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사, 편법거래 오해 방지 차원..당당히 문열고 영업할 것
공인중개소 방문 보다 전화 문의 증가..매물 소개 가능
[뉴스핌=김신정 기자] "정부가 강남 집값 상승 원인을 마치 강남 일대 공인중개사들의 편법거래와 시장 탓으로만 떠넘기고 있는데 화가 납니다"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기위해 본격 현장 단속에 나선지 3주가 지나자 공인중개사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송파 잠실과 강남 반포, 대치동 재건축 아파트 단지 일대 중개사들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휴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달부터 본격화된 정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다. 중개업자들은 단속이 들어오면 요청 서류가 많고 과거에 있었던 계약건 하나를 꼬투리 잡기 시작하면 피곤한 일들이 많이 생긴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정부 단속 요원들의 보여주기식 서류 뒤지기나 건수 잡기식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매 소개나 계약 도중에 단속이 들어오면 자료나 계약서 제출 등을 요구해 피곤한 일들이 벌어진다"며 "그럴 바에는 아예 문을 닫는게 더 낫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자주 문을 닫는 일부 중개사들은 정부 단속에 걸린 뒤 강제 영업중지 당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서울시가 19일 부동산 불법행위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강남 4구 및 기타 투기 예상 지역에서의 불법행위를 단속에 나섰다.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인근의 공인중개소의 문이 닫혀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강남 일대 중개사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문을 닫자 중개사 명함에 적힌 휴대전화 번호와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놓은 대표전화로 매물에 대한 문의 사례가 늘고 있다. 중개사에 직접 방문하는 손님이 줄어든 대신 전화 고객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유리창 블라인드를 치고 문을 잠근 채 안에서 조용히 영업을 하는 중개사들도 있다.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한 중개업소 대표는 "중개업소 문이 닫혀 있어도 전화로 문의가 오면 매물 소개나 계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파트 상가에 몰려 있는 일부 중개업소들은 주말에도 당당히 영업을 하기도 한다. 이사철인 봄이 다가오면서 전세를 구하려는 손님들과 평일에 짬이 안나는 직장인 손님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강남일대 한 중개업소에서 만난 학부모는 "아이 대치동 학원 때문에 수원에서 강남으로 이사올 예정"이라며 "전세를 알아보고 있는데 문을 연 중개사들이 많지 않아 문 연 곳을 찾아다녔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지나친 단속으로 중개사들이 문을 닫으면 전세를 구하거나 이사를 계획중인 애먼 사람들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공인중개사협회는 문을 닫지 말고 당당하게 영업을 하라는 의견을 강남지부 회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협회 차원에서 회원들에게 내보낸 공식적인 지침은 아니다"며 "매물 호가만 올라가고 거래는 안되는 상황이라 중개사들이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각 중개사마다 매물 정보를 공유하는 공동 중개업무가 많아지다 보니 다함께 문을 닫는 분위기인데 공동 중개 업무가 적은 중개사들 위주로 문을 열고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