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실리외교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신속히 추진하돼 이를 지렛대 삼아 미국산 무기 구매를 본격화하기로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7일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양국 정상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양국은 한미 FTA 관련 협의를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한국의 교역 협상단에게 우리 측과 긴밀하고 조속히 더 나은 협상을 하도록 지시한 데 대해 깊이 감사하다"면서도 "(한미 FTA는) 성공적이지 못했고, 미국에 그렇게 좋은 협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금 미국이 많은 나라에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우리는 무역적자가 싫다. 무역적자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한국 측의 양보를 요청했다. 하지만 자신 스스로 미치광이라고 불릴 정도의 격한 발언은 터져 나오지 않았다. 사실상 한미FTA 개정과 관련해선 한발 물러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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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미 정상회담 참석차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청와대> |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사업가 기질을 보이며 무기구매를 수차례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무기구매가) 미국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에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최첨단 군사정찰자산 획득과 개발을 위한 협의도 즉시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자체 방위 능력과 연합방위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우리 군은 'F-35A 스텔스' 전투기 40대를 미국으로부터 도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금액이 70억달러에 달한다. 최첨단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는 내년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현재 4대 구매계약을 체결했고 금액은 10억달러에 육박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장비를 주문할 것"이라고 밝힌 것 또한 이를 염두해둔 발언이다.
우리 군은 북한 지상군 움직임을 세밀하게 감시할 수 있는 정찰기 '조인트 스타즈(J-STARS)' 구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북한의 잠수함 움직임을 감시하는 해상 초계기로 미국 보잉사가 제작하는 'P-8A 포세이돈'을 후보 기종으로 검토중이다. 핵잠수함의 공동 개발 혹은 구입도 향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통상전문가는 "미국산 무기 구매는 어느정도 가닥이 잡혀있던 부분이다. 우리 측은 한미FTA 개정과 관련해 소신을 밝혔고 미국 측은 이에 무기구매로 내수를 살리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결과적으로 따져봤을때 한국과 미국이 서로 실리를 챙긴 셈"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한미 FTA 개정 협상 관련 공청회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이후 경제적 타당성 평가, 국회 보고 등 개정 협상 개시 관련 법적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8일 별도의 대면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두사람은 향후 한미FTA 개정 논의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세워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오늘 열릴 예정인 한미FTA 개정 협의에서 우리 측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정성훈 기자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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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AI 데이터센터, 단계 건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 최대 전자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함께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최대 100메가와트(MW) 규모로 단계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5 컴퓨텍스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만큼, 단계적으로 구축할 것"이라며 "1차로 20메가와트 규모로 시작한 뒤, 40메가와트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는 100메가와트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날 엔비디아가 대만을 대표하는 제조 기업 TSMC·폭스콘 및 대만 정부와 함께 초대형 AI 생태계를 대만에 구축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설명이다.
2024년 10월 8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폭스콘 연례 기술 전시회에 전시된 폭스콘 전기이륜차 파워트레인 시스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5.14 kongsikpark@newspim.com
류 회장은 "전력은 대만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공급 부족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이를 감안해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부지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설은 대만 남서부 가오슝시에 우선 들어서며, 나머지는 전력 여건에 따라 다른 도시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류 회장의 키노트 무대 위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이번 AI 센터는 폭스콘, 엔비디아, 그리고 대만 전체 생태계를 위한 시설"이라며 "우리는 대만을 위한 AI 팩토리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대만의 350개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통해 AI 학습 및 추론 속도를 크게 높이고, 대만 내 AI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oinwon@newspim.com
2025-05-2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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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전자 '엑시노스 부활'
이 기사는 5월 21일 오전 10시0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에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폴더블 신제품에는 '엑시노스 2500·2400',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2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600'이 적용될 예정이다. 시장과 제품 포지셔닝에 따라 퀄컴 칩셋과 병행 탑재하는 이원화 전략이 병행된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사진=삼성전자]
21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오는 7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공개할 폴더블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칩셋을 일부 탑재한다.
삼성은 또 내년에 출시하는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엑시노스 2600을 부분 탑재할 계획이다. 해당 칩셋은 2나노 공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Z 플립7에 엑시노스 2500, 보급형인 Z 플립7 FE에 2400이 각각 탑재될 예정"이라며 "상위 기종인 Z 폴드7에는 S25와 동일하게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들어간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경우 북미·한국·중국·일본 등 주요 시장에는 퀄컴의 새로운 칩(스냅드래곤8 엘리트2)을, 유럽 및 기타 글로벌 시장에는 자체 칩셋인 엑시노스 2600을 교차 탑재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며 "단, 고성능이 요구되는 울트라 모델은 전량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상반기에는 3나노, 하반기에는 2나노 모바일향 제품을 양산해 신규 출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갤럭시 S25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Z 폴드7과 S26 시리즈의 칩셋 탑재 방식 차이는 제품 포지셔닝에 따른 것이다.
폴드 시리즈는 플립 보다 상위 라인업으로 분류돼 퀄컴 칩셋을 적용하고, 유럽 등에서는 엑시노스를 투입해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울트라 모델의 경우 상위 기종인 만큼 지역에 관계없이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이 엑시노스를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것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 실적 정상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1분기 두 사업부는 각각 1조원대 적자를 낸 바 있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에 플래그십 SoC(System on Chip)를 공급하지 못했고, 파운드리는 계절적 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인한 가동률 정체로 실적이 부진했다. 하지만 자체 칩셋 적용은 내부 수요를 통한 생산 가동률 확보, 공정 검증 및 설계-제조 일원화 구조를 유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민감도가 낮은 시장을 중심으로 엑시노스 경쟁력을 확보하며 중장기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엑시노스의 성공은 사업부 실적은 물론 향후 시장 주도권 확보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엑시노스 탑재와 관련해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aykim@newspim.com
2025-05-21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