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현지 LTE 전국망 구축 완료...2038년까지 LTE망 공급 독점
나이지리아·남아공 등 인근 국가 잇따라 '도입 검토'
[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 KT(회장 황창규)가 지난 5년간 추진한 아프리카 통신 수출 사업이 흑자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4년부터 3년간 르완다에 롱텀에볼루션(LTE)망을 구축, 오는 2019년부터 이익을 내겠다고 했던 당초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된 것. 25년간 현지 LTE 독점사업권을 보유한 만큼, 젊은층 모바일 수요를 LTE망으로 유입시키고 아프리카 전역으로 이 사업모델을 확산시킨다는 구상이다.
28일 KT측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르완다 정부와 공동으로 조인트벤처(JV) 'KT 르완다네트워크(RN)'를 설립하면서 시작된 아프리카 통신 수출 사업이 내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KT 관계자는 "르완다 LTE 사업은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EBITDA) 기준으론 이미 지난해 말부터 이익이 발생했다"면서 "계획대로라면 내년부터 본격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KT는 최근 르완다 현지에 LTE 전국망 구축을 완료했다. 전체 인구의 약 95%를 커버하는 규모다. 법인 설립 당시, LTE 전국망 구축 이후 2038년까지 25년간 현지 통신사에게 망 도매 대가를 받는 독점적 사업권을 행사하기로 르완다 정부와 합의했다.
현지 1위 이동통신 사업자(MNO)인 'MTN'과 2위 사업자 'TIGO'와 상호 LTE 망 연동이 현재 완료된 상태로, 이들은 KT측에 망 사용 도매대가를 지불하고 현지 LTE 이용자를 유치할 수 있다. 망 연동 완료 후 '싱글심 스마트폰 4G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기존 사업자들이 가입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르완다 데이터시장 경쟁이 3G에서 4로 급격히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다.
르완다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약 860만명으로, 전체 인구대비 약 74.5% 수준이다. 이 중 스마트폰 가입자는 115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KT측에 따르면 현재 르완다에선 공무원, 교직원, 학생 등 공공기관 및 외국기업을 중심으로 LTE 가입자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 전형적으로 일어나는 '데이터 폭증' 시대가 향후 도래하면 기존 음성망이 데이터망으로 대체, LTE 망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128만명(보급률 약 12%) 수준이었던 현지 모바일 광대역망 가입자 수는 2017년 약 500만명(보급률 약 43%)까지 성장했다.
인프라가 마련된 만큼 현지 국민들의 통신 수요를 빠르게 LTE로 유입시키는 게 남은 과제라는 분석이다.
KT는 이 '르완다 모델'을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산시킨다는 구상이다. 지난 7일 르완다에서 열린 ICT 컨퍼런스 '트랜스폼 아프리카 서밋'에 참가한 각국 정부 관계자들이 KT와 르완다 정부의 민관협력사업(PPP) 사례에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나이지리아, 남아공, 말라위, 베냉, 세네갈 등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 모델 도입 검토에 들어갔거나 '스마트시티' 등 연관분야 사업계획 개발을 위해 KT와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르완다 LTE 전국망 구축 완료 <사진=KT> |
다만, 아프리카 사업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가지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772달러에 불과하고 빈곤율도 40%를 넘어서는 등 르완다의 열악한 경제 여건이 LTE 이동통신 사업을 본격 전개하기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3년 사업 시작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누적된 1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도 부담이다. 143억원 수준이었던 2016년 매출이 지난해 149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증가속도 역시 빠르다고 보기 어렵다. 'KTRN' 법인 설립 당시 지분 51%를 가져가면서 출자한 1500억원 규모의 투자금 회수 속도가 계획보다 느릴 수 있다는 회의론도 일각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공 여부를 섣불리 단정하기 이르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진행되는 사업이고 계획대로 하나씩 순조롭게 진행되는 만큼 좀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