을 통해 은행의 계좌정리 및 이체·신용카드 신청 및 관리·각종 공과금 납부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중신은행 관계자는 "위챗같은 모바일 플랫폼이 단순 채팅장소가 아닌 사업자와 고객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의미와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안(平安)은행은 전통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개인이 아닌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위챗서비스를 시작해, 위챗을 통한 금융서비스가 개인에서 기업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 증권사연구원은 "온라인 금융의 집약화와 대량화 처리 방식으로 은행권의 창구업무는 점차 위챗 같은 온라인플랫폼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더 나아가 모바일 위치정보시스템과 SNS플랫폼이 결합한다면 은행은 언제어디서나 자유롭게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통 은행권의 최근 움직임은 인터넷금융이 대형 국유은행의 영업에 대한 영향은 적을 것이라며 방관했던 초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인터넷 기술과 시장의 성장, 정책적 수혜 등 각종 요소가 맞물려 인터넷금융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가 전통 은행권도 속속 '발'을 담그기 시작한 것.
위챗과 같은 소셜네트워크는 공유를 통한 정보확산 효과도 톡톡히 노릴 수 있다. 특히,소비자의 생활방식, 소비기호에 관한 정보를 구축할 수 있어 맞춤형 서비스 설계가 더욱 쉬어지고, 은행의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초상은행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인터넷금융을 추진한 후, 상품판매 과정에서 대량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고, 이는 개별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는 핵심정보의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통 은행 업계와 IT 인터넷 업계의 이같은 '적과의 동침 전략'은 신규 시장을 확대해 두 업계가 공동 번영하는데 이바지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두 업종의 협력은 일종의 상생모델로서 서로의 기본 경영에 타격을 주기 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데 촉매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신은행 신용카드 센터 관계자는 "위챗은 일종의 통로이자 도구"라며 "지불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신용카드 기본운영에는 큰 변화가 없고 고객 역시 은행 '소유'"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4억명의 가입자를 가진 위챗을 무대로 서비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은행권은 더 많은 잠재고객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