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식 사장 지난 14일 임기 만료..한 달 넘게 대행 체제
해외 대형 프로젝트 차질 불가피..선임 후에도 후폭풍 클 듯
[뉴스핌=이동훈 기자] 대우건설 차기 사장 선임이 ‘낙하선’ 논란에 파행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 위원들 간 이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사장 공백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감도 크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20일 최종 사장 후보 선임 실패로 한 달 넘는 사장 공백기가 이어지게 됐다.
박영식 현 사장은 임기가 지난 14일 끝났지만 차기 사장이 선임되지 않아 사장 직을 이어가고 있다. 사추위는 지난달부터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해 공모, 재공모에 나섰지만 최종 결정단계에서 모두 중단됐다. 사추위원 간 견해차가 커 이른 시일 안에 사장 선임을 위한 회의가 열리기 어렵다.
게다가 최종 한 명을 뽑아도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야 해 사장 공백 상황은 적어도 한 달 넘게 이어진다. 당초 내달 초 주총을 열 예정이었으나 이번 파행으로 이 시기도 더욱 늦어질 전망이다.
대우건설 광화문 사옥 모습 <사진=뉴스핌DB> |
차기 사장을 선정하기 전까지는 박영식 사장이 대우건설을 이끌어간다. 하지만 임기가 만료된 상황에서 중요 사안을 결정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처럼 대우건설 사장 선임이 파행으로 치달은 이유는 낙하선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사추위는 지난 12일 30여명의 후보자 중 박영식 사장을 비롯해 강승구 전 푸르지오서비스 사장,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 원일우 전 금호건설 사장, 조응수 전 대우건설 부사장 등 5명을 압축 후보로 선정했다.
14일에는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과 조응수 전 대우건설 부사장이 최종 후보로 뽑았다. 이 과정에서 박창민 상임고문이 차기 사장에 유력하다는 소문이 퍼지자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다. 사추위원 평가에서 박창민 고문의 평점이 다른 경쟁자보다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중진 의원들이 박 고문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얘기도 퍼졌다.
대우건설 사추위원은 5명으로 이뤄져 있다. 대우건설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전영삼 부행장, 오진교 사모펀드실장과 대우건설 사외이사인 권순직 전 동아일보 주필, 박간 해관재단 이사(전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 지홍기 전 영남대 교수 등이다.
업계에선 이중 산업은행측 사추위원은 사장 후보로 박 고문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대우건설 사외이사 3명은 박 고문이 사장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향후 사장 선임절차는 앞서 뽑은 5명 후보를 대상으로 재개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원점에서 사장 공모를 시작하기엔 시간이 많지 않다. 박창민 상임고문과 조응수 전 부사장을 대상으로 최종 심사를 하기에도 낙하산 논란때문에 부담이 크다.
대우건설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 내부에서 노조를 중심으로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을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최대주주인 산업은행도 고민이 큰 상태”라며 “최종 2명 중 한 명을 가리기엔 부담이 커 5명 후보군으로 면접과 프리젠테이션을 거쳐 신임 사장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추위원 한 명은 “현재로썬 사추위 이사회 일정 및 후보군 확대 등에 관해 결정된 게 없다 ”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