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업종 경제 판도에 태풍급 지각변동
[뉴스핌=강소영 기자] 알리바바가 19일 상장을 앞두고 미국에서 개최한 투자설명회가 성황리에 진행 중인 가운데, 알리바바의 상장이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미칠 영향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대표 [출처=바이두(百度)] |
1. 중국 최고의 부호 세대 교체= 알리바바가 시가총액 2000억 달러에 상장하고, 향후 특별한 위기에 부딪히지 않는다면 마윈(馬雲)은 중국에서 독보적인 최고의 부호가 될 전망이다. 마윈이 가진 알리바바의 지분은 7.3%, 상장 후 마윈의 자산은 218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즉,마윈은 중국 최고는 물론 조지 소로스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부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윈이 최고 부호에 오르면 중국의 부자 '지형도'에도 변화가 생긴다. 마윈·마화텅(馬化騰)·리옌훙(李彦宏)의 IT대기업의 대표가 중국 최고 부호 1~3위를 차지하고, 왕젠린(王健林)·쭝칭허우(宗慶後) 등 전통 제조업 출신 부호들은 그 이후로 밀리게 된다.
2. 바이두 웃고, 텐센트 울고=알리바바 상장이 경쟁사인 텐센트와 바이두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에 상장한 바이두는 알리바바의 후광을 입어 주가가 오를 전망이지만, 텐센트는 주가가 최대 10%가까이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2분기 알리바바의 모바일플랫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배가 늘어난 24억 5400만 위안(약 4135억 9700만 원)에 달했다. 그 영향으로 같은기간 알리바바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3%가 늘어난 157억 1000만 위안을 기록했고, 순이익도 60%가 증가한 73억 위안으로 늘었다.
모바일플랫폼 강자인 텐센트를 알리바바가 턱밑까지 추격해 들어온 셈이다. 알리바바의 홍콩 증시 상장 실패 후 텐센트가 홍콩에서 IT 황제주의 자리를 지켜왔지만, 여러 지표에서 알리바바의 추월을 허용하면서 그 지위가 흔들리고 있어 주가가 큰 폭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바이두는 알리바바 상장의 수혜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두는 우수한 실적에도 월스트리트에서 줄곧 다소 저평가를 받아왔지만, 알리바바가 상륙한 후 바이두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져 주가가 10% 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3. 미 상장 중국 종목 '위태위태'=바이두를 제외한 'N주(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주식)'는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 업체로 알리바바의 영업능력은 징둥상청(京東商城)·웨이핀후이(唯品會) 등 미국에 먼저 상륙한 경쟁업체를 압도한다.
올해 6월 30일 기준, 알리바바의 상품판매 매출은 2960억 달러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매출의 80%를 차지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지존'인 알리바바의 미국 입성은 이미 미국 증시에서 높은 주가를 형성한 웨이핀후이 등 경쟁업체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4. 미국 IPO 시장 자극=월스트리트저널(WSJ) IT 전문 온라인매체 올씽디지털(All Thing Digital)의 칼럼니스트 카라 스위셔(Kara Swisher)는 올해 5월 자신의 블로그에 알리바바의 상장이 미국 실리콘 밸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알리바바의 상장이 최근 시들해진 미국의 IPO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알리바바의 상장으로 DST글로벌, 실버레이크 등 실리콘밸리의 상당수 투자자가 돈방석에 앉게 되면 IT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실리콘밸리 전반에 퍼지면서 최근 주가 하락으로 연이어 연기되고 있는 IT기업의 IPO가 되살아 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5. 중국 항저우 '벼락 부자촌', IT창업붐 재연=알리바바가 상장에 성공하면 본사가 위치한 중국 항저우(杭州)는 '벼락 부자촌' 될 전망이다. 알리바바의 창업 파트너 28명은 물론 상당수 직원이 스톡옵션으로 '벼락부자' 탄생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 직원이 알리바바의 스톡옵션을 확보하기 위해선 회사 내규에 따라 엄격하고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한다. 스톡옵션을 받았다 해도 바로 현금화할 수도 없다.
그러나 적지 않은 직원이 상장으로 큰돈을 손에 쥐게 되면, 이를 기반으로 알리바바를 떠나 회사를 차려 독립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알리바바의 성공이 중국 사회에 IT창업 열풍을 재점화할 가능성도 크다.
6. 2014년 11월 알리바바 매출 500억 위안 돌파=매년 11월 11일은 중국의 '독신자의 날(光棍節)'로, 알리바바는 이날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벌인다. 이날 알리바바 산하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닷컴은 큰 폭의 할인행사를 벌이는데, 매년 놀라운 매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알리바바 상장이 큰 화제가 되면서 독신자의 날 타오바오닷컴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독신자의 날 타오바오닷컴의 일일 매출이 500억 위안(약 8조 4500억 원)을 쉽게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7. 국내외 전자상거래 업체 상장 연기=중국의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상청은 올해 상반기 미국 상장을 서둘렀다. 알리바바의 상장 전에 IPO를 마무리 하기위해서다. 관련 업계는 아직 상장을 마무리 하지 못한 기업들이 알리바바의 상장으로 IPO를 연기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의 투자자금이 알리바바로 몰리면, 알리바바보다 약체로 여겨지는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가 상장을 추진하기 힘들게 되기 때문이다.
8. 中제조,소매업 전자상거래 진출 가속화=알리바바의 세력 확장은 다른 업종 기업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완다(萬達)도 최근 텐센트,바이두와 함께 O2O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중국의 가전제품 온라인 판매 전문 업체 궈메이(國美)는 가전 오프라인 유통 공룡인 쑤닝(蘇寧)을 올해안헤 추월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앞으로 전통 소매,제조업의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9. 기업사냥꾼 알리바바의 '사냥감'에 자금 집중=알리바바는 IPO를 앞둔 올해에도 기업 지분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는 특히 문화, 엔터테인먼트, 물류와 빅데이터 관련 기업에 큰 관심을 두고 있어, 증시 등 시장에서는 알리바바가 인수할만한 종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 전자상거래 관련 분야 '대목맞이'=전자상거래 발전은 금융, 물류, 단말기 등 각종 산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알리바바는 일찍이 단순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벗어나 모바일인터넷 환경을 기반으로 한 소비와 생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알리바바의 영향력은 각종 분야로 뻗어 나가고 있다. 특히 결제, 물류, 클라우드 등 기술분야는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업종으로 꼽힌다.
알리바바 상장으로 타격이 예상되는 텐센트가 반격에 나서면 두 '공룡'의 경쟁으로 인해 중국에선 관련 산업의 발전이 더욱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