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도깨비' 이후 첫 작품으로 '변산' 선택
선미役 위해 8kg 증량·사투리 수업…'인생 연기' 펼쳐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도깨비 신부(드라마 ‘도깨비’, 2016)로 전국을 들썩였던 배우 김고은(27)이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데뷔 이래 가장 통통한 얼굴로 걸쭉한 사투리를 내뱉는다. 영화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평범한 모습이다.
김고은의 신작 ‘변산’이 다음달 4일 개봉한다.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변산’은 꼬일 대로 꼬인 순간,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학수(박정민)의 인생 최대 위기를 그렸다. 극중 김고은은 학수를 고향으로 강제 소환시킨 결정적 주인공 선미를 연기했다.
영화 '변산'에서 선미를 열연한 배우 김고은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김고은은 복귀작 ‘변산’을 놓고 “하지 않을 이유가 없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도깨비’의 흥행으로 부담감이 컸던 건 아니었어요. 다만 덕분에 인지도를 얻었으니 책임감이 커진 상황이었죠. 그때 ‘변산’ 출연 제안을 받았어요. 망설일 이유는 없었어요. 시나리오도 좋았고 이준익 감독과 작업을 정말 해보고 싶었죠. 게다가 박정민 선배가 캐스팅된 상태라 ‘이 조합으로 언제 할 수 있을까’라고 싶더라고요. 덥석 잡았죠(웃음).”
틀리지 않은 선택이었다. 이준익 감독, 박정민과 함께한 시간은 그야말로 ‘힐링’이 됐다. 김고은은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정말 매 순간 행복했다”고 했다.
“몇 달 동안 함께하면서 정말 많이 치유 받았어요.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면서도 이 에너지가 계속 원동력이 되겠다 싶을 정도였죠. 특히 감독님께는 상대를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긍정적인 에너지와 깨달음을 많이 얻었죠. 지금도 매일 감독님한테 ‘다음 작품 뭐 하세요? 다다음 작품은요? 저 언제 스케줄 빼놓을까요?’라고 졸라요(웃음).”
영화 '변산'에서 선미를 열연한 배우 김고은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
좋은 에너지는 좋은 연기를 만들어냈다. 김고은은 이번 작품에서 ‘인생 연기’를 펼쳤다. 특히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가 압권. 언론시사회 후 그의 연기에 찬사가 쏟아졌다.
“그저 감사하죠(웃음). 아무래도 배우들끼리 두 달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지내다 보니까 편안함에서 오는 시너지가 있었어요. 주고받는 게 자연스러웠죠. 코미디는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우리 영화 안에서는 장면 자체가 재밌어서 그 안에서 감정을 온전히 느끼기만 했거든요. 완전한 코미디 장르를 하려면 제 내공이 더 쌓여야 할 듯해요.”
물론 거저 얻은 호평은 아니다. 김고은은 선미 캐릭터를 보다 입체적으로 살리기 위해서 한 달 반 동안 8kg을 찌웠고, 사투리 연습에도 매진했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막연하게 형상화된 이미지가 떠오를 때가 있어요. 선미가 그랬죠. 마르진 않았을 거라는 느낌이었어요. 물론 뺄 때가 되니 힘들더라고요. 촬영 후 운동하면서 식단 조절을 했는데 아직 남은 살이 있어요(웃음). 사투리는 선생님께 많이 배웠죠. 나중에는 일상생활에서도 배우들끼리 사투리로 주고받았고요.”
영화 '변산'에서 선미를 열연한 배우 김고은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
차기작은 미정이다. 영화 ‘은교’(2012)로 데뷔한 후 정신없이 달리던 김고은에게 생긴 변화 탓(?)이다. 드라마 ‘치즈인더트랩’(2016)을 기점으로 ‘도깨비’, 그리고 이번 ‘변산’에 오기까지 걸린 시간이 예전 같지 않다. 활동 사이사이에 여유를 두기 시작했다.
“큰 이유보다는 그냥 더 신중해지고 싶어요. 전에도 나름대로 신중했지만 그때보다 더 신중하게, 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선택해나가려고요. 작품 선택할 때 중요한 여러 요소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제 상태더라고요. 저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시간이 필요한 거죠. 이걸 내가 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을 시간도 필요하고요. 그 시간을 거쳐서 곧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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