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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이낙연 국무총리 "혁신정책, 갈등 예방대책도 수립"

기사입력 : 2017년07월20일 14:00

최종수정 : 2017년08월24일 10:48

쉴새없이 현장 찾아다니며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
"北문제, 대단히 고통스럽지만 지혜로운 전략 필요"

[대담=뉴스핌 이영태 정경부장, 정리=오승주 선임기자(부장)]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5월 30일 취임 이후 쉴새없이 ‘현장’을 누볐다. 봄철 가뭄부터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평창동계올림픽, 녹조, 군부대, 일자리 창출, 시골장터 등 숱한 현장을 다니며 문제점을 직접 눈으로 파악하고 귀로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이 같은 ‘현장중심 소통’은 단지 총리에 임명됐다고 처음 반짝하는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다. 그는 전남도지사 시절에도 늘 현장을 돌아다니며 문제점을 찾았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도입한 100원 택시와 공공산후조리원 등은 현장을 돌아다니지 않으면 찾아낼 수 없는 정책으로 꼽힌다. 100원 택시는 오지에 거주하는 시골 주민들이 택시를 부를 때 100원만 내고 이용하도록 한 제도로 도민의 호응을 받았다. 공공산후조리원은 소외계층과 농촌지역 여성들에 대한 산후조리에 큰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뉴스핌이 월간안다 창간 1주년 인터뷰를 위해 정부서울청사 접견실에서 만났을 때 이 총리는 땡볕에 그을린 얼굴로 나타났다. ‘국정 2인자라는 국무총리도 만만치 않은 자리’임을 새삼 느끼게 했다. 

이 총리는 이영태 정경부장과의 대담에서 현장 방문을 통해 느끼고 체험한 한국사회의 실상과 정책의 개선점은 물론 남북관계와 일자리 창출 등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을 이끌 국무총리로서 갖는 부담감 등을 부드럽지만 단호한 말투로 담담히 풀어나갔다.

다음은 7월 초 서면인터뷰와 대면인터뷰를 통해 이뤄진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

- 취임하자마자 가뭄과 조류독감 대책 등으로 눈코 뜰 새없이 바쁜 일정을 보냈다. 4선 국회의원과 전남지사 등을 역임했는데, 국무총리에 임명된 이후 앞선 직책과 비교해보면 어떤 점이 가장 어렵고 힘든가?

▲ 국회의원 시절에는 평일은 국회, 주말에는 지역 곳곳을 다녔다. 전남도지사 때는 반대로 평일에는 지역에서 근무를 하고 주말이 되면 서울의 국회나 중앙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지역 현안을 설명하러 다녔다. 그때나 지금이나 일정이 빠듯한 것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많은 국민들이 바라보는데다, 문재인 정부에 거는 기대가 커 책임이 무겁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부족한 역량이 그런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항상 낮은 자세로 국민과 늘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있는 내각을 이끌고자 노력하고 있다.

- 국무총리 취임 이후 업무와 현장 방문 등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와 한국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라고 느낀 점이 있다면?

▲ 취임 후 얼마되지 않아 조류독감 문제가 발생했다. 놀란 마음에 동분서주했고 그런 노력이 성과를 가져와 신속히 진정됐다. 무엇보다 가뭄현장에서 비에 목마른 농민들을 보면서 아무런 방법이 없을 때가 가장 답답했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은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일자리 문제의 해결이다. 평창 겨울올림픽이 성공리에 개최되도록 국민적 붐 조성과 함께 충분한 지원을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사안이다.

- 지난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 장관 인사 발표로 17개 부처 장관 인사가 완료됐다. 인사청문회는 남아있지만 1기 내각 특징을 분석해보니 교수가 5명, 정치인 5명이다. 전체적으로 외부인사 발탁 비율이 높다. 학자 출신들이 배타적인 관료조직을 장악하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과제를 잘 추진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 정부 바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내각에 많이 들어왔다는 게 특징이다. 정부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보자는 목적이 있다. 새로운 바람은 쇄신과 분야마다 필요한 혁신의 철학과 역량을 가진 분을 수혈한다는 그런 생각이 배어있을 거라고 맞다. 교수냐 정치인이냐가 중요하다기보다는 혁신의 전문적 식견과 철학과 열정을 가진 인재로 많이 채워졌다. 지난 9년동안 누적된 문화와 습성을 이제 좀 바꿔줄 때가 됐다.

어떤 사람들은 코드인사라고 하는데 나는 그것을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우리사회의 여러 분야에 쌓인 폐단을 고칠 때가 됐다고 판단한다면 혁신의 생각을 공유하는 이들에게 일을 맡기는 것은 대통령의 책임이다. 그렇게 보는 것이 정확한 판단이다.

- 교수출신들이 공무원 조직을 장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 장관이나 총리는 장악하는 자리라기보다는 조직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가는 방법을 보여주는 자리다. 두 가지의 기능만으로도 짐이 한가득이다. 공직 사회가 장악될 사회도 아니다. 장악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올바른 방향과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냐 마느냐의 문제다. 만약 조직 장악이 중요한 문제라면 다수가 내부승진으로 이뤄진 차관에게 맡기면 된다. 차관들이 장악력 문제를 보완해주면 교수출신 장관 발탁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 교수 출신 장관들과의 국정운영 방향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다고 보면 되는지.

▲ 총리가 장관과 함께 내각을 운영할 때 교수출신이니까 더 어렵고 교수출신이 아니면 더 쉽다는 등 그런 것은 의미가 없다. 장관들은 각 분야에 책임을 가지고 전문적인 식견과 철학을 가졌기 때문에 총리는 장관들과 어떻게 조화롭게 국정과제를 함께 달성하는 그런 관계로 조합해갈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매사 장관들에게 지시하거나 간섭하는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 조정하고 때로는 안내하는 역할, 조정은 청와대와 각 부처 사이, 혹은 총리가 부처와 업무를 조정하는 것이 총리의 임무다.

-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하는 국정기획자문위가 인사청문회에서 고위공직자 배제 5대 원칙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총리도 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인사청문회 운영에 대해 여러가지 문제점과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람직한 인사청문회 운영방안은 무엇이고 인사검증은 어떻게 해야한다고 보는지.

▲ 청문회를 거쳤던 당사자로서 그것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개선방안을 말하는 것은 주제넘은 일이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과 괴리를 확인한 여야가 바람직한 기준을 새로 만들어보자는 원칙에 합의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도 개선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국민의 눈높이에 근접하면서 역량있는 인재를 발탁하는 바람직한 모델이 나와줬으면 하고 기대하고 있다.

◆ "장·차관 후보 직접 추천·제청했지만 검증과정에서 ‘탈락’"

- 책임총리제 관련 질문이다. 17개 부처 장차관 가운데 총리가 직접 추천하거나 제청한 사례가 있는지.

▲ 몇 건을 직접 추천을 했는데 대부분 검증과정에서 탈락했다. 제청이라는 것은 총리가 하라는대로 대통령이 임명하라는 것이 아니다. 헌법에서 국무위원과 그에 준하는 몇개의 책임있는 인사에 대해서 국무총리의 제청을 규정하고 있지만 동시에 공무원 임면권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규정한다. 두가지를 합쳐서 생각해보면 국무위원이나 그에 준하는 책임있는 자리의 사람은 대통령이 총리와 의미있는 협의를 하라는 취지다. 총리가 하라는 대로 대통령이 따르라는 취지는 아니다.

만약 총리가 하라는 대로 대통령이 따르라는 취지라면, 그것은 대통령 중심제와 대통령 책임제라는 헌법의 근간이 무너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내각 추천과정에서 의미있는 협의는 대통령과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는 말을 분명히 할 수 있다.

- 검증과정에서 탈락했다는 것은 청와대 내부 검증에서 탈락했다는 의미인가?

▲ 그렇다. 사전에 복수안에서 단수안이 되는 과정에서 선택되지 못했다. 장관급에도 있었고 차관급에도 있었다.

- 책임총리제 운영에 관해서는 대통령과 주례회동 등을 통해서 충분히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주례회동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언제 어떻게 만나고 의제 선정 등은 어떻게 되는지 등도 궁금하다.

▲ 매주 월요일에 대통령과 점심을 함께 한다. 의제는 사전에 실무선에서 그 전주 주말 즈음에 정해진다. 국무조정실에서 정리하면 정리서면을 들고 주례회동에 나선다. 한주간 주요한 문제들, 앞으로 내각이 해야될 중요한 일들,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거나 갈등이 수반될 수 있는 예민한 현안들 중심으로 한다. 여기에 다수의 국민이 관심을 갖거나 걱정을 하는 의제 등을 골라 5~6개항 정도를 추려서 회동한다.

건별마다 대통령이 의견을 주거나 물어보거나 한다. 이 과정은 굉장히 중요하다. 대통령의 생각을 공유한다는 것은 정부의 성공을 위해 중요하고, 한 개, 한 개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사안에 대해 그때마다 생각이나 지침을 준다. 이는 내각의 운영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보통 낮 12시에 시작해 오후 1시 30분 이전에 끝난다. 주례회동 과정에서 내각이 해야할 가장 어려운 일들을 책임있게 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책임총리제라고 규정하고 싶다.

- 예전부터 국무총리가 꿈이라고 말했는데 총리는 이미 됐고, 혹시 대통령 출마계획은 있는지?

▲ 정치인이 된 이후 언론과 인터뷰 과정들에서 ‘꿈이 뭐냐’는 질문을 받았다. 대통령이라고 말하면 너무 견제를 받을것 같아 소심한 마음에 국무총리라고 말했는데, 그게 딱 맞아떨어졌다. 현재로서는 더 이상의 꿈은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생을 설계하면서 살아온 적은 한번도 없다. 그때 그때 최선을 다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에 불과하다. 여전히 앞날에 대해 설계는 가지고 있지 않다.

- 그렇다면 대통령 출마 계획은 없다고 보면 되나?

▲ 모든 일에 설계를 갖고 있지는 않다. 아주 늙으면 가난한 나라의 소년소녀들에게 꿈을 주는 역할을 하는 할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꿈은 있다.

- 가장 드리고 싶은 질문이 있다. 세종시와 혁신도시로 대표되는 지역균형발전, 자사고와 외고폐지 같은 교육개혁 문제, 분배와 성장 등에 대해 우리 사회는 의견이 양분돼 있다. 스웨덴식의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는데, 한국사회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사회는 짧은 시간 압축적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뤄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이견이 노출됐고 고통도 받았다.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과연 바람직한 한국사회를 위한 사회적 합의는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

▲ 사회적 합의가 어느 정도로 견고한 합의여야 하느냐는 관점에서는 수많은 스펙트럼이 있을 수 있다. 가장 느슨하게는 다수 국민의 의견 접근 정도도 있을 수 있고, 사회의 주요 당사자들이 쟁점마다 서면으로 합의하는 이른바 성문법적 사회적 합의도 있을 수 있다. 그만큼 스펙트럼이 넓다.

현재 한국에서는 다수 국민의 의견 접근만 이뤄져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스웨덴 모델이 바람직한데 그대로 옮겨 심기엔 부적합한 것도 있다. 첫째는 스웨덴은 우리보다 훨씬 규모가 작고 인구도 적은 나라다. 스웨덴 지도자들의 청렴과 검소와 헌신이 아주 오랫동안 쌓여 사회적 신뢰라는 자본을 만들어냈다.

한국은 그런 사회적 신뢰라는 자본이 결핍된 상태다. 그런 스웨덴이지만 지도자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주, 청렴 검소 겸손 헌신 등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축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데 십수년이 걸렸다. 우리처럼 사회적 자본도 없고, 신뢰라는 자본이 박약하고, 인구도 많고, 갈수록 파편화되는 한국에서 짧은 시간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점에서 나는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접근 가능한 선에서 다수 국민 의견이 모아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한다.

- 외고와 자사고 폐지 등 교육개혁 문제들이 돌출되는 과정을 보면서 국민들은 답답해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국민적 합의로 다수의견을 추종한다면 여론조사를 해야하나, 투표를 해야하나, 어떤 방법이 있을까?

▲ 매사를 다 여론조사나 투표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바람직한 방향이 있는데 과도기적인 부작용이 있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몇 가지 저항이나 갈등을 수반할 수 있는 혁신조치가 있다. 노동, 교육 등이다. 이런 분야는 저항이나 갈등의 소지에 대해 어떤 예방조치를 취하고 어떤 대책을 함께 추진해갈 것인가 등 처방이 포함된 추진계획이 나와야 한다. 그것을 외면하고 혁신조치나 추진계획만 세워가지고는 다수 국민과 함께 갈 수 없다.

그런 문제들을 갖고 있는 부처에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이렇게 갈 경우 이러한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그 대책은 뭡니까. 대책까지 포함한 기획을 가져오십시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해당 부처에는 쉬운 작업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 없이는 완성된 계획이라고 볼 수가 없다.

예컨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든지, 최저임금 인상이라든지, 근로시간 단축도 마찬가지다. 이런 ‘삼종세트’가 함께 안고 있는 고민이 있다. 노동의 질을 좋게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삶의 질을 좋게 한다는 취지에서는 자칫 잘못하면 노동의 양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나올 수 있다. 그것을 어떻게 조화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수반되지 않으면 그 계획은 완성된 계획이라고 볼 수 없다.

◆ 북한문제 "대단히 고통스럽지만 지혜로운 전략 필요"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개선 주도권,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하고 돌아오자마자 북한이 공교로운 시점을 골라서 발사했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를 개선시켜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을 중요한 국정과제이자 목표로 삼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국민들이 남북대화 재개에 쉽게 동의하기 힘들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해야할지, 총리로서 가진 복안은 있는지 궁금하다.(이 총리와의 대담은 북한이 화성-14호라고 명명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4일 이뤄졌다.)

▲ 문재인 대통령은 단 한번도 북한이 도발하더라도 남북대화를 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 최소한의 전제조건으로 핵의 동결, 도발의 중지 등 조건이 붙은 이야기만 했다. 또 하나의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한미 정상회담에서 남북 사이의 문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축 과정에서 한국이 주도하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했다는 점과는 구분이 필요하다.

엄밀한 의미에서 칼로 무 베듯 잘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구분이 안될 것도 없다. 북한 핵 문제는 한반도의 문제임과 동시에 이미 국제문제가 됐다. 국제문제가 된 북한 핵문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사회의 문제다. 이것은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이 그에 동조한다는 원칙은 한미 정상회담 전이나 후나 달라진 것이 없다.

무엇을 한국이 주도하느냐는 북한 핵문제 이외의 분야, 확연하게 분간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비중이 어느 쪽에 있느냐에 따라 구분할 수 있겠다. 남북관계의 일반적 개선은 한국이 주도하겠지만, 이제는 핵탄두를 싣고 나를 수 있는 북한의 미사일 고도화가 드디어 레드라인을 벗어날 정도까지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 정도라면 한국이 주도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들어간 문제라고 봐야한다. 현 단계에서 대화를 하자는 구체적인 제의가 나오는 것은 어색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북한은 이제 갈 데까지 갔기 때문에 오히려 대화가 더 절실해지는 측면도 있다. 그러한 양면을 조화하는, 우려와 경고라는 한 측면과 최악의 상황을 서로 피하고 공동 번영과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해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 이제 그만해라’는 제안도 있을 수 있다고 보인다.

축약하자면 고도화된 레드라인을 넘은 정도의 북한 도발이 자행됐는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대화하자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제 당신들 여기까지 왔는데 더 나가면 우리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 이제라도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라’는 절박한 제안은 여전히 할 수 있다.

-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는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을 확인하려는 의도와 핵과 미사일 개발 능력을 고도화시키면서 능력을 과시하려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또 어떤 카드로 북한의 입장을 대화로 선회시킬 것인지 궁금하다. 아울러 최소한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북한의 도발 중단과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지도.

▲ 지금 상황은 ICBM 개발 성공 이전 단계의 여러 조건들이 계속 유효하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국제사회와 협의해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할 시기다. 분명한 것은 훨씬 고도화된 군사적 위협이 우리의 눈앞에 현존하게 됐다. 이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다. 그렇게 만든 의도가 어디에 있느냐는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손자병법에 이런 말이 있다. 적과 싸울 때는 적의 의도를 보지 말고 능력을 봐라. 이 정도로 고도화된 군사적 위협이 우리 눈앞에 실재하게 됐는데, 현실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그런 점에서 대단히 고통스러운 지혜로운 전략이 필요한 때가 됐다. 청와대나 워싱턴이나 도쿄나 심지어 베이징까지도 고민하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 무거운 질문은 모두 했다. 가벼운 질문으로 넘어가겠다. 최근에 총리 트위터도 많이 봤는데 굉장히 SNS 활동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직접 올리시는 건가?

▲ 아니, 목욕을 직접하지 비서가 대신하는가(웃음). 지금 트위터 팔로워가 2만3000명이 넘었다. 페이스북 친구도 한 달 만에 8000명 가까이 늘었다. 시간이 마땅치 않아 과거처럼 총리되기 전보다 자주는 못한다. 그러나 하루에 평균 한 건 정도는 올린다. 실시간으로 총리와 대화한다는 것이 신기한가 보더라. 일부는 질문처럼 '어, 직접 하세요?' 라는 물음을 주는 사람들도 있는데, 대답은 한결같다. '그럼 목욕을 직접하지 딴사람 시키느냐(ㅎㅎ)'고 한다.

 

[뉴스핌 Newspim] 오승주 기자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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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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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시흥R&D캠퍼스 첫 방문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한 한화오션 사업장을 처음 찾았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20일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가운데)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오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현장을 둘러본 김 회장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해양 탈탄소 시대를 선도할 그린십(Green Ship) 기술과 방산 기술 혁신으로 조선·해양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글로벌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손영창 한화오션 제품전략기술원장도 참석했다.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사진=한화그룹]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는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공동수조와 예인수조, 국내 유일의 음향수조 등 첨단 시험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조선·해양·방산 분야 친환경 초격차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 거점이다.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김승연 회장이 시흥R&D캠퍼스를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승연 회장은 먼저 공동수조(Cavitation Tunnel)를 방문해 연구진의 시연을 지켜봤다.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한화오션 공동수조는 길이 62m, 높이 21m의 대형 터널로, 최대 출력 4.5MW 모터와 3600톤의 물을 통해 최대 15m/s의 유속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선박의 추진력을 높이고 수중 방사 소음을 줄이는 연구 성과는 함정의 은밀성과 생존성을 강화하는 방산 기술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예인수조를 방문한 김 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수조 내 모형선을 끄는 예인전차에 탑승해 고품질 선박 성능 시험을 참관했다. 한화오션의 예인수조는 길이 300m·폭 16m, 담수량 3만3,600톤으로 세계 최대 규모 최신 시설을 자랑한다. 상선, 함정 등 다양한 선박의 저항, 운동, 조종 성능 등에 맞춤식으로 시험할 수 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 예인수조를 둘러본 후 임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여러분은 한화그룹의 자산이자 대한민국 산업의 자산"이라며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격에 기여한다는 뜨거운 사명감을 갖고 연구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더 밝게 빛날 한화의 미래에 조선해양 부문이 가장 앞에 서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한화 가족 모두는 우리 그룹의 일원으로서 함께 나아갈 한화오션의 미래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여러분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기술 역량으로 새 시대를 선도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승연 회장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동일한 형상으로 축소된 프로펠러 모형을 제작하여 다양한 성능을 예측·평가하는 모형제작워크샵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이곳에서 김승연 회장은 한화오션이 수출형 모델로 독자 개발한 2000톤급 잠수함 모형에 'K잠수함 수출로 글로벌 No.1 도약을 기원합니다'라고 적고 친필 서명하며 해외 수출 성공을 기원했다. 한화오션의 2000톤급 잠수함은 현존하는 디젤 잠수함 중 최고로 평가 받는 장보고-III 플랫폼에 기반해 자체 개발한 중형급 잠수함으로 최신 기술과 다양한 요구사항을 적용한 모델이다. 김승연 회장은 직원 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오찬도 함께 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한화오션 임직원들에게 "한화는 여러분들이 마음껏 연구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거친 파도를 막아주는 든든한 방파제가 될 것"이라며 굳건한 신뢰의 뜻을 전했다. 한화오션은 시흥R&D캠퍼스의 첨단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해양 솔루션을 개발하고 미래 해양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aykim@newspim.com 2024-11-2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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