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브레이커 실패후 등판, 주식등록제 미루고 IPO에 주력
[뉴스핌=백진규 기자] 류스위(劉士余)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 취임 1년을 맞아 중권업계에서는 류 주석이 엄격한 관리와 실용적 개혁조치를 통해 증시의 안정 성장 기반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류 주석은 지난해 2월 20일 샤오강(肖剛) 전 증감회 주석이 시장 부진 및 서킷브레이크 제도 시행 혼선으로 경질된 뒤 바톤을 이어받았다. 당시 상하이지수는 연초 대비 20.4%나 하락한 상황이었고 시장엔 불안감이 팽배했다.
그는 엄격한 시장관리를 내세워 혼란을 최소화하고 때로는 직설적인 표현으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동시에 선강퉁 시행 및 지속적인 IPO 확대로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일선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취임 후 1년간 상하이주가지수도 12.5% 상승했다.
◆ 투자자 보호하는 원칙주의자
지난해 2월 취임한 류 주석은 ‘투자자의 합법적 권리 보장’, ‘법률준수’등을 강조하면서 원칙주의자로 행동했다. 주가가 폭락한 상황에서 우선 시장 규율을 재정비 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그는 당시 기대감을 모았던 주식발행등록제에 대해 시행 보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전략신흥판 출범 역시 잠정 연기하면서 시장 안정에 주력했다.
류스위 증감회 주석 <사진=바이두(百度)> |
류 주석은 취임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신임 주석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는 엄격한 관리감독이다. 엄격한 감독만이 개혁 성공을 이끌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시행한 강제상장폐지는 그의 엄격한 관리감독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특별관리종목(ST)이던 보위안투자(博元投資)가 중요정보공시 위반으로 중국 A주 시장에서 퇴출된 것. 이로써 보위안은 중국 증시 개장 25년만에 공시위반으로 상장 폐지된 첫 회사가 됐다.
또한 지난해 7월엔 제무재표 조작으로 실적을 부풀린 흔태전기(欣泰電氣)의 거래중지를 발표했다. 분식회계로 인한 거래중지는 흔태전기가 처음으로, 감독당국의 회계부정 처벌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보험사들의 쥐파이(특정 지분 대량 매입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매도하는 전략)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맞섰다. 그는 ‘야만적’, ‘강도’ 등 원색적인 단어를 통해 보험사들의 대규모 주식 매집행위를 비난했다. 결국 중국 증권시장은 보험사들의 투자 위축에 따라 하루 만에 4%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투자안정성 유지 및 과도한 레버리지 방지를 위해 보감회와 함께 쥐파이 보험사들을 지속적으로 압박했다. 소수의 투자자들을 위해 보험자금이 이용되고,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는 지난 10일 전국증권선물공작감독회의에서도 직설적인 경고를 이어갔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의 피를 빨아먹는 ‘자본 악어’를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증감회 주석 중 류스위처럼 직설적인 단어를 선택한 사람은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증권사 임원은 “류 주석은 일반 관료들처럼 수식어나 장황한 말을 하지 않았다. 말은 담백하고 지시하는 방향이 명확했다”고 밝혔다.
◆ 시장발전 이끄는 개혁가
류 주석이 엄격한 시장관리에만 치중한 것은 아니다. 그는 주식발행등록제를 연기하면서도 시장 활성화를 위해 IPO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 10일 “향후 2~3년 내에 정체된 IPO 문제를 해결하고 주식발행등록제 시행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우량 상장사들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며 지속적인 IPO 없이는 기업 자금난 해결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류스위 취임 후 IPO도 급격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2016년 한해 IPO 기업 수는 280개로, 역대 연도별 A주 IPO 종목 수 3위에 해당한다. 또한 올해 2월 10일까지 IPO에 성공한 기업은 이미 46개에 달한다.
둥덩신(董登新) 우한대학교 금융증권연구소장은 “류 주석이 주식발행등록제 시행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관련 조치를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에 없던 일선 현장 감독 강화 역시 류 주석의 업적 중 하나다. 기존 증감회는 주로 보고자료에 의존한 사후감독 역할에 치중해 왔다. 하지만 류 주석은 감독 능력 강화를 위해서는 현장에서부터 사고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상하이지수도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는 지난해 연초 대비 상하이지수가 20.4%나 하락한 상황에서 증감회 주석에 올랐고, 1년간 상하이지수는 12.5%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