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무회의서 '북한이탈주민법 개정안' 심의·의결
통일부 "1년 내 보호신청 못한 탈북민 206명"
'비보호 탈북민'도 주거 지원 신청 가능…취업장려 제도도 보완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재인 정부는 23일 국무회의에서 탈북민의 생활안정 지원 강화와 인권보호 증진 등을 골자로 하는 '북한이탈주민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5회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결정됐다. 정부는 조만간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생활밀착형 탈북민 정책'의 일환으로 4개의 개정사항을 담고 있다.
먼저 탈북민 보호결정 제외 사유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입국 후 1년이 지나서 보호신청한 사람'을 3년으로 완화한다.
보호결정이란 탈북민으로서의 법적지위를 인정받는 것을 말한다. 지위 인정이 선행돼야 정착지원금 등 보장제도라는 '보호 테두리'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뉴스핌 DB |
이는 탈북민이 보호신청을 먼저 해야 한다. 그러나 그간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제도를 잘 모르거나 개인 사정으로 신고를 못 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1년 동안 탈북민 보호신청을 못한 사례가 북한이탈주민법이 제정된 1997년 이후 현재까지 총 265명 중 실제 206명에 다다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3년으로 늘어남에 따라 그러한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보호결정을 받지 못한 탈북민에 대한 주거 지원 내용도 개정된다. 그동안 보호결정을 받은 사람에 한해서만 주거 지원이 이뤄져 왔던 것을,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10년 이상 체류'하거나 '국내 입국 후 3년이 지나서 보호신청'을 한 탈북민도 주거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통일부 청사 내부 [사진=뉴스핌 DB] |
또한 우선구매 지원대상의 요건도 완화된다. 우선구매 지원 제도는 탈북민의 취업 장려를 위해 도입된 것이다. 이는 탈북민 중 '취업보호대상자를 고용한 모범 사업주'를 지원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그러나 취업보호대상자 선정이 '최초 취업 시부터 3년 이내 보호대상자'라고 한정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3년이라는 조건 대신 취업보호대상자를 탈북민으로 바꾼다는 내용이 이번 개정안에 포함됐다.
끝으로 기존 시행령에 있던 탈북민에 대한 임시보호조치 내용과 임시보호시설의 설치·운영에 관한 사항을 법률에 명확하게 규정했다.
이를 토대로 추후 시행령에 임시보호시설 운영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규정함에 따라 탈북민 권익신장과 인권보호 증진 효과를 노린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개정안이 국회 심의·의결을 거쳐 시행될 경우, 국내 정착하는 탈북민들의 생활 안정과 자립·자활 기반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