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전세계 신차 판매가 위축되고 있다. 2010년 이후 매년 평균 5%를 웃도는 성장을 보였던 자동차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미국을 필두로 한 무역 마찰이 날로 고조되는 한편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 열기가 한 풀 꺾인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미시건주 웨인카운티에 있는 햄트랙시에서 한 전미자동차노동조합 회원이 제너럴 모터(GM)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및 부품 관세 시행이 점쳐지는 가운데 메이저 업체들은 연간 이익 전망을 낮춰 잡고 있다.
28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신차 판매가 9700만대로 2017년에 비해 1.8% 성장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2010년 이후 연 평균 5%를 웃돌았던 자동차 시장의 성장이 크게 꺾인 모습이다.
중국 시장의 성숙과 함께 무역 마찰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가 25%의 관세를 본격 도입할 경우 파장은 더욱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LMC 오토모티브의 저스틴 콕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관세 시행은 글로벌 자동차 판매 성장을 멈추게 할 것”이라며 “2020년 판매 규모가 기존의 예상치보다 300만대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2860만대에 이르는 판매 기록으로 전세계 최대 시장에 랭크된 중국의 기류 변화가 뚜렷하다.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40%에 달하는 보복 관세를 시행한 데 따라 미국 업체는 물론이고 BMW와 다임러 등 독일 메이저들도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신차 판매는 159만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5.3% 급감했다. 연간 1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던 올해 판매 성장 폭은 1.2%로 대폭 낮춰졌고, 수치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16년 정점을 찍은 미국 자동차 시장은 올해 2년 연속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경우 상반기 신차 판매가 2.9% 늘어났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7%에서 크게 둔화된 수치다.
주요 업체들은 올해 실적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다. 포드가 지난 달 실적 발표 자리에서 올해 연간 판매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 판매가 기대했던 것만큼 순조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FCA도 중국 시장의 둔화를 앞세워 올해 연간 이익 전망치를 떨어뜨렸다. 북미 지역의 자동차 시장이 둔화되자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중국으로 몰려들었던 업체들이 또 다시 복병을 만났다는 의견이다.
자동차 부품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주 세계 2위 자동차 부품 공급 업체인 콘티넨탈은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신차 수요가 꺾인 데 따라 올해 이익이 급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가 자동차 원가를 끌어올린 데 따른 파장도 전세계 차 판매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오토퍼시픽의 데이브 설리번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자동차 메이저들이 성장 기회를 찾아 인도와 아프리카 시장을 타진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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