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25일 용산공원 조성계획 추진상황 설명회 개최
[뉴스핌=김승현 기자] 서울 용산공원이 미군 기지 이전 후 새 건물을 짓지 않고 조성된다. 민족성, 역사상, 문화성이라는 기본 이념과 생태공원이라는 계획 취지를 고려해서다.
국민 의견을 수렴해 보존·활용 가치가 높은 기존 건물 활용방안을 다시 마련한다. 오는 2027년 완공이라는 목표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한 계획을 수립한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25일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의 ‘용산공원 조성계획 추진상황 설명회’를 열었다.
용산기지 전경(경계선 표시) <사진=국토부> |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에서 밝힌 ‘2027년 공원조성 완료’ 목표를 고집하지 않고 최대한 유연하게 운영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일정상의 2027년 조성완료는 ‘완성’이라는 의미보다는 공원의 기본적인 틀과 토대를 마련한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내부 내용물은 수 세대에 걸쳐 계속해서 채워나가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계획은 ‘자연지형 회복’과 ‘역사유적 보존’이라는 기본목표 아래 정확한 현장조사가 필요한 곳은 설계안 확정을 최대한 지양한다.
부지 출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18차례의 현장조사를 통해 지형, 수목, 기존 건축물 등 조사결과를 계획수립 과정에 최대한 반영했다. 오는 2017년 미군기지 평택이전이 완료되면 그동안 조사가 어려웠던 토양, 지하시설, 건물내부 등에 대한 세부조사를 추가로 실시해 조성계획을 보완한다.
용산공원 부지에 새 건물을 짓지 않는다. 지난 4월 열린 공청회에서 기존 1200여동 건축물 중 보존이 필요한 일부 건축물 80여 동을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8개 시설물 활용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민족성, 역사성, 문화성이라는 공원 기본이념에 충실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신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보존 및 활용가치가 높은 기존 건물에 대해서도 활용방안을 전면 재검토한다. 오랜 시간을 두고 전문가 검토, 관계기관 협의, 국민적 공감대를 거쳐 활용여부를 신중히 판단해나갈 것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공원 주변 주민과 일반 국민이 공원 조성계획 수립과정에 참여하는 국민참여단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내년 상반기에 선발해 운영한다. 공식 심의기구인 용산공원조성추진위에 분야별 소위원회를 구성해 용산공원특별법의 기본이념이 계획에 충실히 반영되도록 한다.
공론의 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역사, 조경, 건축, 도시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용산부지의 인문사회학적 함의, 생태와 역사의 조화 등을 주제로 한 심층 토론회를 정례화한다. 논의 결과는 홈페이지 공개, 조성계획 반영, 백서 발간으로 활용한다.
다양한 현안에 대해 서울시‧국방부‧문화재청 등 주요 관계기관과 실무협의를 강화한다. 이번에 전시한 공원모형(5m×3.5m)과 전시패널도 지자체와 협의해 용산기지 주변 철도·지하철역에 전시한다.
용산공원 녹지축 회복 후 박물관에서의 전경 <사진=국토부> |
지난 24일 열린 제15차 용산공원조성추진위는 공원계획의 핵심인 주변부 도시계획과의 연계와 남산·한강과의 녹지축 연결을 위해 서울시와의 협업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또 국립중앙박물관과 전쟁기념관이 용산공원과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할 것도 지적했다.
이밖에 이 날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는 용산공원 조성계획 수립을 이끌어온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 조경가인 아드리안 구즈(Adriaan Geuze) West8 대표와 우리나라 대표적 건축가인 승효상 이로재건축사사무소 대표의 특별대담이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아드리안 West8 대표는 100년 넘게 일본군과 미군의 군사기지로 사용되며 훼손된 용산의 자연지형을 회복하고 남산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녹지축을 복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병기창, 위수병원, 총독관저 등 일본군 부대시설의 터로 추정되는 부지를 ‘마당’이라는 한국적 플랫폼으로 재해석해 다양한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승효상 이로재건축사사무소 대표는 “2017년 미군이 퇴거하면 그동안 보안문제로 조사하지 못했던 지하벙커, 유류저장고과 같은 지하 시설물 현황을 조성계획에 추가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지하공간은 건축적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곳으로 이를 리모델링해 활용할 수 있다면 공원부지의 생태성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공간에 대한 다양한 수요를 담아내는 묘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