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제한기간 연장 및 1순위·재당첨 제한 등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
비수도권 물량 많은 중견 건설사들이 더 걱정..전체적 분양열기 꺾일 듯
[뉴스핌=이동훈 기자] 과열된 신규주택 분양시장 열기를 막기 위해 정부가 안정화 대책을 내놓자 건설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분양시장 규제가 투자열기 위축뿐 아니라 미분양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서다. 해외 수주가 부진한 상황에서 국내 주택경기마저 꺾이면 건설사들의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이날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관리방안’에선 신규주택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지역에 따라 1년 또는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로 조정했다. 청약 1순위와 재당첨 기준도 강화했다.
이와 함께 계약금은 전체 분양가의 10%로 높이고, 2순위에도 청약 통장이 필요하도록 했다. 이같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신규 분양시장의 열기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권전매와 재당첨 기준 강화로 투자수요가 대거 분양시장에서 이탈할 것으로 점쳐져서다.
대우건설 주택사업부 관계자는 “분양 아파트의 청약률, 계약률 등이 나빠지면 내년 분양 일정을 다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내수경기에서 부동산 등 건설투자의 기여도가 상당히 큰데 이번 대책으로 내수 경기가 꺾이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분양시장의 열기가 꺾여 미분양이 쌓이면 분양 일정을 조절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건설사 입장에선 사업이 지체돼 발생하는 금융 비용보다 미분양이 대거 발생해 떠안는 추가 비용이 더 부담이다. 마케팅 비용도 늘고 최악의 경우에는 할인분양도 감수해야 한다.
정부가 3일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내놓자 분양시장 열기가 한 풀 꺾일 것이란 전망에 건설사들이 긴장하고 있다.<사진=이동훈기자> |
정부의 이번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방안’은 대형 건설사보다 중견 건설사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 지역별 양극화가 불가피한데 상대적으로 비인기 지역인 지방의 분양 물량이 많아서다. 청약 통장을 사용하는 게 신중해질 수밖에 없어 실수요자들이 비인기 지역은 외면하고 인기 지역으로만 쏠릴 공산이 크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비수도권 분양의 경우는 계약자 중 상당수가 투자 수요로 채워졌는데 이번 대책으로 지방 사업장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전반적으로 청약 열기가 한풀 꺾여 미분양이 늘어나는 분위기가 짙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요자도 청약통장을 사용하는 게 신중해져 검증된 인기 지역으로만 청약 통장이 몰리는 쏠림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전매기간 연장 및 청약 1순위, 재당첨 제한 등을 시행하는 만큼 기존 청약 경쟁률보다 평균 30~40%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비수도권과 지방의 분양 예정 물량은 시장 상황을 지켜본 후 분양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경기도 과천이 가장 강한 규제를 적용받지만 실수요자가 많아 규제에 대한 충격이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있다.
현대건설 조현욱 건축사업본부 부장은 “전매제한 강화로 투자수요가 많이 줄겠지만 강남권으로 이주하려는 실수요가 워낙 많아 청약 접수가 미달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청약 열기가 전체적으로 하락해 당분간 주택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전매제한 기간 연장은 이날 입주자 모집 공고를 발표한 주택부터 적용한다. 1순위·재당첨 제한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내달 중순에 시행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