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뉴스핌] 남경문 기자 =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대선 출마로 3년 만에 열린 경남도청 국정감사에서는 홍 전 지사의 채무제로 정책과 김경수 도지사의 '드루킹' 연루설이 이슈화되면서 여야 의원들의 공방이 가열됐다.
23일 오전 10시 경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나선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준표 전 도지사의 채무 제로 정책은 김 지사 취임 이후 인수위에서 진단한 자료에 따르면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포문을 열었다.
23일 오전 10시 경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를 위해 참석한 김경수 지사.[남경문 기자]2018.10.23. |
그러면서 "당시 공무원들은 문제점이 없는 좋은 정책이라고 말했다"며 "채무제로를 하는데 기금을 폐지하고 채무를 갚는 것이 좋다고도 했는데 지금은 좋은 정책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다. 공직자 여러분께서는 이때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채무제로 정책으로 경남도정은 유탄을 맞았다. 12개 사업 1377억원 기금에 가용재원이 담보되지 않는다. 기금 중에는 기초생활장학기금, 자활기금, 노인복지금 등 중요한 설립목적이 있었는데 이 사업들을 해산했다"며 "어느날 예산이 없어지면 예산투입이 안되는데 없어진 기금을 설립할 계획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김 지사는 "채무제로 선언은 당시 도정을 책임졌던 홍 전 지사의 정무적 정치적 의도가 대단히 강했다"고 대변하며 "인수위 과정에서 채무제로 정책을 살펴보니 당초 2017년까지 50%를 감축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무리하게 일정을 앞당겨 감축했다. 꼭 필요한 기금은 복원하도록 하겠다"고 지적했다.
네번째 질의 나선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은 웃으며 "마음고생이 많습니까. 많죠"라고 운을 뗐다. 이에 김 지사는 "지금도 진행 중" 이라고 답변했다.
조 의원은 "경기도 이재명 지사의 국감을 보셨죠"라고 되물으며 "잘 대응해 달라. 저런 질문하니까라고 화내시지 말고 답변을 잘해달라"고 당부한 뒤 돌변했다.
조 의원은 지난해 4월3일 문재인 대통령 후보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경선 현장에서 '드루킹'이 총괄하던 단체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곳을 향해 '경인선도 가야지. 경인선에 가자'라고 말한 영상을 소리없이 틀면서 김경수 지사의 드루킹 연루설을 부각시키자 민주당의 의원들은 "재판 중에 상황을 거론하지 말라"며 저지에 나섰다. 경인선이란 '경제도 사람이 먼저다'라는 의미의 經人先을 말한다.
23일 오전 10시 경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 [남경문 기자]2018.10.23. |
조 의원은 "질문하는데 방해하지 말라"고 언성을 높히며 "지난 2015년 10월6일 국정감사 동영상을 보고 싶다"고 반격했다.
이어 "그 때 야당이 홍준표 전지사에게 뭐라고 했나. 홍 지사는 야당에게 뭐라고 했느냐. 저한테 그런 말할 자격이 있나. 2년이 지났다고 이렇게 바뀔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남도지사의 도덕성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 이재명 국감을 보셨나. 지혜롭게 하면 된다고 했는데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 고 질의를 이어가면서 국감장이 시끄러워지자 인재근 위원장이 만류에 나섰다.
인 위원장은 "서로 예의를 갖추자. 동영상은 간사 합의를 해야 틀 수 있다. 경기도 감사에서는 안그랬는데"라고 말하자 조 의원은 "(이재명 지사는) 곧 날아갈 것 같아 안그랬다"고 반격했다.
자유한국당 이진복 의원도 가세했다.
이 의원은 "역지사지로 생각해보자"며 수감된 사람이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나갈수 없다고 말했다고 이야기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상기시키고 "김 지사도 국감장에 나와 있을 때 물을 수 있다. 재판에 영향을 주는 이야기는 안하면 된다. 조원진 의원의 발언이 지나치면 위원장이 자제 요청하면 된다. 국회의 관행"이라고 거들었다.
조 의원이 재차 질의를 이어갔다.
그는 "드루킹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알고 있느냐. 김지사는 대개 말을 많이 바꾸었는데 도덕성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인 지난해 3월 이와 관련해 음해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드루킹이 주장한 정책 2000만평 개성공단 개발계획이 국가정책으로 발표했다. 국감에서 다루면 안되는 사항이냐"고 따졌다.
이에 김 지사는 "개인질의 시간을 할애해 언론의 일방적인 보도는 사실상 잘못된 내용이라고 특검과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 있다"고 반박한 후 "이 자리에서 반복되는 것이 도지사 입장에서는 유감스럽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경남도정을 헤쳐나가는데 영향이 있다고 우려된다고 생각해 말씀해주셨다면 감사히 받겠다. 하지만 잘못된 내용을 불체포 특권을 활용해 발언해서는 안된다"고 되받아쳤다.
news2349@newspim.com