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우선협상자 선정했지만 협상 시작도 못해
유니버설 유치 못하면 수익성 악화로 사업중단 우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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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승현 기자] 한국수자원공사의 최대 개발사업인 경기 화성 ‘송산 그린시티’ 개발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업 성공의 최대 관건인 유니버셜스튜디오 유치를 위한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땅 주인인 수공이 유치를 선언한 만큼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만들지 못하면 송산그린시티 사업은 수익성 악화로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그 배경에는 수공이 지난해 12월 이 사업을 시행할 우선협상대상자로 USK컨소시엄을 선정,발표했지만 1년이 넘도록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 있다. 지금까지 사업 책임과 의무사항, 운영방안과 주요 사항에 대해 전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송산그린시티 전체 부지 가운데 여의도 넓이 4.7배(13.7㎢)에 이르는 공룡알 화석지도 개발 효과를 낮춘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산 그린시티 위치도 <사진=수공> |
23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수공은 현재 송산그린시티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USK(Universal Studios Korea)컨소시엄과 사업협약에 대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중요 사안에 대해 협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수공 관계자는 “40개 조항 중 36개 조항에 대해서는 협의가 이뤄졌지만 사업책임, 의무사항, SPC설립, 운영방안과 같은 주요 사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다만 땅값은 현행법에 의해 협상 부분이 아니며 6474억원 수준에서 결정됐다”고 말했다.
수공은 지난해 12월 말 USK컨소시엄을 국제테마파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컨소시엄은 중국 국영 최대 건설사인 ‘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CSCEC)’와 중국 국영 최대 여행사인‘ 홍콩중국여행유한공사(CTS)’를 비롯해 대우건설, 도화엔지니어링, USKPH, 국책은행, 경기도, 수공 등으로 구성됐다.
수공의 계획에 따르면 우선협상자인 USK컨소시엄이 사업시행자로 지정되면 수공과 USK컨소시엄은 이 사업을 시행할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다. 이 SPC가 수공과 토지 공급계약 후 미국 NBC유니버설 산하 유니버설 파크&리조트(UPR)와 유니버셜스튜디오 유치 협상을 해야한다.
그러나 사업의 첫 발인 수공과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상이 사업 추진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이후 1년째 지지부진하다보니 후속 절차는 언제 시작할지조차 예상 못하는 상황이다. 수공은 당초 올해 말 유니버셜스튜디오 공사의 ‘첫 삽’을 뜨고 오는 2020년 완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니버셜스튜디오가 포함된 국제테마파크 사업예정지는 화성시 신외동 일대 총 421만6000㎡(여의도 면적의 1.45배)다. 총 개발비는 4조9641억원이다. 테마파크·워터파크 등(112만3000㎡, 개발비 2조8533억원), 호텔·콘도·리테일 등(75만7000㎡, 1조1254억원), 골프장(101만7000㎡, 794억원), 단독·공동주거시설(30만5000㎡, 9060억원), 기타 공공시설 등(101만4000㎡)을 함께 짓는다.
하지만 유니버셜스튜디오 유치 계획은 지난 1월 미국 본사 측이 수공과의 협의 사실을 부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NBC유니버설 산하 유니버설 파크&리조트(UPR)는 지난해 마지막 날(현지시간) 한 매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우리는 수자원공사와 어떠한 사업적 관계도 맺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한국에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조성하기 위한 기회를 갖고자 계속 노력하고 있지만 수공과 계약을 하거나 구체적인 협의를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공은 유니버설 스튜디오 도입은 USK컨소시엄 사업계획서에 포함돼 이를 우선협상대상자 사업 내용이라고 소개한 것이라고 공식 해명했다. 수공은 UPR과 직접적인 협상 대상자가 아니며 USK컨소시엄이 제출한 제안서에 ‘논의 진행 의지’가 담긴 의향서가 포함됐다는 의미다.
수공의 협상 자세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사업 계획을 마치 확정된 사안인 것처럼 발표해 UPR의 콧대만 높여줬다는 것. 실제 미국 UPR본사는 수공의 유치계획 발표 이후 1년이 지나도록 사업 허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애를 태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공의 어설픈 발표에 따라 유니버셜 스튜디오 유치는 돼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이 아니라 이제 송산그린시티의 성공 관건이 돼버렸다"며 "수공이 '카드'를 먼저 보이는 실수를 한 탓에 조금이라도 로열티를 높게 받으려는 UPR과의 협상은 시작부터 진 셈"이라고 말했다.
송산 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 조감도 <사진=수공> |
유니버셜 테마파크는 송산그린시티 동측 단지 왼쪽에 들어설 예정이다.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동쪽 지구 개발이 끝나면 남측 산업단지 기반공사를 시작해 내년 하반기에 이 지역 토지를 공급한다. 가장 넓은 서쪽 부지는 빠르면 오는 2019년부터 개발에 착수한다.
송산 그린시티 사업지 중앙에 자리한 공룡알 화석지도 개발 효과의 변수다. 공룡알 화석지는 지난 1999년 송산면 고정리 일대에서 시화호 간척지 육지화에 따른 생태계와 지질 변화에 관한 기초조사를 벌이던 중 발견됐다.
규모가 1322만㎡(약 400만평)에 달해 송산 그린시티 부지를 완전히 동서로 갈라놓고 있다. 유니버셜스튜디오 예정부지 왼쪽에 붙어있다. 개발계획도 공룡알 화석지를 중심으로 동측, 남측, 서측으로 나뉘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앙에 자리한 공룡알 화석지가 워낙 넓은 탓에 송산 그린시티 개발 효과가 집중되지 못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까지 조사된 12개 지점에서 둥지 30여개에서 공룡알 200여개가 발견됐다. 정밀조사가 이뤄지면 더 많은 화석이 발견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산그린시티는 경기 화성시 송산면, 남양동 일원 5558만㎡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지난 2007년 사업지구로 지정돼 오는 2030년까지 조성된다. 총 사업비는 8조8812억원이다. 사업부지 규모, 총 사업비, 사업기간 등 수공이 만드는 수변도시 중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이다. 지난해 동측 공동주택 용지는 ‘완판’됐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