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문의 줄어들며 집값 상승세 주춤할 듯
"언젠가는 개발" 장기적 투자 접근..하락세 방어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용산 통합 개발이 무기한 보류되면서 치솟던 여의도‧용산 집값은 당분간 보합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다만 서울시가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를 단서로 달아 언제든지 재추진이 가능하고 개발호재도 풍부해 집값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여의도‧용산을 비롯한 서울 집값은 당분간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수정아파트 전경 [사진=이형석 기자] |
여의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의욕적으로 개발정책을 발표했던 만큼 국토부와 협의를 거치더라도 추진 보류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개발 정책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매수문의가 줄어들면서 집값이 더 이상 오르기는 힘들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최근 한 달새 최고 매매가를 경신한 아파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백지화가 아닌 무기한 연기이기 때문에 무리해서 물건을 싸게 내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지난 1월 8억7000만원이던 여의도 수정아파트 전용 79.6㎡형은 이달 10억5000만원으로 20.7% 올랐다. 특히 지난 6월 9억원이던 이 아파트 가격은 지난달 박원순 시장이 통합개발을 발표한 뒤 두달만에 16.7%가 올랐다.
이 아파트는 여의도 재건축 단지 중 일찌감치 안전진단을 통과해 인근 단지보다 사업 속도가 빠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단지다.
용산구 역시 통합개발 발표 후 한두 달 새 집값이 크게 뛰었다. 이촌동 한강맨션 전용 87.5㎡형은 지난달 18억2500만원에서 이달 19억5000만원으로 1억원이 넘게 올랐다.
이촌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통합개발 보류로 매수문의는 뜸해지겠지만 용산구는 용산역세권개발, 미군부대 이전과 같은 개발호재가 여전히 풍부하다"며 "통합개발 역시 장기간 추진될 것을 염두에 두고 투자자들이 접근했기 때문에 급격하게 가격이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남동의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구 은마아파트나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보더라도 재건축 사업이 보류됐다 하더라도 가격이 급락하지는 않는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투자자들의 발길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마아파트 전용 76.7㎡형은 지난 1월 15억6250만원에서 이달 16억8000만원으로 1억원 이상 가격이 올랐다. 압구정 현재7차 전용 144.2㎡형은 올 초 30억원에서 이달 30억7500만원으로 가파르진 않지만 꾸준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두 단지 모두 서울시가 35층 이상 재건축을 보류하며 장기간 사업이 지체된 곳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서울 일부지역을 대상으로 국지적인 집값 과열 양상을 보이며 추가 대책을 검토 중에 있다"며 "서울시의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보류가 서울의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