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인턴기자 = 암 재발 위험도가 '중간 단계'인 유방암 초기 환자도 항암 화학 요법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에는 재발 위험도가 '낮은 단계'인 유방암 환자만 화학 요법을 피했다. 하지만 중간 단계 여성의 70%는 안심하고 화학 요법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지난 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뉴욕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래리 노튼 박사는 "의미있는 발견"이라며 "미국에서만 대략 10만명 이상의 여성들이 화학 요법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걸 의미한다"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호르몬 치료에 반응하는 유방암 초기 단계 여성들을 어떻게 치료할지 연구한 논문에서 밝혀진 내용이다. 이 논문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시카고 회의에서 소개됐다.
보통 암 유전자 검사인 온코타입 DX(Oncotype DX) 통계에 따르면 유방암 이력이 있는 환자들은 재발 가능성이 중간 단계인 것으로 간주된다. 온코타입 DX는 21개 유전자로 재발 위험성을 측정하는 검사법으로, 암 진단 검사 개발 회사인 게노믹 헬스(Genomic Health)가 고안했다. 이 유전자 검사로 향후 10년 내 유방암 재발 가능성을 측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검사 결과 재발 위험도가 낮은 0~10점으로 나오면 종양 제거 수술 후 별도의 화학 요법을 받지 않아도 된다. 이보다 높은 26~100점 수치에선 호르몬 요법과 화학 요법을 병행한다.
이번에 테일러x(TAILORx)로 명명돼 새롭게 발표된 논문에서는 재발 위험도가 중간 단계일 경우에도 화학 요법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유방암 환자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다. 림프절로 전이되지 않은 상태이면서 암 종양이 호르몬 요법에 반응하는 HER2 음성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이중 11~25점의 중간 단계 수치가 검출된 6711명은 호르몬 단독요법이나 호르몬·화학 병행요법에 무작위로 배정돼 치료받았다.
그 결과 51세 이상 여성들은 모두 화학 요법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구 대상자의 85%를 차지하는 인원이다. 뿐만 아니라 0~15점을 받은 50세 이하 여성들 역시 화학 요법과 이에서 비롯되는 유독성 부작용을 면할 수 있었다.
다만 16~25 수치로 재발 위험이 있는 50세 이하 여성들은 화학 요법이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게노믹 헬스의 스티븐 샤크 박사는 초기 유방암 단계인 미국 여성 10명 중 4명은 암 재발 위험도 검사를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열구 결과로 이 같은 현실이 바뀌길 기대한다며 "
임상 진료에서 유방암 재발 위험도 검사는 필수라는 걸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강조했다.
게노믹 헬스는 현재 90여 개국 90만명 이상의 환자들에게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에서 검사 비용은 4000달러(한화 430만원)이며, 메디케어(Medicare)와 주요 민영보험사를 통해 비용 처리 받을 수 있다.
논문은 미국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도 소개될 예정이다.
choj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