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문을 여는 하오아트뮤지엄 개관전 포스터. 케이트 블란쳇이 등장하는 작품이 상영된다. <사진= HOW Art Museum> |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역동적인 ‘미술의 도시’로 발돔움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에 또다른 사립미술관이 탄생했다. 오는 20일 혁신적인 현대미술 프로그램을 선보일 하오아트뮤지엄(HOW Art Museum_Shanghai)이 문을 연다. 하오아트뮤지엄(디렉터 윤재갑)은 개관기념 전시로 독일의 현대미술가인 율리안 로제펠트의 개인전인 ‘매니패스토-율리안 로제펠트. 2005-2017’를 선보인다.
지난 2012년 중국 저장성 남부의 원저우 시에 ‘하오아트뮤지엄 원저우’(HOW Art Museum Wenzhou)를 개관하고, 다양한 미술프로젝트를 지원했던 원홈 아트호텔의 쩡하오(Zheng Hao)회장과 진안란(Jin Anran) 부부는 이번에 상하이에 또다시 본격적인 현대미술관을 오픈하게 됐다.
하오아트뮤지엄은 크게 네 파트로 짜여졌다. 헤드쿼터가 될 미술관을 중심으로, 하오디자인센터(HOW Design Center), 하오조각공원(HOW Sculpture Park), 하오레지던시(HOW Residency)가 곁들여진다. 쩡하오 진안란 커플은 상하이 미술관에 이어 2018년 상반기까지 디자인센터와 조각공원 레지던시 공간을 차례로 개관할 계획이다.
상하이의 하오아트뮤지엄은 국내외 전시교류의 장으로, 디자인센터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디자인 전문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또 조각공원은 시민을 위한 ‘열린 문화 향유의 공간’을, 레지던시는 국내외 학술교류의 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가 모두 마무리되면 하오아트뮤지엄은 모회사인 원홈 아트 호텔(Onehome Art Hotel)과 함께 상하이를 대표하는 복합생활문화공간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하오아트뮤지엄이 개관기념으로 준비한 전시는 율리안 로제펠트의 대표작인 매니패스토(Manifesto)를 필두로, 작가의 2005년부터 최근까지의 대표작들을 망라해 선보이는 자리다. 로제펠트에게 큰 명성을 안겨준 영상작품 ‘매니페스토’는 호주 출신의 명배우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과 협업해 제작한 미디어 작업이다. 로제펠트는 20세기 모더니즘 시기에 쓰여진 중요한 선언및 작가들의 글을 재편집해 오늘 21세기에 반추해볼 새로운 선언으로 만들었다. 그의 작업은 자본이 ‘신흥종교’로까지 부상한 작금의 중국과 전세계 문화계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윤재갑 하오아트뮤지엄 관장은 “지난 5년간의 준비기간은 하오아트뮤지엄에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다. 원저우 관에서 열린 수십여 건의 전시를 통해 미술관의 시스템을 다질 수 있었고, 미술관 내부 큐레이터(in-house curator)를 육성할 수 있었다. 이에따라 하오아트뮤지엄은 독립적인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자체 인력으로 모든 전시와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상하이 하오아트뮤지엄의 전경. <사진= HOW Art Museum> |
하오아트뮤지엄은 밤 10시까지 문을 여는 야간 미술관이다. 일반 시민과 직장인, 학생들이 퇴근 후 쫓기지 않고 전시를 편안히 관람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시도는 설립자 쩡하오 회장과 하오아트뮤지엄이 추구하는 ‘열린 미술관’이라는 목표와 맞닿아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