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 자본이 하루 새 유럽 명문 축구 구단 3곳을 인수하며 글로벌 스포츠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중국 현지 업계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지난 5일 하루동안 이탈리아의 세계적 명문구단 AC밀란, 영국 프리미어 리그 웨스트브롬위치, 프랑스 AJ옥세르 3개 구단을 인수했다.
이날 화제는 단연 AC밀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 일가가 주인인 핀인베스트는 5일 성명을 내고 AC밀란 지분 99.93%를 중국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예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측이 산정한 AC밀란의 가치는 총 7억4000만유로. AC밀란은 축구광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1986년 인수한 뒤 리그 우승 8차례와 유러피언컵 5차례를 포함해 모두 28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린 유럽을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다.
세계 최정상급 구단을 중국 자본이 완전히 장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이번 인수를 통해 밀라노에 기반을 둔 양대 명문 축구단이 모두 중국 자본에 넘어가게 됐다. 중국의 가전유통기업 쑤닝(蘇寧)은 지난 6월 AC밀란과 함께 밀라노에 적을 두고 있는 인터밀란의 지분 70%를 2억7000만유로에 인수한 바 있다.
위안화 <사진=블룸버그> |
같은날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명문구단이자 우리나라 김두현 선수가 활약했던 웨스트브롬위치도 중국 자본의 손에 넘어갔다. 웨스트브롬위치는 구단 측이 보유한 지분 전량(전체 지분의 88%)을 중국의 스포츠전문 투자 기업 윈이궈카이(雲毅國凱)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양 측은 현재 지분 매각 계약을 마무리 짓고 영국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웨스트브롬위치는 순수 중국 본토 자본이 인수한 첫 프리미어리그 클럽으로 기록됐다. 웨스트브롬위치는 지난 1878년 창설된 축구팀으로 지난 2010/2011시즌부터 7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항저우일보는 “프리미어리그는 독일,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국가 리그에 비해 중국 자본의 투자가 더디게 이뤄지고 있었다”며 “이번 인수를 기점으로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중국 자본의 공습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한 이날 베이징 기반의 물류 포장전문 기업 아오루이진(奧瑞金) 역시 프랑스 프로축구 2부리그에 소속된 AJ 옥세르의 지분 59.95%를 700만유로에 인수, 유럽축구 투자 행렬에 동참했다. AJ옥세르는 지난 2010~2011년 우리나라의 정조국 선수가 입단하며 국내 축구팬들에도 잘 알려져 있다.
중국 자본의 이 같은 해외축구 투자 붐에 대해 중국 펑파이신문은 업계 전문가를 인용 “스포츠 시장이 초고속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축구 구단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며 “그러나 국내에서 양질의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한 자본의 시선이 해외로 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자본이 지난 2014년 이후 인수하거나 투자한 해외 유명 축구구단은 총 14곳이다. 이중 중국기업이 최대주주인 구단은 12개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