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엔화 매도세가 늘어나면서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지난 5월 이후 올해 들어 최저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적어도 내년 3월부터는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데 반해 일본은행(BOJ) 현 경기부양책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엔화를 팔고 대신 일본 주식에 투자를 늘리는 모습이다.
올해 5월 달러/엔이 103.74엔을 기록한 이후 엔화는 약 6개월만에 다시 뚜렷한 약세 흐름을 지속 중이다. 지난주부터 100엔 위로 올라서기 시작한 달러/엔은 102.30엔 수준까지 상승하며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 달 사이 엔화는 달러화 대비 4% 가까이 평가절하됐다.
이런 흐름에 투자자들은 엔매도로 포지션을 변경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최근 주간 엔화 매도 규모는 140억 달러(약 14조 8000억 원)로 집계돼 2007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일본증시는 급등하고 있다. 28일 닛케이종합지수는 1만 5727엔으로 마감하면서 올해 최고수준을 경신했을 뿐더러 2007년 12월 이후 최고종가를 기록했다. 여름에 한 차례 조정을 받기도 했던 닛케이지수는 올초 대비 현재까지 51.3%나 급등했다.
도쿄증권거래소(TSE)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들의 증시 투자 규모는 약 13조 엔(약 134조 4600억 원)에 이른다. 이런 추세에 비춰 볼 때 연말까지 투자 금액 수준은 10조 엔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2~3분기 일본기업 실적 개선세에 이달 투자 규모만도 현재까지 2조 엔을 넘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동에는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방향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폴 램버트 외환부분 수석은 "BOJ는 현재까지 대규모 양적완화를 지속해 온 데다 추가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의지까지 보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엔화 약세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헤지펀드사 심포니 파이낸셜 파트너스의 데이빗 바란 공동최고경영자는 올해 초 이후 다시 엔매도 포지션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달러/엔이 "올해까지 110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도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향후 3개월 달러/엔 전망을 110엔, 12개월 전망을 120엔으로 조정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