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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의 비명②] 말뿐인 명예보유자..“단물만 빼먹고 버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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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보유자 기피 현상 심각..5년 새 절반 이하로 '뚝'
"이름만 거창한 명예보유자 제도..실상은 인간문화재 무덤"

[편집자] 무형문화재는 한 민족의 전통과 얼, 정신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척도다. 유형문화재가 옛 선조들의 기술과 지혜의 집약체라면, 무형문화재는 고도의 정신세계와 가치관이 함축된 민족의 정체성이다. 하지만 2018년 현재 무형문화재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를 보존하기 위한 예산은 점점 줄어들고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에 대한 예우는 형편없는 수준이다. 전승자들에 대한 ‘처벌’ 중심의 관리체계도 무형문화재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존폐의 갈림길에 놓인 무형문화재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A씨는 최근 당뇨가 심각해지면서 병원을 드나들고 있지만 아픈 몸을 이끌고 전승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병세가 악화돼 체중도 8kg이상 줄었다. 전수조교와 이수자 등 제자들은 “전승활동을 중단하고 문화재청에 명예보유자 지정 신청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A씨를 설득하고 있다.

‘명예보유자’는 건강상의 이유로 활발한 전승활동이 어려운 보유자에 한해 부여되는 특별한 지위다. 하지만 A씨는 최근 동료 보유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명예보유자 신청을 포기했다. 동료들로부터 “명예보유자로 지정되면 지원금도 줄어들고 후학도 양성할 수 없는 사실상 이름뿐인 보유자가 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A씨와 비슷한 고령의 동료들 역시 지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같은 이유로 명예보유자 신청을 거부하고 있다.

A씨는 “명예보유자는 국가무형문화재에 평생을 헌신한 전승자들을 예우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로 들었는데 실상은 단물 빠진 전승자 취급에 불과했다”며 “전승자들 사이에서는 명예보유자를 ‘보유자들의 무덤’이라고 부른다”고 토로했다.

◆명예 없는 명예보유자

2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명예보유자 제도는 고령이나 병으로 전승활동이 어려운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에게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는 제도로 2001년 처음 도입됐다. 명예보유자로 지정되면 기존에 지급되던 전승지원금 대신 특별지원금과 사후 유족들에게 장례위로금이 지급된다. 명예보유자는 문화재청 소속 문화재위원회가 정상적인 전승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하거나 본인이 신청하면 심의 후 지정한다.

하지만 특별지원금이 전승지원금보다 액수가 적고 명예보유자로 지정되면 후학 양성이 엄격하게 금지돼 보유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름만 거창할 뿐 기존 보유자 지위보다 오히려 격이 낮아지는 것과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명예보유자에게 지급되는 특별지원금은 100만원으로 전승지원금 130여만원(취약종목 170여만원)보다 낮다. 특별지원금은 명예보유자 제도 도입 당시 90만원이었으나 13년 동안 고작 10만원이 올랐다. 또 명예보유자로 지정되면 그 즉시 기존의 보유자 지위는 박탈된다. 공식적인 후학양성이 금지되는 셈이다.

이처럼 명예보유자로 지정되면 기존 보유자 지위를 보유하고 있을 때보다 처우가 열악해져 명예보유자 기피 현상도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5년 간 명예보유자 지정 현황. [그래픽=임성봉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손혜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명예보유자 지정현황’을 살펴보면 2013년 36명이었던 명예보유자는 2014년 30명, 2015년 26명, 2016년 23명, 2017년 17명으로 매년 줄어들다가 올해 16명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5년 이내에 명예보유자가 단 한 명도 남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가무형문화재 기능 분야 보유자 B씨는 “지금의 명예보유자 제도는 ‘늙고 병든 보유자는 이 돈 줄테니 그만 현장에서 물러나라’는 말과 같다”며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들에게 명예란 목숨만큼 중요한 가치지만 지금은 명예라는 단어만 들어도 모두 소스라친다”고 말했다.

◆“명예도 예우도 없는 인간문화재 거부한다”

문화계는 “명예보유자 제도는 그 이름에 비해 도입 당시 졸속으로 마련되면서 숱한 부작용과 불만을 낳았다”고 입을 모은다. “인간문화재들이 자신들의 배만 불리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두려워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을 요구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명예보유자 제도가 도입하던 2005년 당시 한국무형문화재총연합회는 “문화재청이 인간문화재의 명예를 위협하는 문화재보호법 개정안을 내놓았다”며 비상총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총회에서 제기됐던 주장은 △현실성 없는 특별지원금 △명예보유자 예우 방안 부재 △명예보유자 명칭 문제 등이다. 이 중 명예보유자 제도에 별다른 예우 방안은 포함돼 있지 않고, 단순히 현금 지급 등의 지원만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명예보유자라는 명칭 역시 간호사, 기능사 등에 쓰이는 사(師)자가 아닌 놈 자(者)자를 사용한 점도 인간문화재들의 반발을 불렀다. 이들은 당시 총회에서 “인간문화재를 존중해야 하는 문화재청부터가 무형문화재를 경시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쏟아냈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이 제작한 안내 팸플릿. [사진=국립무형유산원]

현재 보유자들은 명예보유자 명칭에서 ‘명예’ 대신 ‘원로’라는 단어를 사용해 줄 것을 문화재청에 요구하고 있다. 명예보유자 제도가 인간문화재의 명예를 드높이기는 커녕 오히려 격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종군 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 이사장은 “현행 명예보유자 제도는 사실상 예우라고 부를만한 내용이 없다 보니 전승자들이 이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문화재청에 지속적으로 명예보유자 명칭 변경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혜원 의원은 “인간문화재들은 최저임금도 안되는 수입으로 평생 우리 전통의 맥을 잇는 분들”이라며 “국가가 이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예우를 보장해줘야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고 지적했다.

imbong@newsp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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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돈봉투' 윤관석·임종성 등 2심 무죄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관석·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과 허종식 민주당 의원이 1심에서 유죄를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일명 '이정근 녹취록'이 위법수집증거라며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봤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설범식)는 18일 정당법 위반으로 기소된 윤 전 의원과 임 전 의원, 허 의원에 대한 선고 기일을 열고 이같이 판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윤 전 의원에게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임 전 의원과 허 의원에게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상 금고 이상 형 확정시 의원직을 상실하는데, 이는 의원직 상실에 해당한다. 윤관석 전 민주당 의원. [사진=뉴스핌 DB]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 제기의 핵심 증거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에서 추출한 '이정근 녹취록'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임의제출됐는지 확인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르면 적법하지 않은 절차에 따라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채택되지 않는다. 이정근 녹취록에는 윤 전 의원은 이 전 총장과의 통화에서 "인천 둘 하고, 종성이는 (돈봉투를) 안 주려고 했는데, 얘들이 버젓이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3개 뺏겼어"라고 언급했다. 검찰은 윤 전 의원이 언급하는 '3개'가 돈봉투였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전 총장의 휴대전화 내 자동 녹음 파일이 3만여 개에 달해 정확한 개수나 내용을 파악하고 있기 어려운 사정, 이 전 총장이 원심 증인신문 과정에서도 휴대전화 내 이 사건 관련 내용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를 바탕으로 이 전 총장의 휴대전화 내 전자정보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수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죄 증거로 보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또 이 전 총장의 휴대전화는 그의 알선수재 사건 관련 수사 중 제출한 것인데, 이 사건과는 무관하므로 검찰이 별도의 영장을 발부받아야 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점도 꼬집었다. 재판부는 "전자정보 탐색 과정에서 별도 범죄혐의에 대해서 의견 갈리는 경우엔 추가 증거 수집 중단하고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라며 "압수에 관한 절차를 침해하는 내용"이라고 봤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스핌 DB] 한편 민주당 돈봉투 의혹은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당대표 후보였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현 소나무당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박용수 전 보좌관이 사업가 김 모 씨에게 6750만원 상당의 돈을 받고 여러 의원을 통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윤 전 의원은 박 전 보좌관으로부터 2021년 4월 27일과 28일 양일에 걸쳐 6000만원을 전달받고, 28일 국회 본관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송 전 대표를 당대표로 지지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좌장 자격으로 참석해 돈봉투를 살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임 전 의원과 허 의원은 이날 윤 전 의원에게 돈봉투를 받았다고 알려진 현역 의원 중 일부다. 즉 돈봉투는 사업가 김 씨→박용수·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윤관식 전 의원→현역 의원 20명으로 전달됐다. 관련 인물들은 1심에서는 대부분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이정근 녹취록'이 위법수집증거로 판명돼 2심에서 뒤집혔다.  사건의 핵심 인물인 송 전 대표는 1심에서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나, 돈봉투 살포 의혹인 정당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를 인정받았다. 역시 이정근 녹취록이 위법수집증거로 판명되면서다.    100wins@newspim.com 2025-12-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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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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