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노동

속보

더보기

인구절벽 직면한 일본...일손 부족 외국인으로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총인구 1억2520만9603명, 작년 대비 37만4055명↓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60% 아래로 떨어져
일손 부족 외국인으로...외국인 250만명으로 늘어
건설·농업 등에서도 외국인에게 문호 개방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이 저출산·고령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총인구가 1년 새 37만명이나 감소하며 9년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18년 1월 1일 시점의 일본인 총인구는 1억2520만9603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7만4055명이 줄었다. 2009년 이후 9년 연속 감소세이며, 감소폭은 지난 196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출생자 수는 94만8396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으며, 반면 사망자 수는 134만774명으로 조사 이래 가장 많았다. 11년 연속으로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은 자연 감소가 이어졌으며, 감소폭은 39만2378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15~64세의 생산연령인구가 7484만3915명을 기록하며 전체 인구의 59.77%에 그쳤다. 일본의 생산연령인구 비중이 6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출산으로 인해 14세 이하 인구는 1573만5692명으로 감소했고, 고령화로 인해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는 3462만9983명으로 증가했다.

인구 감소는 일손 부족으로 이어지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후계 문제나 구인 문제 등에 따른 기업도산도 급증하고 있다. 도쿄상공리서치의 7월 기업도산 통계에 따르면 인력난이 원인이 된 도산은 전년 동월 대비 70.8% 증가한 41건을 기록했다. 종전 최다였던 지난해 10월 39건을 넘어서며, 2013년 1월 통계를 시작한 이래 최다 건수를 경신했다.

원인별로 살펴보면 기업을 이어갈 후계자가 없어 도산한 건수가 32건으로 전년 동월 16건에서 두 배나 늘어났다. 일할 사람이 없어 구인난으로 도산한 경우는 4건, 임금 상승 등 인건비 부담으로 도산한 사례가 4건이었다. 업종별로는 인력난이 가장 심각한 건설업이 12건으로 제일 많았고, 서비스업이 9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자료=일본 총무성]

◆ 일손부족 외국인으로...외국인 250만명으로 늘어

한편, 감소하는 일본 인구를 외국인이 메우면서 일본의 인구 급감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일본 정부가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면서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 인구는 1년 전보다 17만4000명 늘어난 249만700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나고야(名古屋)시 전체 인구(약 231만9000명)보다 많은 외국인이 일본에 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젊은 세대의 외국인들이 많아지면서 20대 외국인은 동 연령대 일본 총인구의 5.8%에 달하는 74만8000명으로 늘어났다. 도쿄로 한정하면 20대의 10명 중 1명이 외국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에서 가장 많은 약 4만2000명의 외국인이 거주하는 신주쿠(新宿)구의 경우 20대 일본인 인구는 5년 전에 비해 7% 줄었지만, 외국인 인구는 48%가 늘었다. 20세로 한정하면 신주쿠의 외국인 비율은 40%를 넘는다.

노동시장 특히 제조업이나 소매업 등에서의 외국인 노동력 의존도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2017년 10월 시점에서 약 128만명에 달한다. 특히 제조업과 소매업 등 일손 부족이 심각한 업종에서 외국인 노동자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전체 업종의 외국인 노동자 비율은 평균 1000명당 20명으로, 2009년의 9명에서 2.2배 높아졌다.

그 중에서도 제조업은 37명으로 늘어나며 전체 업종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식료품 제조업에서 외국인 비율은 1000명당 80명에 달했고 섬유산업은 67명, 자동차와 선박 등 운송장비는 60명을 각각 기록했다. 전기장비도 44명에 달했다. 소매 업종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일본 최대 편의점 체인인 세븐일레븐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전체 종업원의 7%에 해당하는 3만5000명에 이른다. 부족한 일손을 외국인이 보완하는 구도가 정착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외국인 노동자의 대부분은 베트남과 중국, 필리핀 등에서 온 기능실습생이다. 지난해 일본 내 25만8000명의 외국인 기능실습생 중 약 60%인 15만9000명이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다. 건설업에서도 약 3만7000명의 기능실습생이 일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건설이나 농업 등에서도 외국인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건설·농업 등에서도 외국인에게 문호 개방

일본 정부는 일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는 외국인 취업이 제한됐던 단순 노동직에서도 문호를 개방할 방침이다. 건설이나 농업, 개호(노인 돌봄), 숙박, 조선업 등 5개 업종을 대상으로 내년 4월 새로운 체류 자격을 신설하고, 오는 2025년까지 50만명 이상의 노동자를 받아들인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일본의 외국인 수용 정책은 치안 문제 등을 고려해 고도의 전문지식을 가진 외국인으로 한정해 왔다. 그 외 분야의 외국인 노동자 수용은 약 70개 직종의 기능실습생으로 제한하며 다른 취업 자격과 엄격하게 구별하고 있다. 기능실습생에게는 최장 5년의 연수 기간이 인정되지만 연수가 끝나면 모두 본국으로 돌아가도록 돼 있어,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기업들의 불만이 높다. 이에 일본 정부는 일손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2019년 4월부터 기능실습 수료자에게 최장 5년의 추가적인 취업 자격을 부여할 방침이다.

그럼에도 인력난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고 외국인 노동자에게 더욱 문호를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내년 4월 건설, 농업, 숙박, 개호, 조선업의 5개 분야를 대상으로 ‘특정기능평가시험’(가칭)을 신설해 합격하면 취업 자격을 부여한다. 각 직종의 업계 단체들이 정부가 요구하는 기준을 근거로 일본어와 기능 시험을 실시한다. 일본어 능력은 일본어능력시험 N4가 기준이다. N1~N5까지의 등급 중 4번째로 ‘조금 천천히 얘기하면 거의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이다. 시험을 운영하는 일본국제교육지원협회는 “일본어를 300시간 정도 공부하면 취득할 수 있는 등급”이라고 밝혔다.

건설이나 농업은 N4 등급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채용이 가능하다. 가령 농업 분야에서는 ‘제초제를 갖고 오라’는 질문에 답이 되는 사진을 선택할 수 있으면 채용이 된다. 기능 시험은 각 업계 단체가 실시하고 있는 실기 검정시험 등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기능 시험도 요건이 까다롭지 않아 기본적인 작업이 가능한지 여부 정도만 확인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일본 정부는 2025년까지 5개 분야에서 약 50만명 이상의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설 분야의 경우 2025년 경 78만~93만명 정도의 노동자가 부족할 전망이어서 30만명 정도 확보를 목표로 세웠다. 농업 분야는 고령화로 인해 2023년이면 4만6000~10만3000명 정도가 부족할 전망이다. 새로운 취로 자격으로 2만6000~8만3000명 정도를 받아들일 예정이다. 2025년이면 55만명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개호 분야에서도 매년 1만명 정도를 받아들일 계획이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방침은 이민 정책과는 다르지만, 일본 정부의 외국인 수용 정책에 있어 커다란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이 인구 절벽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대도시 편중 현상을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도쿄에서 지방으로 이주 시 3000만원 지급

반면, 인구 감소에도 지역별로는 대도시 편중 현상이 이어지면서 도쿄(東京)도, 사이타마(埼玉)현, 지바(千葉)현, 가나가와(神奈川)현 등 수도권과 교토(京都)부, 오사카(大阪)부, 효고(兵庫)현, 나라(奈良)현의 간사이(関西)권, 아이치현, 기후(岐阜)현, 미에(三重)현의 나고야(名古屋)권을 포함한 3대 도시권의 인구는 전년비 0.01% 증가한 6453만4346명을 기록했다. 3대 도시권이 일본 전체에서 차지하는 인구 비율은 12년 연속 50%를 넘었다.

일본 정부는 대도시 편중 현상을 해소하고 지방의 인구 감소에 제동을 걸기 위해 도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주하는 사람에게 최대 300만엔(약 3000만원)을 보조하는 새로운 제도를 검토 중이다. 인구가 도쿄로 집중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비용 부담 때문에 도쿄 밖으로의 이주를 주저하는 젊은층을 지원하겠다는 의도다.

일본 내각부는 내년도 예산안 기산요구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했다.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 창업을 하는 경우에는 최대 300만엔까지 보조한다. 또 수도권 이외 지역의 중소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에도 최대 100만엔을 지급한다. 일본 정부가 내년 신설할 예정인 전국 규모의 취업·이직 사이트를 통해 이직하는 사람이 대상이다.

단, 수도권 지자체 중에서도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지역이 있기 때문에 인구가 밀집된 도심부에서 이주하는 사람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9월 발족하는 ‘지역매력창조 전문가회의’에서 검토를 거쳐 10월 중 대상 지역을 결정한다.

지방 이주와는 별도로 일정 기간 일자리를 갖지 못했던 사람이 중소기업으로 전직하는 경우 30만엔, 창업을 하는 경우에는 100만엔을 보조하는 제도도 검토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일손 부족을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이며, 마찬가지로 정부의 취업·이직 사이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전입자가 전출자보다 많은 ‘전입초과’는 지난해 12만명에 달하며 4년 연속 10만명을 넘어섰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4년 오는 2020년까지 수도권 전출입 인구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도쿄 집중화 현상에는 전혀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goldendo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IMF는 2026년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세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어,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로만 몰리는 환경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미국의 정치·재정 이슈, 부채한도·재정적자, 무역·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달러 방향성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으며, 상황에 따라 달러에 일시적인 강세·약세 충격을 모두 줄 수 있는 요인들이다. 장기 구조 측면에서 보면, 달러는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에 가깝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등 주요 글로벌 하우스들은 공통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무역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연준의 완화적 기조 등 구조적 요인들이 달러의 매력을 조금씩 갉아먹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데도 큰 이견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은 2000년대 초반 70%대에서 2025년 2분기 56% 수준까지 떨어졌다. 냇웨스트와 피델리티는 이 흐름을 "빠르진 않지만 분명한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으로 규정한다. 특히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커진 '제재 리스크'는 여러 국가가 결제·준비자산을 다변화하도록 자극한 대표적 계기로 지목되며, 일부 중앙은행은 준비자산 구성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기타 통화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전제 아래에서 보면 달러는 2026년 전반적으로는 약세 쪽으로 기울지만, 중간중간 강한 반등(숏 커버 랠리)이 나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다. 물가가 예상보다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예상 밖의 인플레이션 급등이 나타날 경우 연준의 추가 인하가 지연되면서 달러에 단기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충돌, 금융시장 급락 같은 글로벌 리스크오프 이벤트가 겹치면 '안전자산 달러' 선호가 살아나면서 강세 국면이 일시적으로 재현될 가능성도 크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건이 맞아떨어질 수 있는 시점을 2026년 3~6월 구간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연준의 주요 회의와 핵심 물가·고용 지표 발표가 몰려 있는 만큼, 상반기 중 일정 구간에서는 "완만한 약세 추세 속 달러 반등 구간"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2026년 달러는 방향성으로는 완만한 약세, 경로상으로는 구간별 반등이 섞인 '요철 있는 하향 곡선'에 가까운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다. 달러지수 내년 전망 [사진=캠브리지 커런시스] ◆ 금: 탈달러·재정악화·지정학이 만든 '슈퍼 헤지' 월가 IB들이 그리는 2026년 금 가격의 큰 그림은 '상승'에서 '초강세'까지, 방향성이 한쪽으로 모여 있다. 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사진
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