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삼바 증선위 3차 회의 마무리…대심제 적용 '마라톤 회의'
증선위, 2015년 이전 회계처리 적정성 여부 질의응답
고의성 여부 입증 한층 어려워져
[서울=뉴스핌] 우수연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위반 혐의를 가려내는 3번째 증권선물위원회가 장시간 논의 끝에 결론을 못냈다. 세차례 감리위원회에 이어 증선위도 세번째 열렸지만 여전히 합의된 결론을 내기엔 역부족이었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일 서울정부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3차 증선위에서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밤늦게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안건을 논의했다.
전일 증선위는 이해 당사자들 간 사실관계 파악과 증거 확인을 일단락지었다. 지난 2차 증선위 이후 위원들 사이에서 금감원이 문제를 제기한 2015년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회계처리 여부도 살펴봐야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사안은 더 복잡해졌다.
증선위원들은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 관련 공시를 누락한 사항에 대해서도 2015년 이전의 회계처리 타당성에 대한 증선위 판단이 정해져야 조치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지난 3차 증선위도 삼성바이오와 회계법인, 금감원이 모두 참석한 채 질의응답하는 '대심제'로 이뤄졌다. 이날 회의에서 2015년 이전의 회계 적정성과 관련한 심도있는 질의가 오고 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혐의를 가려낼 증권선물위원회 첫 회의가 열린 지난 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증선위원장인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6.07 yooksa@newspim.com |
당초 금감원은 2015년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배력 상실을 이유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변경했다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회계처리를 바꾸면서 갑자기 2조원에 달하는 주식평가이익을 얻을 수 있었고, 상장을 앞두고도 적자 행진을 이어가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흑자 전환을 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증선위는 한걸음 더 나아가 2015년 이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문제나 회계처리 위반 여부는 없는지까지 살펴봐야한다고 했다.
앞서 참여연대 등도 2012년 바이오에피스 설립 당시부터 삼성바이오는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회계처리하고, 바이오젠의 콜옵션 보유가치를 인정해줬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증선위와 참여연대가 내놓은 2015년 이전의 회계처리까지 살펴봐야한다는 주장은 맞닿아있지만, 회계처리 위반에 따른 고의성 여부를 입증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만일 2012년이나 2013년부터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었다면, 금감원의 주장대로 삼성바이오가 상장을 앞두고 2015년에 회계처리를 의도적으로 변경했다는 주장은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반면 참여연대 측은 2012년과 2015년의 회계처리는 별개의 사안으로 논의해야하며 두 시점 모두 문제가 있다해도 고의성 입증은 어렵지 않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시점인 2012년 회계처리 적절성은 그 자체로 중요한 문제"라며 "하지만 현안인 '2015년 회계처리 변경의 합리성'과는 논리적으로 분명하게 구분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결국 '고의성 여부'를 가려내기까지는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다음 4차 증선위는 오는 7월4일 열릴 예정이다. 물론 사안의 복잡성 등을 감안할 때 4차 증선위도 끝이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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