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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기업심층분석] 테슬라, 메이저 향해 '가속 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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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달러 프로젝트 기가팩토리로 도약…지난해 첫 흑자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실패할 공산이 크다고 생각했죠."

전기자동차 시장의 대중화를 향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테슬라 자동차 최고경영자(CEO) 엘런 머스크가 최근 미국 CBS 간판 프로그램인 ‘60 seconds'와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얘기다.

이른바 무공해 자동차(Zero Emission Vehicle)의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걸고 테슬라 자동차를 창업, 내리 10년에 걸친 적자 행진에도 뚝심 하나로 버틴 그는 2013년 1분기 첫 흑자를 낸 것을 시작으로 제2의 스티브 잡스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성공한 기업가로 우뚝 섰다.

미국 투자매체 마켓워치가 2013년 ‘올해의 CEO'로 선정한 한편, 블룸버그 통신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선정하는 등 그는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전기 자동차는 사실 새로운 상품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꽤나 오래 전에 시장에 등장했지만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다.

스피드가 떨어지고, 모델 사양 선택의 폭이 지극히 제한되는 등 일반 자동차에 비해 약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이 같은 전기 자동차의 단점과 제한을 모두 극복하는 데 과감하게 도전한 최초의 기업이다. 자동차 업계부터 미디어까지 테슬라에 대단한 관심을 보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 테슬라는 어떤 기업

창업자조차 성공 가능성에 크게 기대를 걸지 않았던 테슬라는 지난해 1분기 흑자 달성을 필두로 커다란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2013년 4분기 매출액은 6억1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두 배에 이르는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매출총이익률은 25%에 달했다.

2013년 테슬라 대표 상품인 모델S의 판매 규모는 2만2477대에 달했다. 총 매출액이 20억달러라는 얘기다. 이는 2012년 대비 무려 5배 급증한 수치다.

엘런 머스크 대표는 내년 중국의 판매 규모가 미국과 맞먹는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와 금융시장의 투자자들이 관심을 집중하는 부분은 기가팩토리다. 이를 통해 리튬 이온 배터리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면 생산비를 30%까지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가 2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한편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한 단계 성장 도약을 위한 발판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이미 파나소닉이 투자 의향을 밝히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다만, 투자 유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테슬라의 성장 청사진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테슬라를 내부 상황이 아닌 자동차 업계의 동향 속에서 조명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배기 가스 배출로 인한 공해를 일으키지 않는 이른바 그린카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이미 뜨겁게 달아올랐다.

도요타와 현대차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간판급 기업들이 차세대 자동차 개발에 회사의 명운을 건 승부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 메이저들은 수소 연료 전지가 미래 핵심 기술로 부상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요타는 연료전지 전기자동차(FCEV)의 가능성에 대단한 확신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몇 년 사이 FCEV가 자동차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매년 5000~1만대의 판매 목표까지 세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엘런 머스크 테슬라 CEO는 연료 전지가 곧 폐기될 기술이라고 장담한다. 하지만 FCEV와 테슬라가 사활을 건 전기 자동차 중 어느 쪽이 승자가 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자동차 업계와 투자가들은 도요타와 현대차가 친환경 자동차 생산을 본격화할 경우 테슬라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대형 설비를 갖춘 데다 비용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경쟁력도 테슬라보다 한층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테슬라의 투자자들은 경쟁사들의 행보를 각별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 투자 구루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업계 전문가 가운데 일부는 테슬라의 환경 자동차라는 슬로건 자체의 타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테슬라는 모델S가 유해한 배기 가스를 내뿜지 않는다고 하지만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한 개를 생산하는 데 무려 1만~4만파운드에 달하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이 문제가 소비자들 사이에 크게 부각될 경우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에 대한 환경 친화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는 한편 판매가 꺾일 수도 있다.

제품 가격 역시 테슬라가 풀어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기가팩토리가 완공되고 비용 절감이 본격화되기까지는 가격을 끌어내리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애널리스트 투자의견

◆ 뉴스 & 루머

테슬라가 2013년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세계 최대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설비를 갖춰 제품 가격을 떨어뜨리고, 대중화를 이루는 것 외에 전국에 배터리 충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다수 지역의 강력한 정치적 반기를 무너뜨려야 하는 등 구조적인 난관들이 적지 않다. 기존 자동차 업계 특유의 강성 노조와 딜러망 역시 테슬라가 넘어야 할 벽이다.

이 때문에 테슬라의 주가를 움직이는 뉴스는 이 같은 난관들을 허물어뜨리는 움직임과 관련돼 있다.

2014년 3월 뉴욕주가 테슬라에 제품 직접 판매를 허용한 후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았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직접 판매가 투자자들 사이에 그만한 반향을 일으켰다는 것은 테슬라가 직면한 정치적 벽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하지만 엘런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전략적 비전과 비즈니스 접근 방식이 쉽지 않은 난관을 넘는 데 한 걸음씩 결실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평가다.

미국의 투자 유력 매체 포브스는 테슬라의 성장 및 주가 향방과 관련해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이슈를 네 가지로 요약했다.

먼저,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부품을 확보해 생산하는 방식인 적기(Just In Time) 공급생산 시스템의 구축이다. 이와 함께 직접 판매 채널의 확대와 과급기(Supercharger) 네트워크의 구축,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듈 방식 배터리다.

테슬라의 성공 가능성을 강하게 확신하는 투자자들은 2016년 단 한 번의 충전으로 200~250마일을 주행할 수 있는 자동차를 3만5000달러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급기 네트워크가 갖춰지면 가능하다는 얘기다.

테슬라가 이 정도의 획기적인 이정표에 이르면 연간 판매 대수가 2만~3만대에서 15만대로 급증하며 자동차 업계의 강자로 부상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가총액 기준으로 4배 큰 업계 강자 포드를 제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테슬라는 존재감을 점차 확대해 가고 있다. 2014년 4월 유럽 지역에서 과급기 망을 더욱 확대하는 한편 서비스 센터와 대리점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4년 말이면 유럽 어느 곳에서나 과급기로 배터리를 충전, 테슬라 자동차로 달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엘런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계획이다.

이 밖에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진출에도 테슬라는 야심찬 행보를 취하고 있다. 영국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우편 운전석 모델을 조만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 월가 UP & DOWN

월가 투자은행(IB) 업계가 테슬라를 바라보는 시선의 극명하게 엇갈려 흥미를 끌고 있다.

테슬라 최근 1년 주가 추이

2012년부터 테슬라의 주가가 말 그대로 ‘빵’ 뜨자 자연스럽게 애널리스트의 관심이 집중됐고, 분석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최근 2년 가량 주가 랠리를 못마땅하다는 표정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테슬라의 잠재력을 상당히 높이 평가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테슬라의 대표적인 ‘안티’에 해당한다. 지난 3월18일 ‘현 주가가 터무니없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테슬라를 200달러짜기 종목으로 평가했다. 당시 주가 대비 17% 하락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었다.

한 마디로 테슬라의 전기자동차가 업계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오거나 새로운 소비 시장을 창출할 만큼 대단한 잠재력을 지닌 상품이 아니라는 얘기다.

말하자면, 애플의 아이폰에 필적한 상품으로 보기 힘든 것은 물론이고 냉장고나 세탁기가 처음 선보였을 당시의 반향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혹평이다.

기술주 섹터 내에서 상대적인 밸류에이션으로 보더라도 테슬라가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만큼 매력적인 종목이 아니라는 것이 골드만 삭스의 평가다.

소프트웨어나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 섹터와 비교하면 테슬라는 적정 수준까지 이미 밸류에이션이 오른 상황이고, 클린테크에 비해서는 고평가됐다는 진단이다.

다만, 배터리 대량 생산을 위한 기가팩토리에 대해서는 골드만 삭스 역시 대단한 관심과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테슬라의 제품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강하게 내비친 골드만 삭스는 기가팩토리와 관련, 무척이나 흥미로운 프로젝트라며 흥미를 보였다.

5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추진중인 기가팩토리가 본격 가동되면 테슬라 자동차의 배터리 비용이 상당폭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UBS 역시 테슬라에 대해 보수적인 진단을 내렸다. 이른바 파괴적인 기술이 실질적인 과실을 맺는 과정이 수십년에 걸친 장거리 마라톤에 해당한다는 의견이다.

자동차 업계의 특성상 대규모 고정비용이 발생하는 데다 10년 이내 100만대 판매라는 월가 애널리스트의 장밋빛 전망이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UBS는 테슬라의 투자를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권고하고, ‘중립’ 투자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230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반면 모간 스탠리는 테슬라의 주가가 32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테슬라에 이처럼 높은 점수를 준 것은 전기자동차보다 배터리 부문에서 선도 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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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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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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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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