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개사 이자보상배율 1.3배 그쳐…전년대비 반토막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우리나라 주요 공기업들이 올해 돈을 벌어 이자를 갚기에도 급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공공기관 39곳의 이자보상배율이 1.3배에 그칠 전망인데, 영업이익에서 이자를 갚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다는 뜻이다.
◆ 재무관리대상 39곳 올해 이자비용 7조6000억
기획재정부가 3일 국회에 제출한 '2018~2022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올해 재무관리대상 공공기관 39개사의 이자보상배율이 1.3배로 전망됐다.
이자보상배율은 이자비용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로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다.
재무관리대상 공공기관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9조7000억원이며, 이자비용은 7조6000억원이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3배 수준인데, 130원 벌었다면 그 중 100원을 이자로 갚아야한다 뜻이다.
이는 지난해 이자보상배율 2.5배와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지난해 공공기관의 영업이익은 17조5000억원이었으며 이자비용은 6조9000억원이다.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5%나 급감한 반면 이자비용은 6000억원이나 늘었다.
최근 연도별 주요 공공기관의 영업이익을 보면 2016년 26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17조5000억원으로 줄었고 올해(9조7000억원)는 10조원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그래프 참고).
같은 기간 이자보상배율을 보면 2016년 3.4배에서 지난해 2.5배로 떨어졌고 올해는 1.3배에 그칠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이후에는 점차 회복되어 2019년 1.8배, 2020년 2.3배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 자산의 절반이 금융부채…3년 뒤 400조 육박
주요 공공기관의 이자비용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투자를 확대하면서 부채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무관리대상 공공기관의 부채규모는 2013년 498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472조3000억원까지 4년간 점차 줄었다. 하지만 올해는 480조8000억원으로 8조5000억원이나 급증할 전망이다.
내년 이후에는 부채가 더 늘어난다. 2019년에는 491조8000억원, 2020년에는 506조2000억원으로 500조원을 돌파하고 오는 2022년에는 539조원까지 부채가 증가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공공기관 자산의 절반 가까운 규모가 이자를 물어야 하는 금융부채라는 점이다.
지난해 금융부채는 366조5000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49%를 차지했고, 올해는 371조4000억원으로 48%를 차지할 전망이다. 오는 2000에는 388조2000억원(47%), 2022년에는 413조6000억원(47%)으로 400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표 참고).
[자료=기획재정부] |
다만 공공기관의 부채비율(부채/자본)은 지난해 말 167%에서 오는 2022년 156% 수준으로 11%p 떨어질 전망이다. 표면적으로 부채비율이 개선되는 듯 하지만 금융부채가 급증하면서 공공기관의 이자부담은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경영이 악화되거나 지속가능성이 약화되는 공공기관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자본잠식과 같이 재무적 지속가능성이 우려되는 기관에 대해서는 주무부처와 함께 면밀히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며 "현재 경영평가 지표에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목표 부채비율 달성 여부(계량)와 투자계획의 적정성 및 이행노력(비계량)을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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