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예심 청구, 9월 코스피 상장 …공모가 '관심'
[뉴스핌=정경환 기자] 국내 대표 방산기업 LIG넥스원 상장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KAI)를 잇는 방산 대어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6월 초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 9월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9월까지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일정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늦어도 내년 하반기까지 상장해야
앞서 LIG넥스원은 2012년 상장을 추진했으나 오너가인 구자원 회장과 구본상 부회장이 기업어음(CP) 사기 발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연기한 바 있다.
이번 상장은 LIG넥스원이 지난 2013년 투자자를 유치하며 약속한 사안이다. 앞서 LIG는 2013년 LIG건설 부실로 인한 유동성 위기로 LIG넥스원 지분 49%를 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4200억원을 받고 매각한 바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2013년 투자 유치 당시, 2016년 하반기까지 상장을 완료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올 들어 증시가 활황세를 띠면서 상장 추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상장주간사는 지난해 8월 일찌감치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으로 선정했다. 내부적으로는 우리사주조합의 동의 절차도 별 무리없이 진행 중이다.
◆ 공모가 산정 난제…비교 대상 없어 고심 중
LIG넥스원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공모가 수준에 모아진다. LIG넥스원은 정밀유도무기, 레이다 등 제조업체로 지난해 매출 1조4000억원, 영업이익 720억원, 순이익 50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사업분야가 겹치는 상장사가 딱히 없고, 최근 방산업체의 실적도 좋지 않아 공모가 산정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나마 방산업체로서 이익을 내고 있는 한국항공우주를 비교 대상으로 꼽을 수 있다. 다른 방산업체인 현대로템, 삼성테크윈, (주)한화 등은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 주가수익비율(PER)이 마이너스(-)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로템, 삼성테크윈, 한화 등이 순손실이라 LIG넥스원 측이 공모가 산정에서 고민이 깊은 걸로 안다"면서 "다만, 삼성테크윈이나 한화 등이 방산사업에서 선방해 손실을 줄인 것으로 알려진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한국항공우주의 PER은 60배다. 이를 적용할 경우, LIG넥스원의 시가총액은 3조360억원이다. 이를 발행주식 총수 2000만주로 나누면 주당 가격은 15만1800원이 된다.
공모가 산정 시 PER보다는 사용 빈도가 떨어지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로 추정했을 때는 주당 가격이 1만7905원이다.
15만1800원과 1만7905원은 모두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에 시장은 과거 LIG의 지분 매각 당시 가격을 눈여겨 보고 있다. 2013년 49% 지분 매각 때 주당 가격을 따져 보면 약 4만2800원이다. 이에 따라 LIG넥스원 공모가가 적어도 그보다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15만원, 1만원 모두 가능성이 없다"면서 "지분 매각 가격이나 해외 동종업체 사례 등 다각도로 값을 뽑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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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성장성은 제2의 카이?
그렇다면, LIG넥스원의 상장 후는 어떨까? 상장을 준비 중인 지금 시점에선 한국항공우주와 같은 성장 스토리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한국항공우주 국내 유일의 항공기 체계종합 및 제작업체로서 2011년 6월 30일 상장, 당시 공모가는 1만5500원이었다. 이후 한국항공우주는 순이익이 2011년 732억에서 매년 늘어 지난해 1111억원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주가도 그에 따라 날아 오르며 지난 26일 종가 기준 71300원으로 공모가 대비 360% 급증했다.
하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다. 한국항공우주와 같은 장밋빛 미래만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 유일의 전차개발 및 생산업체인 현대로템은 2013년 10월 30일 상장했다. 공모가가 2만3000원이었으나, 현재 주가는 1만9600원으로 오히려 14.8% 떨어졌다. 이 기간 현대로템은 순이익이 2013년 1216억원에서 지난해 -15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방산업이란 게 기본적으로 국가로부터 일정 수준의 마진은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 사업적으로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LIG넥스원이 좋은 회사인 건 분명하나, 방산 외에도 사업 범위가 넓은 한국항공우주보다는 성장성 측면에서 조금 못하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