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금속노조와 연계해 車산업 전체 이슈로 확산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한국GM(제너럴 모터스) 노동조합이 법정관리신청 등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사측이 임금단체협상에 합의하지 않으면 오는 20일 부도신청을 하겠다는 방침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다. 법정관리 이후에는 상급 노조단체인 금속노조와 연합해 자동차산업 전체의 문제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18일 한국GM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16일 부평공장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금속노조 법률자문기구인 법률원의 기업회생 및 파산절차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사측이 오는 20일 부도신청에 대비해, 법정관리 등 최악의 상황에 맞춘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노조 집행부의 사전 학습 시간이었다.
사측이 부도를 신청하면 법원이 1개월 안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한 법정관리인이 선임된 이후 ‘청산과 회생’의 기로에서 대응할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노조 관계자는 “교섭을 통해서 최선의 결과를 얻고자 한다”면서도 “GM이 법정관리로 가겠다고 실행한다면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GM> |
이날 임시대의원 대회에서는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와 연합해 사측을 상대로 투쟁할 계획도 내놨다. 임한택 한국GM 노조위원장은 “최종 교섭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금속노조와 같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한국GM 노조는 사측과 일대일 교섭을 고집하면서 현대기아차 노조가 속한 금속노조와 공동대응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측이 법정관리로 압박해오자, 금속노조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4시 처음으로 “한국GM 먹튀 분쇄, 총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한국지엠 부평공장 정문에서 개최한다. 현대차, 기아차 지부의 노조 간부들과 조합원 등 2500여명이 처음으로 참석한다.
금속노조는 “한국GM이 법정관리 가능성을 언론에 흘리고 미국 본사는 산업은행 등 정부 당국에 출자전환 철회를 하겠다는 협박까지 한다”면서 “일자리를 볼모로 정부와 노조에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도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을 지난 16일 처음으로 만났다. 김 위원장은 “비 정규직을 포함한 총 고용을 보장하고 한국GM 뿐만 아니라 한국자동차산업의 미래를 고민하고 장기지속을 추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재홍 한국GM 노조 군산지회장은 최근 군산공장에서 조합원 대상의 공청회를 열고, ‘장기투쟁’ 계획을 밝힌바 있다. 그는 “GM이 대우차를 인수한 2001년에 1752명을 정리 해고했지만 4년간 강경투쟁으로 복직시킨 경험이 있다”면서 “군산공장에 680명이 남았는데 회사가 다시 희망퇴직을 받으면 신청서를 찢어라. 군산공장폐쇄를 막으면 정리 해고를 추진할 텐데 노사가 몇 년간 이어질 싸움을 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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