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대한민국, 틀을 바꾸자' 대토론회…"성장의 패러다임을 바꾸자"
[뉴스핌=김지유 기자] 주주 중심 자본주의가 아닌 이해관계자 중심 자본주의로 가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광복 70년 대한민국, 틀을 바꾸자' 대토론회에서 한국자본주의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이해관계자 중심 자본주의로 가야 한다"며 "한국자본주의가 지속가능한 성장과 안정된 분배 및 고용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관계자 중심 자본주의는 채권단, 고객, 사회, 직원 등의 이해를 반영하는 것으로 독일 등 유럽의 방식이다. 주주 중심 자본주의는 주주 가치 극대화를 경영의 중심에 두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형태로 보통 영국과 미국의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영미식 주주 중심 자본주의가 급속히 들어옴에 따라 투자보다는 배당을 중시하는 성향이 생긴 게 저성장 성향을 낳은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의결권과 배당권을 주식 보유 기간에 비례하게 해 과도한 주주자본주의를 견제해야 한다"며 "이렇게 할 경우 추가적 경영권 보호 장치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및 단기투기자본 규제 및 과세강화로 위기 방지형 거시금융체제를 완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소득주도 성장은 배당주도가 아니라 투자에 따른 고용창출과 임금주도가 정답"이라면서 "보다 확실한 소득주도 성장은 환율 절상 용인으로 실질임금 인상 및 물가안정 효과로 내수진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의화 국회의장이 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한반도선진화재단·좋은정책포럼·미래전략자문위원회 주최 '광복 70년 대한민국, 틀을 바꾸자'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출처 = 뉴시스> |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분권사회'에 대해 소개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에서의 정부역할을 제안했다. 분권사회는 권한이 분산돼 있고 각자가 그 권한을 자유롭게 행사하는 사회로 공식적이고 투명한 논의과정을 거쳐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분권화된 사회가 아니라 위에서 다 결정해서 내려보내는 사회"라며 "분권화되지 않아서 개별주체가 무엇을 해야 할지 허둥지둥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은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관계 ▲정부와 타 공공부문의 관계 ▲정부와 민간과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고 진단하고 "(분권이 잘 안될 경우)개별주체의 창의성이 떨어지게 된다"고 평가했다.
김진영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불평등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향후 불평등이 성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복지제도는 증세 비용을 수반한다는 사실도 무시해서는 안된다"며 "증세는 국고로 들어가는 이상으로 납세자의 주머니에서 빼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불평등의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합리적 복지제도를 모색해야 한다.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경제학 교수 출신인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경제의 현 상황에 대해 "단기적인 금융위기는 극복하면 괜찮은데 잃어버린 20년이 될까봐 걱정을 많이 한다"며 "과연 성장할 수 있을까, 개개인으로는 나에게 기회가 있을까가 고민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보수진영에서 생각해야될 것은 경제민주화의 중요성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제활성화와 경제민주화는 배치되는 개념이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성장을 위해서는 창조경제라는 박근혜정부의 방향에는 동의한다"면서 "문제는 창조경제가 어떻게 가능한가라고 했을 때 저는 생태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창조경제가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것이 권역별로 센터를 세우는 수준을 벗어나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현정부에서 반드시 해야 한다"며 "그 성과가 현정부에서 볼 수 없을지 몰라도 거기에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대토론회는 미래전략자문위원회·한반도선진화재단·좋은정책포럼이 주최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과거의 패러다임으로는 더 이상 우리의 여러 문제, 과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며 "거시적 전망, 체계적 전략 등을 통해 국가 백년대계를 세워야 하고 대한민국의 틀을 바꿔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