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 입성한 기업 중 31% 공모가 하회... 디아이티 -26% 공모가 대비 낙폭 최대
남북경협·바이오는 각각 164%, 67% 상승세 이어가
[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상반기 코스닥벤처펀드에 3조원이 넘는 자금이 쏠리면서 공모주들의 콧대가 높아졌다. 자금은 넘쳐나는 반면 투자처는 한정돼 있다보니 밸류에이션 대비 턱없는 공모가가 산정됐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실제로 올해 코스닥에 입성한 35개 기업 가운데(스펙 제외) 31%가 공모가 대비 하회하는 주가를 기록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경협주와 제약·바이오주가 평균 각각 164%, 67% 올랐으며 나머지 기업들은 평균 38% 상승에 그쳤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가장 많이 상승한 것은 대유와 현대사료였다. 지난 6월1일 상장한 현대사료는 남북공동회담 기대감으로 상장 첫날부터 상한가를 기록했다. 남북경협 인기가 시들해진 지난 8월 상장한 대유는 상장 첫날 -6%을 기록하며 다소 고꾸라졌지만 지난 17일 3만7300원의 연고점을 찍으며 반등했다.
바이오주인 올릭스와 엔지켐생명과학도 각각 공모가 대비 118%, 115% 상승했다.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것은 지난달 상장한 디아이티로 공모가 1만원 대비 26% 하락했다. 에이피티씨도 23% 하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해 VC 상장 포문을 연 린드먼아시아는 6% 떨어졌다. 상장 당시 린드먼아시아는 공모가 밴드(5000~5500원) 최상단을 넘어서는 6500원의 공모가를 받으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상장 첫날 1만3000원의 시초가로 시작해 상한가인 1만6900원에 마감했으나 이후 꾸준히 내리막을 걸어 6100원에 거래중이다.
올해 일부 공모주 주가 추이 <자료=대신증권 HTS> |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수요-공급의 불일치가 불러온 가격 불균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업과 IPO 주관사에서는 당연히 높은 공모가를 산정받고 싶어할 것이고, 기관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턱없이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뛰어들 수 밖에 없다"며 "거품이 빠지면 수익률도 떨어지는 것이 당연한 수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상반기 코스닥벤처펀드로 자금이 쏠리면서 초과 수요로 공모가가 상승했고, 초기 높은 수익률을 올리면서 밸류에이션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도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공모주 투자에서는 '옥석 가리기'가 중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김동하 연구원은 "그 간의 가격 조정,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의 내성 등을 고려할 때 투자심리 개선이 기대된다. 바이오 등 성장주 계통의 종목, 최근 공모가가 낮게 책정된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herishming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